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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1천원’ 대학생이 운영하고 기부도 하는 카페

‘커피가 1천원’ 대학생이 운영하고 기부도 하는 카페

입력 2016-04-16 16:34
업데이트 2016-04-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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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호텔관광대학 ‘늘품’…경영 실습하고 수익은 기부

프랜차이즈 업체가 판을 치는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며 단돈 1천원에 커피를 팔아 남은 수익금을 기부까지 하는 카페가 있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건물 지하 1층의 까페 ‘늘품’은 아메리카노가 1천원이다.

제일 비싼 메뉴는 아이스 바닐라라떼와 아이스 헤이즐넛라떼로 2천500원이지만 프랜차이즈 카페는 물론 다른 대학에서 자체 운영하는 카페보다 저렴하다.

단과대 실습실 중 하나였던 ‘늘품’은 2006년 커피 내리는 기계를 들여놓으면서 카페로 변신했다.

원래 학생들이 공강 때 잠시 바리스타 실습을 하는 공간이었으나 “실습에 만족하지 말고 직접 영업하며 카페 운영을 배우고,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해보자”는 김태희 외식경영학과 교수의 조언으로 2007년 풀타임 카페로 전환했다.

2014년부터 ‘늘품’ 운영에 참여해 올해 사장을 맡은 이다희(외식경영학과 14학번·여)씨는 “학교 실습실이라 임대료도 없고, 학생들이 인건비 없이 일한다”며 “재료비 말고 드는 비용이 없으니 저렴하게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늘품’은 20명 안팎의 학생이 매 학기 사장, 부사장을 뽑고 회계팀·마케팅팀·구매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빈 강의 시간에 번갈아 직접 손님들을 응대하며 실제 카페처럼 책임감을 갖고 운영한다.

기업 후원을 받아 카페 전체 인테리어를 리모델링했고, 외식경영학과 교수와 전문가들로부터 운영 기법 등도 전수받는다.

이씨는 “하루에 400잔 정도 팔리는 데 매출은 60만∼70만원 정도”라며 “지난해까지 매 학기 3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했고, 올해부터는 480만원을 호텔관광대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학과 발전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사는 궤도에 올랐지만, 학생들은 ‘늘품’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연구도 아끼지 않는다.

더 저렴하고 괜찮은 재료가 있으니 이를 사용하자는 제안을 받으면 논의를 거쳐 레시피를 수정하고, ‘마로치노’처럼 늘품의 대표 메뉴·고유 메뉴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이번 달에는 처음으로 외부 카페와 협력해 ‘버블티’를 팔기로 했다.

이씨는 “매달 특정 음료를 단발성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하는데 그동안 버블티를 원하는 손님이 많았으나 타피오카를 삶을 공간이 없어 팔지 못했다”며 “회기역 인근의 전문 카페와 연계해 베이스, 타피오카 등을 공수해온 뒤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에는 GS에 임대한 건물 말고는 다른 대학처럼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입점해있지 않다. 식당 및 상점은 주로 생협에서 운영하고, 일부만 학교에서 운영한다.

이씨는 “프랜차이즈 도입이 선택의 다양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학생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데 대학조차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듯해 아쉽다”며 “‘늘품’ 같이 학생들이 무언가를 배우고 그에 더해 상생과 기부까지 실천하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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