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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역서 무릎 꿇은 문재인…수행원 없이 90분 참배

5·18 묘역서 무릎 꿇은 문재인…수행원 없이 90분 참배

입력 2016-04-08 11:53
업데이트 2016-04-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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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3남 김홍걸과 동행…방명록 “광주정신 이기는 역사 만들것”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야권의 심장부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었다. 싸늘하게 돌아선 호남 민심을 되돌리는 데 하루종일 ‘고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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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무릎 꿇은 문재인
<총선> 무릎 꿇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김홍걸 광주공동선대위원장과 참배하며 무릎을 꿇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방문을 두고 당내에서는 호남에 번진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지만, 문 전 대표 측은 ‘사과·위로·경청’을 내걸고 정면돌파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동행하며 ‘적통’을 강조했고, 문 전 대표 주변에 경호나 의전을 위한 수행원을 붙이지 않는 등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제각각 다른 시선을 보내는 등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면서 현장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드리워졌다.

문 전 대표는 교통 사정 때문에 애초 예정보다 20여분 지연된 이날 오전 10시50분께 5·18 민주묘지를 순례했다.

검은색 넥타이와 양복차림으로 등장한 문 전 대표는 최근 광주의 차가운 민심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입술을 굳게 다물고 무거운 표정으로 순례했다.

문 전 대표는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다”고 썼다.

함께 한 김 국민통합위원장은 “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서 5.18 영령들과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겠다”라고 남겼다.

두 사람은 나란히 ‘임을위한 행진곡’에 맞춰 분향대까지 걸어간 후, 분향 후에는 무릎을 꿇고서 민주화 열사들을 위한 묵념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신묘역에서 지역 민주화단체의 ‘성지’로도 불리는 구묘역까지 이동하면서 묘비마다 무릎을 꿇고 추모의 뜻을 보였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사과의 진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최대한 많은 묘비를 돌기로 했으며, 통상 지도부가 묘비 참배에 20여분을 할애하는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1시간 30분동안 참배를 했다.

이날 순례 현장에서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항의로 인한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조금씩 갈려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국립묘지 앞에서 문 전 대표 일행을 바라보던 한 50대 남성은 “도대체 광주에 무슨 미련이 남았나. 그동안 (지지)해 줄만큼 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남성은 “그래도 사과하러 왔다는 것 아닌가”라고 맞받기도 했다.

민주묘지에는 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삼보일배에 나섰던 광주 북구갑 정준호 후보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문 전 대표에게 어려운 걸음을 해줘 감사하고, 광주 민심을 부디 잘 풀어달라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의 방문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기왕에 당도 살리고 문 전 대표도 진정한 대선주자로 거듭나는 방문길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공원에서 지역 장년층을 만난 뒤 충장로거리 우체국 앞에서 ‘광주시민과 나누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입장을 발표한다.

일정을 광주 전역에 고르게 배치하면서도 핵심 메시지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로 꼽히는 충장로에서 밝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 장소는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정했다고 문 전 대표 측은 전했다.

여기서는 대선후보 때부터 당 대표를 할 때까지 호남이 문 전 대표에게 느꼈던 서운함에 대한 사과와 위로 등 솔직한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이후 문 전 대표는 전남대 후문에서 청년들과 만나 사전투표를 하고, 월곡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40~50대 유권자들을 만난다.

이날 밤은 광주에서 머무르기로 했으며, 9일에는 전북으로 넘어가 정읍과 익산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후 전주에서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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