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 70년 소회…말 아닌 슈베르트 연주로 표현

‘건반 위의 구도자’ 70년 소회…말 아닌 슈베르트 연주로 표현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6-03-30 23:53
수정 2026-03-3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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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70주년 기념 앨범·독주회
생의 찬란함·원숙함 동시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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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7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음악 인생을 회고하며 최근 발매한 슈베르트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데뷔 7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음악 인생을 회고하며 최근 발매한 슈베르트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악은 천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은 그중 하나죠. 그래도 되도록 많은 면모를 알고자 노력하는 게 우리의 인생이니까.”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에게 2026년은 조금 특별하다. 1946년생으로 꼬박 여든 살이 된 그가 데뷔 70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백건우는 열 살 때인 1956년 해군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무대를 선보이며 음악인으로 삶을 시작했다. 해군교향악단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신이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만난 백건우는 담담하게 음악 인생 70년을 회고했다.

“슈베르트는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작곡가입니다. 어떤 작품은 작곡가가 구상한 흔적이 보이는데, 슈베르트의 곡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 같아요. 때로는 이 음악이 인간이 쓴 건가 싶기도 해요. 천국에서 온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죠.”

팔순으로 접어들었음에도 백건우는 여전한 현역이다. 탄생 80년, 데뷔 70년을 자축하는 앨범을 최근 발매했다. 지난 26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발매된 새 앨범 ‘슈베르트’는 백건우 음악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칭할 만하다. 노(老)연주자가 평생에 걸쳐 탐구한 슈베르트 음악의 정수가 담겨 있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3번, 14번, 18번, 20번이 수록됐다. 어떤 해답을 구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 어떨 때는 음악이 스스로 노래하도록 두는 것. 백건우가 이번 음반을 녹음하면서 깨달은 것들이다.

“(슈베르트를) 13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것이지만, 특별히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 같지 않아요. 늘 내 안에 있었던 거죠.  내가 곡을 선택한 게 아니라 곡이 나를 선택했다고들 하잖아요. 필연적이라고 할까요.”

자신의 생일인 5월 10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선보인다. 앨범과 마찬가지로 독주회에서도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려준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20번을 연주하는데, 두 곡은 각각 작곡가의 청년기와 노년기를 대표한다. 삶의 두 장면을 한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써 백건우는 생의 찬란함과 원숙함을 동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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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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