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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애플 스마트폰 출시계기 국내업체 경쟁 불붙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애플 스마트폰 출시계기 국내업체 경쟁 불붙

입력 2010-01-01 00:00
업데이트 2010-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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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핸드백을 고르던 여성이 휴대전화를 꺼내 상품의 바코드에 슬쩍 갖다 댄다. 액정 화면엔 같은 핸드백을 파는 다른 매장 목록과 판매가격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가격을 비교해 본 여성은 곧바로 휴대전화로 결제를 마치고 새 핸드백을 멘 채 유유히 백화점을 빠져나온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모습은 현재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무선인터넷의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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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강국으로 꼽히고 있는 우리나라가 무선인터넷으로 새 도약을 주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과 인터넷 속도, 휴대전화 보급률 95%, 세계시장 점유율 2위와 3위의 휴대전화 제조사, 한해 25조원에 달하는 이동통신 시장을 앞세워 IT강국으로 불렸다. 하지만 유독 무선인터넷 등에서는 정부의 정책과 국내 대형 통신사들의 폐쇄적인 사업 전략 때문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우리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일본과 미국 등은 스마트폰 등 무선인터넷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 무선인터넷의 매출 비중 17.4%는 일본 41%, 미국 25.5%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 단순히 무선인터넷 매출이 적은 것만이 아니라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사업 등에서도 뒤처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지난12월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국내로 들어오면서부터다. ‘스타폰’이 출시되면서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가 10만명에 이르면서 국내 포털업체들도 스마트폰 전용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G마켓은 지난해 11월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하고 나서 3일 만에 2000건이 넘는 다운로드(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했다.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도 지도와 블로그 등 주요 서비스를 휴대전화 모바일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앞다퉈 무선인터넷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200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명에 육박하는 무선 통신 서비스 가입자와 함께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누구나 사고팔 수 있는 오픈 마켓인 애플의 ‘앱스토어’는 2008년 7월 문을 연 뒤 불과 1년여만에 1만 6000개의 프로그램을 등록해 15억회 내려받기라는 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삼성전자나 노키아 등 대표적인 IT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할 때도 4·4분기에만 102억달러(약 15조원)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올렸다. 무선 인터넷 시장이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면서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국내 통신업체들도 앞다퉈 앱스토어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의 무선인터넷 시장은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선 인터넷망의 개방으로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한 채팅이나 이메일 전송, 모바일쇼핑이나 트위터 같은 최신서비스 이용이 유행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선 비싼 무선인터넷 접속 요금 때문에 이용자들 대부분이 벨 소리나 게임 내려받기 같은 초보적 이용에만 머물고 있다. 또 통신회사들도 고화질 화면이나 카메라 같은 하드웨어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다 보니 무선데이터 통신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소홀했다. 전문가들은 무선 인터넷 시장이 발전하려면 정부나 통신사들이 먼저 무선망을 개방해 소비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이에 걸맞은 콘텐츠 발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01-01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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