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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반 몇 시에 끝나요?”… 어린이집 혼란 우려

“맞춤반 몇 시에 끝나요?”… 어린이집 혼란 우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6-06-30 22:36
업데이트 2016-07-0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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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맞춤형 보육 시행

정부 지침도 없이 “제대로 할 것”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환영”


우여곡절 끝에 맞춤형 보육이 1일부터 시행되지만 당분간은 보육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몇 시에 데리고 와야 하는지, 맞춤반 아이들이 하원한 후 어린이집에 남아 있을 종일반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마련돼 있는지 부모들은 걱정이 크지만 정부는 일선 어린이집에 맞춤형 보육 가이드라인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맞춤형 보육 시행을 하루 앞둔 30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몇 시에 통원 버스를 운영하고 간식은 언제 줘라, 프로그램은 이렇게 운영하라 등 세부적인 지침은 주지 않고 어린이집 운영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준비가 안 된 부분이 있어 시행 첫날부터라도 각 시·도 행정기관을 통해 어린이집이 프로그램 등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얘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는 ‘다자녀 가구’ 기준이 기존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에서 ‘36개월 미만 자녀를 2명 이상 둔 가구’로 바뀌면서 맞춤반에서 종일반으로의 대이동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맞춤형 보육 대상인 0~2세 75만명 가운데 3% 정도가 종일반으로 재편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는 전산 작업을 서둘러 다자녀 가구 대상자를 파악하고 확인 작업을 거쳐 적어도 오는 3일까지는 자격 변동으로 새로 종일반 이용 대상이 된 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할 계획이다. 통보를 받은 부모는 따로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맞춤반에서 종일반으로 옮겨 가면 된다. 종일반은 12시간 운영한다.

맞춤반 이용자는 하루 6시간 보육을 받고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 긴급 보육바우처를 사용해 월 15시간까지 추가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30분 단위로 긴급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긴급 바우처를 쓰기 전 어린이집에 ‘오늘은 30분 늦게 아이를 데려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어린이집이 이를 전산에 입력한다.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어린이집 운영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어린이집 단체의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됐다. 정부는 맞춤반 보육료 중 부모보육료만 종일반 보육료의 80% 수준으로 책정하고, 기본보육료는 종일반과 동일하게 주기로 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맞춤반 기본보육료가 종일반과 같은 수준인 2015년 대비 6% 인상돼 어린이집 보육료 수입은 지난해보다 평균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인상한 보육료는 보육교사 처우개선에 쓰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보육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여전히 맞춤형 보육에 반대하며 또 임시업무정지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건 아니다. 정 장관은 “집단행동이 발생하면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복지부는 국공립·공공형·직장 어린이집을 매년 지속적으로 확충해 이용 아동 비율을 현재 28%에서 2025년 45%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07-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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