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평통 ‘홀인원 조작’ 일파만파, 왜?

LA평통 ‘홀인원 조작’ 일파만파, 왜?

입력 2010-01-18 00:00
수정 2010-01-1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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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자문위원직 해촉 사태까지 야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평통) LA협의회(회장 이서희)는 지난해 10월 22일 LA 인근의 무어파크 골프 캐년 코스에서 ‘이기택 수석부의장배 통일활동 기금모금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협의회 자문위원(이하 위원) 175명 중 167명이 참가비 100달러씩을 내고 참가했다. 골프대회를 통한 통일활동 기금 모금은 LA뿐만이 아니라 해외협의회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활동이다.해외협의회는 101개국 35개 협의회 2천644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북미주에는 절반이 넘는 17개(미국 15개, 캐나다 2개) 협의회가 있다.

 LA협의회도 순수한 의미에서 골프대회를 열었고, 잘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 대회에 참가한 협의회 부회장인 A씨가 경품을 차지할 욕심에 ‘홀인원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그 경품은 보석가게를 운영하는 위원인 B씨가 8번홀에 내건 시가 3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 3캐럿.

 대회가 끝나고 A씨는 ‘장난삼아 했던 말’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동포사회 지도급 인사라는 사람들이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느냐. 윤리가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하면서 ‘당사자 뿐만 아니라 함께 골프를 친 인사, 소문을 듣고도 진상 파악에 즉각 나서지 않은 회장단 전원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펄쩍 뛰었다.

 파문이 일자 A씨는 사퇴했고, 본국 사무처도 그를 해촉했다.

 그러나 파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A협의회는 지난해 12월 말 평통을 사랑하는 모임인 ‘민사모’라는 명칭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홀인원 사건과 관련해 회장단에 공식 사과와 함께 사퇴를 요구했던 박모 씨 등 4명의 위원직을 박탈한 후 사무처에 해촉을 건의하기로 했다. 18일 확인 결과 사무처에는 아직 이들의 해촉 건의서는 도착하지 않았다.

 또 이 ‘홀인원 조작’과 관련 상임고문 2명이 사퇴했다. 이영송, 차종환 상임고문은 ‘14기 평통은 첫 단추인 회장단 구성부터 문제점이 있었다’며 LA협의회 및 사무처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총 5명의 상임고문 중 2명이 사퇴하고, 지난해 8월 이서희 회장에게 불만을 표시하며 이 모 씨가 사퇴했고, 김 모씨도 홀인원 사건에 연루돼 직위 해제돼 사실상 LA협의회 상임고문단은 유명무실해졌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이처럼 ‘일파만파’가 된 이유는 뭘까.현지 동포 언론들은 “LA 평통 위원은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위치인데, 3만 달러에 눈 감는 도덕성이 대선에서 공정해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위원들의 도덕성과 윤리성을 문제 삼았다.

 LA 출신인 배희철 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 회장은 “해외 평통 위원의 자격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위원직은 개개인의 지위와 사업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국익에 기여할 봉사의 임무가 있는데, 대통령이 위촉한다고 해서 마치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해 위원직에 집착하려는 욕구가 만연해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시애틀협의회 임원 중 한 명이 총영사관저에서 열린 만찬 도중 말다툼 끝에 총영사에게 유리컵을 던진 일로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평통 사무처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보면 모두 애국자인데, 사람이 많다 보니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난다”며 “일부 위원들은 대통령이 위촉하니까 힘이 실릴 것으로 생각하는데, 평통은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단체”라고 강조했다.

 남문기 미주한인회총연 회장은 태생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그는 “위원 선정이 총영사관이나 대사관 주관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인들의 ‘줄서기 행태’가 계속됐다”며 “재외국민에 대한 참정권 부여를 계기로 이러한 사태는 빈번할 것으로 보이기에 외교공관은 중립을 지키고, 한인회 등이 추천한 위원을 위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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