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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블랙 리스트’ 있나 없나

SAT ‘블랙 리스트’ 있나 없나

입력 2010-01-28 00:00
업데이트 2010-01-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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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학능력시험 SAT(Scholastic Aptitude Test)의 부정행위 의심자 명단이 담긴 이른바 ‘블랙 리스트’가 실제 존재하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경찰과 관련 학원가에 따르면 SAT 시행사인 ETS(미교육평가원)가 최근 “블랙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음에도 ETS가 부정행위 의심자나 감시 대상의 명단을 만들어 따로 관리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입국한 ETS 보안담당자가 시험지 유출 혐의로 구속된 장모(36)씨와 불구속 입건된 대학생 3명의 관련 자료를 미리 챙겨와 이를 바탕으로 23일 시험장 현장에서 장씨 등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ETS는 “부정행위자 명단이 있고,거기에 장씨가 들어 있었던 게 아니라 지난해 12월 장씨가 시험을 치른 시험센터의 감독관이 그가 의심스럽다는 보고를 해 ETS 본사가 추가 조사를 통해 부정행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TS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ETS 보안담당자는 장씨 등이 23일 시험에 응시한 것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하려 한 것이며 내사 자료를 가지고 온 것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정행위가 발생하면 장씨처럼 사안별로 대응할 뿐 조직적으로 의심자를 추려 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ETS가 감시 대상을 추려 예의주시한다는 정황은 또 있다.

 지난해 태국에서 SAT 시험지를 빼돌렸다가 불구속 입건된 학원강사 김모(37)씨는 지나치게 자주 응시한다는 이유로 2007년 SAT 응시 자격을 박탈당했다.

 수험생이 몇 차례나 시험을 치렀는지도 부정행위 의심자를 판가름하는 잣대 중 하나로,ETS가 응시횟수나 점수 추이 등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ETS 측으로부터 시험에 여러 번 응시했거나 다른 수험생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여러 문항에 답을 하지 않았거나 직업이 강사인 사람 등을 주시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ETS가 이런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블랙 리스트로 볼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으면서도 시험 신뢰도 하락을 우려해 공개나 수사기관 전달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경찰이 부정행위 의심자 명단이 있다면 넘겨달라는 요청을 했을 때 ETS 보안담당자는 “본사에 보고해야 한다”고 했을 뿐 리스트의 존재에 대해서는 긍정도,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말 그대로의 감시 대상 명단은 없다 할지라도 ETS가 당장에라도 블랙 리스트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각종 분석 자료는 쌓아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ETS 측 주장대로 블랙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거나,있더라도 한국에서의 시험 신뢰도 하락 등 파장을 우려해 수사당국에 일괄적으로 넘겨주지 않고 사안이 생길 때마다 대처할 것으로 보여 이번 SAT 시험지 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는 일단 단발성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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