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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못간 광주 7남매 돕고 싶어요...부모에 대한 처벌은?

학교 못간 광주 7남매 돕고 싶어요...부모에 대한 처벌은?

최종필 기자
최종필 기자
입력 2016-04-03 16:36
업데이트 2016-04-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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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빚더미로 단칸방에 살며 학교에 가본 적이 없는 7남매에게 온정을 전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7남매의 존재는 최근 광주 남구의 한 초등학교 교육복지사가 올해 교육급여대상 학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모(44)씨 부부는 자녀 10명 중 7명을 취학 연령이 지났는데도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12살부터 18살 사이 4명은 지난해에야 출생신고를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홉째와 막내를 제외한 일곱 남매에게 첫째가 선생님 역할을 했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한 첫째는 동생들에게 한글과 셈법을 가르쳤다. 둘째는 셋째, 셋째는 넷째를 가르치는 식으로 기본적인 교육만 했다.

첫째와 둘째, 셋째가 성년이 되면서 직장을 구해 다른 도시로 이주하면서 5평 남짓한 단칸방에는 부부와 아홉식구가 살고 있었다. 모든 것이 부부가 사업 실패로 생긴 빚을 갚지 못하고 도망다니느라 자녀교육을 방치한 탓이었다.

그러나 이 사연은 아동학대와 결이 다르다. 비록 아이들은 기본적인 복지 혜택과 보육 환경에서 동떨어져 있었지만, 학대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가정을 방문한 지자체 관계자도 “정서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한 아이들은 뛰어놀 마당 한편 없는 작은 집에서 서로를 보살피며 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고 전해 동정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경기도 구리에 사는 네 자녀의 아버지는 사연이 딱해 돕고 싶다며 조씨 가정에 100만원을 전하는 방법을 문의했다. 학생 심모씨는 아이들이 책이라도 읽을 수 있도록 매달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이들 가족 거주지의 담당 동 주민센터를 알려달라는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어린이재단은 이들이 다가구주택 등을 신청할 경우 전세 보증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광주 남구는 조씨 가족에 대한 지원과 관리를 구청 복지기획과(062-607-3300)로 창구로 일원화했다. 또 광주시 교육청과 남구, 지역아동복지센터 등 11개 기관은 지난 1일 회의를 열어 조씨 가족에게 새 보금자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학교에 다니지 않은 남매 2명은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방침이다. 남구는 전담 통합사례관리사를 지정해 추가로 필요한 도움을 정리해 기관별로 요청하고, 조씨 가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기로 했다.

한편 광주 남부경찰서는 조씨 부부에 대해 기초조사를 진행 중이다. 부부의 자녀 방임 행위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지만, 일단 입건이 아닌 내사 단계로 조사하고 사건 송치 여부는 추후 검찰과 조율해 판단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학대 없이 교육적으로만 아동을 방임한 사례가 드물어 명확한 판례 기준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비슷한 사례를 보면 검찰이 아동보호사건으로 취급했고, 가정법원에서 아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판결한 것으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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