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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들녘 채우는 외국인 농군들…중국·동남아·러시아人

韓 들녘 채우는 외국인 농군들…중국·동남아·러시아人

입력 2016-04-24 11:09
업데이트 2016-04-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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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통해도 속은 편해”…말 통하는 중국교포 ‘귀하신 몸’

충북 옥천에서 1만㎡의 복숭아 농사를 짓는 송모(61)씨는 최근 베트남서 시집온 조카며느리의 친정 아버지를 인부로 데려왔다.

다음 달까지 복숭아 꽃과 열매를 솎아내고 봉지 씌우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일손 구할 길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내린 결정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능숙하게 농사를 돕는 그의 손길에 반한 송씨가 올해도 조카며느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송씨는 “하루 7만원을 줘도 칠순 넘은 할머니 말고는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며 “일손 때문에 스트레스받느니, 차라리 외국인을 쓰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옥천군 이원면에서 묘목농원을 운영하는 강모(67)씨는 아예 직업소개소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파견받고 있다.

직원 7명이 있지만, 식목철인 3∼4월에는 일손이 턱없이 달리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도 4명의 중국 교포를 파견받았다. 일당만 놓고 보면 하루 10만원으로 내국인과 다를 게 없지만, 장기간 대놓고 일손을 확보하려면 달리 방법이 없다.

강씨는 “묘목농원 70여 곳이 몰려 있는 이원면에만 100명 넘는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와 있다”며 “그나마 말이라도 통하는 중국 교포는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농촌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영농 현장을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있다.

중국 교포는 물론 동남 아시아나 러시아 근로자까지 농촌 들녘에 파고들면서 외국인 없으면 농사짓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외국인 근로자 지원 업무를 맡는 청주고용복지센터는 올해 충북지역 6개 시·군 농축산업분야에 외국인 120명을 공급했다.

이 지역 농가 143곳에서 신청한 315명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일손 가뭄에 시달리는 농촌에 단비가 되고 있다.

절임배추 산지인 괴산군은 지난해 김장철에 중국인 19명을 데려다가 배추 수확과 절임 작업에 투입했다.

법무부에서 마련한 계절 근로자 제도를 통해 단기 취업비자를 받아 중국 지린성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한 달 150만원씩 받으면서 2개월간 이곳에서 일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농가 8곳에 계절 근로자가 배치됐는데, 비교적 만족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보은군은 올해 결혼 이민자 가정의 친척을 초청해 영농 현장에 투입하는 형태의 계절 근로자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도 법무부로부터 단기 취업비자를 받아 3개월간 한국에서 머물면서 농업 현장에서 일할 수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올해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에서 30명 가량을 초청할 계획”이라며 “취업이 확정되면 1인당 40만원까지 항공료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가는 외국인 근로자마저도 사설 인력시장을 기웃거리면서 구하는 실정이다.

보은군 노지오이작목회의 이문섭 회장은 “며칠 있으면 밭고랑을 비닐로 덮고 모종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청주와 상주의 직업소개소에 50명의 외국인 파견을 요청한 상태”라며 “숙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130만원을 제시했지만, 필요인력을 모두 확보할지는 미지수”라고 걱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도 고된 영농현장

대신 산업체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청주고용복지센터 관계자는 “농업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이 적고, 있다 해도 임금 문제 등으로 고용이 불발되는 경우가 많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가 갈수록 인력확보가 어려워지고, 인건비는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도는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5월 1일부터 두 달간 일손돕기 창구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봄 도내에서는 공무원과 군인, 대학생 등 연인원 2천6천여명이 2천400여 농가의 일손을 지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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