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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탈세의혹 드러난 지도자들 발뺌 급급…메시는 고소협박도

은밀한 탈세의혹 드러난 지도자들 발뺌 급급…메시는 고소협박도

입력 2016-04-05 10:26
업데이트 2016-04-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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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캐머런·포로셴코 측 변명·부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보도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언급된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 인사들은 변명과 부인, 발뺌에 급급했다.

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바하마에 있는 무역회사 이사로 이름이 올라있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코르도바 지역 방송과 인터뷰에서 해당 회사는 1998년 브라질 투자를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실제 투자한 적은 없고 2008년 동업자들과 함께 회사를 해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영에는 어떤 이상한 점도 없다”고 말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이탈리아 출신 사업가 프란치스코 마크리의 아들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마크리 부자는 이 회사의 이사로 올라있다. 마크리 대통령은 회사가 어디에 투자했고, 이 회사에서 보수를 받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야당 지도자들은 대통령이 바하마에 있는 역외 기업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더 명확한 설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마크리 대통령은 가족 사업의 일부로 이름이 언급됐으며, 어떤 보수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FC 바르셀로나 소속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도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탈세 수사를 받던 중 아버지와 함께 파나마에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메시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범죄 행위를 부인하면서, 정보를 공개한 언론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메시 부자는 2007∼2009년 스페인에서 410만 유로(약 53억6천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오는 5월 말 재판을 앞두고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된 또 다른 축구계 인사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징계로 자격이 정지된 미셸 플라니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플라티니가 2007년 파나마에 설립한 역외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플라니티 회장 측은 2007년 이후 자신의 모든 계좌와 자산은 거주 국가인 스위스 당국에 신고돼 있다며 반박했다.

자국에서 돈세탁 등 비리 혐의 조사를 통해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가진 것으로 드러난 에두아르두 쿠냐 브라질 하원의장은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에도 다시 등장했다.

쿠냐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그런 역외 계좌와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던 그는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서 해외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가, 스위스 당국이 그와 가족의 계좌를 공개하고 금융자산을 동결하면서 의회 윤리위원회에도 넘겨져 해임 위기에 놓여있다.

스페인의 유명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도와 프로듀서인 동생 아구스틴 알모도바르 형제도 1991∼1994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회사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구스틴 알모도바르는 1991년 회사를 설립했지만 일하는 방식과 맞지 않아 폐쇄했다며 “집안 사업 초반 경험 부족으로 형의 이미지에 해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형과 자신은 모든 납세 의무를 다했다고 덧붙였다.

조지아 집권당인 ‘조지아의꿈’ 소속 의원은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전 총리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목적이 불분명한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는 아무것도 숨기는 것이 없으며 비난할 근거도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억만장자인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는 2013년 퇴임해 아무런 공식 직함을 갖고 있지 않지만, 정부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0년 작고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친 이언 캐머런도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하면서 비난이 일고 있지만, 총리실은 캐머런 가의 투자는 ‘개인적인 일’이라며 일축했다.

앞서 현직 지도자의 이름이 거론된 나라에서는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3개의 역외 계좌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잘못한 것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의원들은 탄핵 절차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이슬란드 야권에서는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의 사퇴를 압박하는 한편 내각 불신임 투표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된 데 대해 자국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러시아 사회를 흔들려는 서방의 음모이자 선전전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에 대해 “좋은 뉴스”라며 탈세를 저질러 온 사람들로부터 세금을 환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고발자들이 국제 사회를 위해 유용한 일을 했고, 위험을 감수했다”며 그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세금 회피를 위한 역외 모회사 설립을 억제하는 재무부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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