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개국 대사 초청… 첫 외교정책 설명회
“미얀마든 버마든 편한 대로 불러 주세요.”미얀마의 최고 실력자인 아웅산 수치가 국명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수치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외무장관 자격으로 63개국 대사들을 초청해 처음으로 가진 외교정책 설명회에서 “우리 헌법에 어떤 국호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는 만큼 여러분의 선택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버마라는 국명이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여러분도 이를 쓰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치는 이어 “나도 때때로 미얀마라는 국호를 사용해 여러분이 편안하도록 하겠다”며 “이게 바로 외교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헌법에 규정된 공식 국호는 ‘미얀마연방공화국’이다. ‘8888 민주화 항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버마 대신 미얀마를 국명으로 채택했다. 수치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군부가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며 미얀마라는 국호를 거부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와 버마를 혼용하지만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버마를 사용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6-04-25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