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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통과…테메르 부통령 “벌써 대통령 행세” 비난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통과…테메르 부통령 “벌써 대통령 행세” 비난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4-18 18:41
업데이트 2016-04-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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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 연합뉴스
미셀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
연합뉴스
브라질 하원에서 지우마 호세프(68)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미셀 테메르 부통령(75)이 브라질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섰지만 동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탄핵안이 하원에 이어 상원마저 통과하면 테메르 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권 부패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통과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퇴출당하고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운다.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상원의 전체 표결에 앞서 특별위원회에서 탄핵 심판이 결정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된다.

대통령의 직무 정지에 따라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는데 사실상 이때부터 최고 권력을 거머쥐는 셈이다.

호세프로선 자신의 남은 임기를 대신할 테메르가 탐탁지 않다.

테메르가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당수이기 때문이다.

PMDB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집권 노동자당(PT)과 손을 잡은 단짝이었지만 탄핵 위기에 몰린 호세프 정권과 결별을 선언하며 연정을 포기했다.

이후 하원에서 탄핵 절차 진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테메르의 꿈도 영글어갔다.

1987년 국회에 진출한 테메르는 이후 오랜 시간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다졌다. 2010년 호세프의 첫 대권 도전 때 테메르는 부통령 후보로 함께 뛰었다.

호세프와 테메르는 한때 한배를 탔지만 탄핵 국면에서 등을 돌린 원수지간이 됐다.

일각에선 테메르가 벌써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1일 브라질에선 대통령의 탄핵을 가정하고 테메르가 녹음한 연설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14분 분량의 연설에서 테메르는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통합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며 모든 정당에 “위기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데”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테메르 측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습한 것이며 실수로 유출됐다고 해명했지만 대통령 스타일의 연설이 공개된 점을 놓고 의도적 행위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테메르를 소개하는 위키피디아에 그를 “2016년 4월 이후 브라질의 37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의원이자 정치가”라는 수정된 글이 올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잘못된 소개 글이 소셜미디어상에서 퍼져 구설에 오르자마자 글은 다시 고쳐졌다.

호세프가 탄핵당했을 경우 테메르가 남은 대통령 임기를 맡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최근 의회가 테메르에 대한 탄핵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호세프와 마찬가지로 부통령으로서 테메르도 ‘국가 재정 분식회계’ 혐의를 피할 수 없다는 취지다.

WSJ는 “호세프의 2014년 대선 캠프가 ‘검은돈’을 받았다는 혐의가 확정돼 선거 무효로 새 선거가 치러지면 부통령인 테메르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PMDB가 연정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호세프와 테메르를 ‘한 묶음’으로 보는 여론도 부담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호세프와 테메르가 동시에 사임해야 한다는데 찬성했다.

호세프의 탄핵 추진 배경에 단순히 재정법 위반만이 아니라 경제 위기와 정권의 부패가 녹아있다는 점에서 한때 연정을 꾸린 PMDB의 당수 테메르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테메르의 인기가 높지 않아 대통령직을 수행하더라도 분열된 나라를 잘 통합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팬타임스는 “헌법학자인 테메르는 올해 32살인 미인대회 출신 아내를 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테메르의 부인인 마르셀라 테데시 테메르는 지난 2002년 미스 캄피나스 1위, 같은 해 미스 상파울루 2위를 차지했으며 한동안 모델로 활동하다 테메르와 결혼해 화제를 뿌렸다.

테메르와 부인 마르셀라의 나이 차이는 무려 43살에 이른다.

2011년 호세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마르셀라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미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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