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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자자문에 보험 빠져 ‘반쪽’… 고객은 수수료 이중 부담할 수도

독립투자자문에 보험 빠져 ‘반쪽’… 고객은 수수료 이중 부담할 수도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4-13 23:14
업데이트 2016-04-14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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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 드러난 IFA제도 문제점

고객이 금융 상품에 투자할 때 중립적인 위치에서 전문적 조언을 해 주는 독립투자자문사(IFA) 제도의 구체적인 윤곽이 최근 공개됐다. 하지만 자문의 질(質)이 높지 않을 경우 소비자가 수수료만 이중으로 부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장은 보험이 포함되지 않아 ‘반쪽 자문’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수료를 줄이려면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활용한 ‘IFA용 직거래 상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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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로 급증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IFA를 도입하기로 했다.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을 받는 고액 자산가처럼 일반 소비자도 쉽고 편하게 투자 자문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IFA는 금융 상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금융사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자문사가 ‘객관적인’ 자산운용 상담을 해 주는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수수료다. 고객이 은행이나 증권사의 추천을 받아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금융 상품에 가입하면 1% 안팎의 수수료(판매보수)를 낸다. 그런데 IFA를 통해 똑같은 상품에 가입하면 ‘자문보수+판매보수’까지 두 번 돈을 내야 한다. 수익률이 낮거나 손실을 보는 등 자문의 질이 떨어지면 소비자는 이중으로 돈을 내고도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판매 보수를 낮추는 것이지만 갈 길이 멀다. 예컨대 금융사가 펀드슈퍼마켓 같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IFA용 직거래 상품’을 판매하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판매사들의 반발이 문제다. A시중은행 개인대출 관계자는 “금융 상품을 만드는 펀드 회사의 경우 주력 판매처인 은행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직거래 온라인 상품 또는 맞춤형 저렴 상품을 만들기가 만만찮을 것”이라면서 “IFA가 성공하려면 은행이나 증권사 PB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기존 금융사의) 우수 PB들이 쉽사리 옮기려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은퇴 등에 대비한 자산관리를 하려면 연금이나 상속 문제가 필수인데 보험은 IFA 자문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다. 종합적인 자산운용 설계가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보험사 입장에서야 (보험상품이 빠져) 다행이지만 100세 시대에 보험 없이 자산 관리를 해 준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장기적으로 보험도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립성 확보’도 관건이다. 금융위는 고객 편의를 위해 금융사와 IFA 연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금융사 창구에서 IFA를 통해 곧바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IFA가 ‘보은’ 차원에서 자신을 밀어 준 해당 금융사 상품을 추천하는 유착 관계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또 IFA만 공정하고 다른 자문업자는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 ‘역차별’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도입 초기에는 IFA가 고객에게 먼저 접근하는 오프라인보다 고객이 필요에 따라 찾는 온라인 자문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펀드를 구매할 때 반드시 조언을 듣고 상품을 사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04-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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