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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학자들의 신앙이 된 숫자 ‘임팩트 팩터(IF)’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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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2-07-02 23:42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저널 영향력 가늠할 바로미터” vs “학문간 우월성 좌우 잣대 아냐”

언제부턴가 학자들이 신앙처럼 떠받들게 된 숫자가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유독 한국에서 더 그렇다. 조금이라도 오르면 환호하고, 혹여 떨어지면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이 떨어진 것보다 더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새 ‘절대적인 신앙’이 돼 버린 숫자. 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점수. 인용지수 또는 임팩트 팩터(IF)로 불리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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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저널 대거 상위권 포진

톰슨 로이터는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SCI 저널의 인용 통계 보고서(Journal Citation Reports 2011)를 최근 발표했다. 톰슨 로이터는 세계 규모의 출판사이자 사설 평가기관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저널의 가치 평가는 SCI 등재 여부와 인용지수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교수 임용이나 석박사 학위, 연구실적 평가 등에 ‘SCI급 논문’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연구자와 연구 결과의 수준을 따지는데 현재까지 SCI만큼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톰슨 로이터의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SCI저널은 8200여개가 넘는다. 이 때문에 이 안에서도 어느 저널이 더 유력 저널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바로 임팩트 팩터(IF)다. IF는 해당 저널에 실린 논문이 지난 한해 동안 다른 연구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중요한 연구 결과일수록 후속 연구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게 마련이고, 그들의 논문에는 참조한 논문이 인용된다. 이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 IF인 셈이다. 학문 영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IF가 높은 저널은 곧 영향력 있고 뛰어난 저널로 봐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의 경우 IF가 10 이상이면 유력저널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IF가 가장 높은 저널은 ‘임상의학의를 위한 암 저널’(A Cancer Journal for Clinicians)로 IF가 101.78에 이른다. 2위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의 53.298과 비교해도 두배에 이른다. 의학저널의 IF가 유독 높은 것은 논문을 접한 의사들이 임상실험 등을 통해 검증하거나 적용하기 위해 애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의학은 가장 많은 연구비가 투입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랜싯(Lancet) 등 IF 상위권에 의학저널들이 대거 자리잡은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네이처는 36.28, 셀은 32.403, 사이언스는 31.201을 기록했다. 최근 강수경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의혹으로 주목받은 ‘산화환원신호전달’(ARS)은 8.456이었다.

반면 한국에서 발행되는 SCI급 저널들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CI에 등재된 75편 중 IF가 가장 높은 저널은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지로 2.481에 불과하다. 세계적 저널을 만들겠다고 정부가 지난 수년간 쏟아부은 지원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치다. 특히 40여개 저널은 0점대에 머무르고 있다. 저널에 실린 논문이 1년간 한번도 채 인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IF의 부작용 목소리도 높아

IF가 학문간 우월성을 좌우하는 잣대는 아니다. 금종해 고등과학원 부원장은 “수학자가 1편의 논문을 쓰면 물리학자는 3~4편, 화학자는 5~6편, 생물학이나 의학자는 8~10편을 쓴다.”면서 “실험을 통해 논문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학문이 있고, 그렇지 않은 학문이 있는 만큼 IF를 비교하더라도 학문간 구분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IF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특히 수학의 경우에는 최상위 저널이라고 해도 IF가 1을 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학문 특성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물리학 역시 거대장비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후속연구가 쉽지 않아 IF가 낮은 경우가 많다.

IF로 학문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 국내에서는 연구자의 논문편수와 논문이 게재된 저널의 IF를 이용해 연구를 평가한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찮다. IF를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같은 학술지의 논문을 재인용하는 경우가 적발돼 2005년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치기도 했다. 당시 톰슨 로이터 측은 급작스럽게 한국 학회지들의 IF가 높아지자 조사에 착수, 자기인용을 수치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대부분 학회의 대표학술지 IF가 다음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09년에는 김동욱 연세대 의대교수, 정형민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사장 등이 편집이사를 맡는 등 의학·줄기세포 학계의 유력자들이 대거 참여한 조직공학·재생의학회에서 발행한 저널 ‘조직공학과 재생의학’에서 무더기 논문표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학회지는 SCI등재후보지였으며 논문수와 IF를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조직적으로 벌였지만, 사건이 불거지자 폐간 절차를 밟았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SCI와 IF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객관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지만, 이제는 정량화된 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면서 “연구자 개개인의 역량을 믿는 방향으로 평가기준 등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7-0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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