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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신년사, 분야별 내용 살펴보니

北김정은 신년사, 분야별 내용 살펴보니

입력 2013-01-01 00:00
업데이트 2013-01-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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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대결해소 강조, 경제분야 언급 가장 많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오전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방송을 통해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육성으로 신년 연설을 한 것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이후 19년 만이다. 이는 또 지난해 4월 노동당 4차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회의를 통해 당과 국가기구의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김 제1위원장의 첫 육성 신년사다.

김정일 시대에 노동신문(당보), 조선인민군(군보), 청년전위(청년동맹 기관지) 3개 신문의 신년공동사설로 대체됐던 최고지도자의 육성 신년사가 김정은 체제 들어 부활했다는 것은 북한이 여러 분야에서 정책적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분야별로 보면 남북관계에서는 대결상태 해소와 남북 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했으며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김 제1위원장은 특히 신년사에서 경제강국 건설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며 경제관리방법 개선을, 정치·군사 부문에서는 노동당 중심의 일심단결과 군사력 강화를 지속할 것을 강조했다.

신년사는 올해가 북한 정권 수립 65주년, 북한이 ‘전쟁 승리’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뜻깊은 올해에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과 조국통일 위업 수행으로 줄기차게 이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년사의 분야별 요지를 살펴본다.

◇ 남북·대외관계 = 올해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아야 한다며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를 은근히 내비쳤다.

신년사는 “조국통일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민족 최대의 절박한 과제이며 대원수님(김일성·김정일)들의 필생의 염원이고 유훈”이라며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또 신년사는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진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라며 6·15와 10·4 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했다. 이어 “통일의 주체는 전체 조선민족”이며 “조국통일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이례적으로 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올해 신년사에서는 “외세의 지배와 간섭, 침략과 전쟁책동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는 정도로만 그쳤다.

신년사는 대외관계에서 자주성을 강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시적인 긴장 등 국제정세를 언급하며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선군의 길’, ‘자주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대외관계에서는 상호주의 원칙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나라들과의 친선협조 관계를 확대발전시킬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 정치·군사·사회 = 노동당 중심의 일심단결과 김정은 체제의 대중적 기반 확립, 김정일 애국주의 등이 강조됐다.

신년사는 “당의 두리(주위)에 뭉친 천만 군민의 일심단결은 우리의 최강의 무기이며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위력한 추진력”이라며 노동당과 주민의 ‘혼연일체’를 부각했다. 또 “모든 사업을 일심단결을 옹호 고수하는 데로 지향시키며 민심을 잘 알고 광범위한 군중을 당의 두리에 묶어 세워 우리 혁명의 정치사상적 진지를 반석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숙청 등 군부 길들이기를 통해 노동당이 군에 우위를 차지했음에도 아직 대중적 기반이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의 현주소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는 “당조직들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더욱 높여야 한다”며 “당사업을 1970년대처럼 화선식으로(전투적으로) 전환하고 김정일 애국주의를 철저히 구현하도록 하는데 당사업의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부들의 사업태도 개선을 언급하며 “인민을 위해 발이 닳도록 뛰고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사업을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 조직들에는 동맹원들에 대한 교양사업 강화를 지시했다.

신년사는 “군력(軍力)이자 국력”이라며 군사력 강화에 계속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김일성 주석이 인민군에 ‘일당백’ 구호를 제시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며 “모든 군인을 일당백의 싸움꾼으로 키우고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방공업 부문에는 첨단무장 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 것을 주문했다.

신년사는 또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강조하며 모든 문화 분야를 선진적인 문명강국의 높이에 올려세울 것을 지시했다. ‘문명국’ 건설을 위해 수도 평양시를 더 웅장하고 풍치 수려한 도시로 만들고 문화후생시설과 공원, 유원지 등을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 = 지난해 군부의 기득권을 대폭 축소하고 위성 발사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 건설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된 언급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신년사는 “경제강국 건설은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위업 수행에서 전면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밝히고 위성 발사에 성공한 기세로 올해 경제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독려했다.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라는 구호를 올해 투쟁구호로 제시하고 나서 석탄, 금속공업 부문에서 특히 혁신을 일으킬 것을 주문했다. 이어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한다”며 농업과 경공업이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 전선’이라고 밝혔다.

신년사는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 “새 세기 산업혁명은 본질에서 과학기술혁명이며 첨단 돌파에 경제강국 건설의 지름길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제1위원장은 경제분야에서 이례적으로 경제관리방법 개선을 언급했다. 신년사는 “경제관리 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완성해나가며 여러 단위에서 창조된 좋은 경험을 널리 일반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2년 결산 = 신년사는 첫 부분에서 김정은 체제 첫해 이룩한 성과들에 대해 지적했다.

신년사는 첫 문장에 “조국역사에 특기할 사변들로 빛나게 아로새겨진 2012년”이라고 시작해 “지난해는 당의 영도 밑에 주체혁명 위업을 빛나게 계승완성해나갈 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마련한 역사적인 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김 제1위원장의 최고지도자 등극으로 3대 세습이 완성된 것을 첫 번째 성과로 꼽은 것이다.

이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새로 개보수하고 평양 만수대언덕과 여러 지역에 김정일 동상을 새로 건립한 것과 여러 정치행사가 진행된 것을 주요 성과로 지적했다.

지난해 12월의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대해서는 “태양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운 대경사”,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것을 보여준 특대사변”으로 평가했다. 김일성 주석 100주년 경축 열병식과 희천발전소, 단천항 완공 등 경제부문 성과도 언급됐다.

신년사는 평양시에 창전거리와 능라인민유원지 등 대규모 건설이 완공되고 전역에 문화시설이 많이 꾸려진 것,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시행할 데 대한 법령 발표, 체육인들의 국제경기 성과 등을 지적하며 “지난해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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