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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도어록 옆 비밀번호 지운 후 경찰에 사건 의뢰

인사처, 도어록 옆 비밀번호 지운 후 경찰에 사건 의뢰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4-07 11:26
업데이트 2016-04-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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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부청사·인사혁신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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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정부서울청사
뻥 뚫린 정부서울청사
공무원 시험 응시생 송모(26)씨가 침입한 종합서울청사 사무실의 도어록 옆 벽의 비밀번호는 청소 직원들이 적어둔 것으로 밝혀졌다. 인사혁신처는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지난 1일 전에 해당 비밀번호를 지웠고 수사 의뢰 때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부서울청사 전체의 보안 문제를 먼저 수사하고 인사혁신처로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다.

7일 경찰 관계자는 “송씨가 사무실 도어록 옆 벽면의 비밀번호를 보고 문을 열었다는 진술을 했다”며 “인사처의 신고 당시 이미 비밀번호는 지운 상태였지만 복수의 청소 직원에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처의 사무관이 사건을 신고한 지난 1일 저녁 9시 조사에서 벽면에 비밀번호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비밀번호는 청소 담당 주무관의 지시로 지워졌다”며 “지난 1일 수사의뢰 때 인사처가 비밀번호가 벽면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 2월 28일, 3월 6·24·26일, 4월 1일 등 5차례 침입했다. 우선 송씨는 2월 28일 오후 5시에 들어가 2시간 30분을 청사에서 머무르면서 체력단련식 락커룸에서 공무원증을 훔쳤다. 이후 3월 6일에는 오전 11시에 정문을 통해 진입했고, 3월 24일에는 오후 4시 45분 정문으로 들어와서 이튿날 새벽 1시 32분에 정문으로 빠져 나갔다. 또 3월 26일에는 저녁 8시 47분에 들어와서 다음날 새벽 5시 50분까지 머물렀다. 4월 1일은 오후 5시 30분에 들어와서 저녁 10시 25분에 나갔다. 3월 24일에는 인재담당 사무관의 컴퓨터를 접속했지만 실패했고 같은 달 26일에 접속에 성공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송씨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통화기록 수사에서 특이한 점이 없었고, 청사에 근무하는 지인도 없었다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청사에 침입하면서부터 시험관리담당자 PC를 열어 조작하는 모든 과정을 송씨가 혼자서 기획·실행했다는 것이다. 허술한 청사 보안이 송씨의 범행을 도왔다.

송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쯤 정부서울청사 16층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들어가 시험 담당자의 컴퓨터에 접속한 뒤 필기시험 성적을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도의 한 대학 졸업 예정자인 송씨는 지난달 5일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필기시험(PSAT)에 응시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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