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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發 ‘가격인하’ 전쟁 어디까지

이마트發 ‘가격인하’ 전쟁 어디까지

입력 2010-01-08 00:00
업데이트 2010-01-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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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 이마트가 7일 생필품 12개 품목의 가격을 전격적으로 내리고 상시 저가정책을 펴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형마트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이마트가 제시한 12개 품목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을 내놓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단 이마트발(發) 가격 인하는 경쟁업체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됐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논란의 여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이마트는 자사가 제시한 가격은 반짝 할인가격이 아니라 최장 1년 동안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쟁사들이 임기응변식으로 내놓은 가격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가 7일 자 일부 신문에 12개 품목의 인하된 가격을 공개하자,롯데마트는 이보다 조금씩 낮은 가격을 제시했고,홈플러스는 뒤늦게 더 낮은 가격을 내놓았다.

 가격공개 시간순으로 해당 품목의 가격이 낮아진 점을 볼 때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가격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 이마트의 주장이다.

 최장 1년까지 할인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내부 논의와 납품업체들과의 협의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순간적인 대응차원에서 내놓은 가격이 과연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마트는 5개월 이상 준비한 끝에 이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마트는 또 이번 가격인하는 경쟁사와의 가격경쟁이 아니라 대형마트가 가진 ‘업(業)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 대형마트가 국내에 들어올 당시에는 ‘할인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낮은 가격’이 장점이었는 데 ‘대형마트라고 해서 결코 싸지 않다’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널리 퍼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할인점이라는 말도 사라졌다.

 결국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이는 곧바로 대형마트의 매출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이마트는 물론 홈플러스,롯데마트의 기존 점포들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위기 타개책으로 마진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대신 박리다매 전략을 선택했고,단순히 경쟁사를 자극하는 가격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 이마트의 논리다.

 이마트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뒤늦게 낮춘 가격을 자사의 할인가격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애초 의도했던 업의 본질로 돌아가려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의 주장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은 남아 있다.

 이번 가격 인하 전에는 폭리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고객들 사이에서는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도 그동안 비싸게 팔지 않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가격 인하가 이뤄진 품목은 12개에 그친다.이마트에서 파는 품목이 7만여 개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물론 올해 안으로 나머지 전 품목으로 가격인하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이번 이마트의 가격인하 방침이 애초 의도했던 것처럼 ‘저가의 할인점’ 이미지를 구축할지,아니면 경쟁업체들과의 반짝 가격경쟁으로 끝날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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