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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은하가 마지막 순간 불렀을 이름은 엄마·엄마…”

“2년 전 은하가 마지막 순간 불렀을 이름은 엄마·엄마…”

입력 2016-04-16 16:36
업데이트 2016-04-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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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있음.>>세월호 참사 2주년 맞은 진도 팽목항 추모객 발길 이어져

“2년 전 이 시간 우리 은하가 살아 있다면, 아마 마지막에 부를 이름이 제 이름이었을 겁니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을 맞은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식에 참석한 단원고 미수습자 조은하 양의 엄마 이금희 씨는 깊은 한숨과 함께 말을 잊지 못했다.

이날 오전 사고해역을 방문해 가족의 이름이라도 부를 작정이었지만, 드높게 이는 파도가 발목을 잡았다.

2년 전 그날처럼 팽목항에는 몸이 움츠려 들 만큼 매서운 바닷바람이 불었고,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팽목항 옆에는 바다가 보이지만, 세월호의 흔적은 여태 찾을 수 없다.

육지에서 멀기 때문이었고, 아직 바다 밑에 가라앉아있는 탓이다.

이 씨는 ‘2년 전 이 시간 딸이 살아있었다면 엄마를 애타게 부르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고 참은 슬픔이 치밀어 오르지만 2년 동안 그랬듯이 다시 꾹 억누르고 말을 이어갔다.

“엄마로서 해준 게 아무것도 없다. 732일 동안 아파하고 눈물 흘리고 하는 것밖에 없는 엄마다”고 사람의 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현재 상황에 허탈해했다.

돌아오지 않는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은 732일째 4월 16일로 살고 있다.

그리고 얼마나 더 4월 16일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세월호 인양이 결정되고 현장에서 9명을 찾기 위한 인양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기에 다만 기다릴 뿐이다.

바람이 있다면 내년 3주기 때는 온전하게 선체가 인양돼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다시 돌려받아 희생자 295명의 이름에 자식이자, 남편, 아버지의 이름을 함께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9명이 왜 이런 참사를 당했는지 정말 알고 싶은 마음뿐이다.

너무나 아파서,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이런 아픔을 겪는 사람이 내가 마지막이길 바랄 뿐이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주고 잊지 않고 함께 해줘서 감사하지만 미수습자까지 다 찾고 잊지 않아 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며 “오늘 집에 돌아가면 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가족들한테 정말 사랑한다고 네가 있어 행복하다 말을 꼭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팽목항에는 2년 전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는 추모객 수천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해역에서는 중국 인양업체가 ‘생존자’가 아닌 ‘희생자’이라도 찾기 위해 계속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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