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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토끼야” 신묘년 ‘붉은 희망’ 솟았다

“반갑다 토끼야” 신묘년 ‘붉은 희망’ 솟았다

입력 2011-01-01 00:00
업데이트 2011-01-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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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토끼야”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잔뜩 움츠러들었지만,‘붉은 희망’은 어김없이 떠올랐다.

 구제역 확산 우려로 전국 곳곳에서 해맞이 축제가 취소됐지만,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1일 오전 7시부터 12만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운집한 가운데 화려한 해맞이 기념공연이 열렸다.

 섭씨 영하 5.8도의 강추위 속에서 해운대 백사장을 찾은 시민은 부산시립무용단 등의 해맞이 기념공연을 관람하다 오전 7시32분 수평선 위로 신묘년 첫 일출이 나타나자 일제히 “와~”하며 탄성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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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년 첫 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1일 2011 해맞이 축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묘년 첫 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1일 2011 해맞이 축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저마다 손에 들고 있던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올 한 해 가족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했다.

 때맞춰 소방헬기 4대가 오색 연기를 내 뿜으면 하늘을 수놓았고,백사장에 가득 찬 시민은 장관을 카메라와 휴대기기에 담으려 플래시 세례를 퍼부었다.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지만,광안리해수욕장과 장산,금정산 등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 부산에서만 총 15만여명이 바다 위로 솟아오른 ‘붉은 희망’을 지켜봤다.

 박정숙(40.여.부산 해운대)씨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연말에는 구제역까지 확산돼 지난해에는 불안했지만,신묘년은 평화로운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해돋이 명소에도 매서운 한파와 궂은 날씨에도 이날 31만여명이 몰려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대관령의 최저기온이 영하 20.2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몰아친 가운데 강릉 경포 등 동해안 대부분 지역에는 오전 5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아쉽게도 장엄한 일출은 보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구제역 사태로 동해안 각 지자체가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된데다 궂은 날씨 탓에 강릉 경포와 속초 해변 등지를 찾은 해맞이 인파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동해 추암과 망상의 수평선 너머 구름 사이로 새해 첫 해가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백사장에 나온 수많은 해맞이객은 장엄한 일출 대신 토끼털 같은 새해 첫눈을 맞으며 소망을 빌었다.

 동해안 시.군은 도내 해돋이 명소에 지난해 130만명보다 많이 감소한 31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손꼽히는 해맞이 명소 중 한 곳인 강릉 정동진 해변을 찾아 새벽 열차를 타고 온 해맞이객들도 해돋이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저마다 가슴에 새해 소원과 새로운 다짐을 새겼다.

 이날 동해안 각 지역의 부녀회원들은 장작불을 피워놓고 군고구마와 양미리 등 동해안의 ‘겨울 맛’을 제공하거나 떡국과 미역국,커피 등을 나눠주며 해맞이객의 아쉬움을 달래줬다.

 또 강릉 경포 해변에서는 마라톤 동호회 회원 30여명이 한파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옷을 벗은 채 경포호수와 경포 해변을 돌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염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민족의 영산이자 내륙의 일출 명소인 태백산 천제단에도 이날 오전 3~4시부터 산 정상에서 새해를 맞으려는 해맞이객의 발길이 이어졌으나 눈발이 날려 웅장한 일출은 끝내 보지 못했다.

 동해안 시군 관계자는 “해맞이 통행량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파와 궂은 날씨 탓에 해맞이객이 숙소 등지에서 나오지 않아 인파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도내 각 지역 최저기온은 대관령 영하 20.2도,양구 영하 19.7도,철원 영하 18.5도,홍천 영하 16도,춘천 영하 15.9도,태백 영하 14.9도,강릉 영하 8.9도 등을 기록했다.

 이날 내린 눈의 양은 동해 3.6㎝ 강릉 3.5㎝,대관령 2.5㎝ 등을 기록했다.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도 매서운 바닷바람을 뚫고 해맞이 인파가 몰렸다.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며 애를 태우던 신묘년 첫 해가 오전 7시31분23초 바다와 맞닿은 구름 위로 고개를 내밀자 사람들은 손뼉을 치고 환호하며 연방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햇살이 바다 위를 비추자 사람들은 저마다 손을 모아 한해 소원을 빌었다.

 서울에서 온 나윤철(40).서은화(41.여)씨 부부는 “지난해 태어난 우리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면 좋겠다”며 “새해에는 계획 중인 사업 준비도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 거창에서 딸과 함께 간절곶을 찾은 전순영(37.여)씨는 ‘가족 건강과 이사’를,초등학생인 딸 이지민(10)양은 ‘중간고사 1등’이라는 소박한 소원을 빌었다.

 경찰은 간절곶 해맞이 인파가 2만명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리산 청왕봉과 덕유산 향적봉 등 추운 날씨를 뚫고 전국 명산을 찾은 해맞이 인파도 저마다 가정과 나라의 평화와 발전을 기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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