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서울시발레단…몸짓으로 잇는 두 개의 서사

국립현대무용단·서울시발레단…몸짓으로 잇는 두 개의 서사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25-10-13 00:12
수정 2025-10-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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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계적 안무가 ‘더블빌’ 주목

현대무용단 ‘김성용·윌리엄 포사이스’
춤의 본질·유기적 움직임 등 탐구

서울시발레단 ‘한스 판 마넨·허용순’
음악 맞춰 감정·인간관계 등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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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크롤’.
국립현대무용단 ‘크롤’.


세계적인 안무가의 대표작과 한국 무용계를 주도하는 안무가의 신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더블빌’ 공연이 서울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에 나란히 오른다. 더블빌은 하나의 접점으로 연결된 두 개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는 방식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11월 8~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더블 빌: 김성용 & 윌리엄 포사이스’를 선보인다.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신작 ‘크롤’(Crawl)과 미국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의 대표작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One Flat Thing, reproduced)은 안무가의 고유한 안무 방법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크롤’은 김 감독이 구축한 움직임 방법론인 ‘프로세스 인잇’을 바탕으로 춤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안무가와 무용수 간 역할의 벽을 허물고 서로가 감각을 깨우면서 움직임을 개발하는 과정(프로세스)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무용수들을 ‘프로세서’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의 움직임은 치열한 생존, 버티고 나아가는 힘, 그 속에 일렁이는 수많은 감정을 드러낸다. 김 감독은 “안무가, 무용수의 몸으로 표출한 감정은 주관적이라 정답이 아니다. 관객이 공연을 보면서 각자 감정을 떠올리고 해석을 담아내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은 한국 초연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창작을 한 포사이스는 수많은 모던발레 작품을 만들었고 세계 유명 발레단이 그의 작품을 주요 레퍼토리로 갖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유럽과 미국 무용단이 여러 차례 공연하고 있다.

작품은 격렬하고 위태로운 움직임 속에서 대위법 구조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포사이스의 연구법을 드러낸다. 무용수 동선은 테이블이라는 구조로 제한되지만 위·아래·사이로 변하고 교차하며 유기적 움직임을 보여 준다. 이번 공연을 위해 오디션을 거쳐 한국인 무용수들을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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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


서울시발레단은 ‘한스 판 마넨×허용순’을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네덜란드 출신 무용 거장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Kammerballett)와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무가 허용순의 ‘언더 더 트리스 보이시스’(Under The Trees’ Voices)로 구성했다.

캄머발레는 지난해 아시아 초연에서 큰 호응을 받은 서울시발레단이 재공연한다. 검정, 주홍, 노랑, 진갈색 등 네 가지 색상의 레오타드(상·하의가 연결된 옷)를 입은 무용수 8명이 카라 카라예프,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존 케이지가 작곡한 피아노곡에 따라 감정과 관계를 풀어낸다. 지난해 노련한 기술과 감정 연기로 찬사를 받은 발레리나 김지영이 올해는 작품 지도자이자 출연자로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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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순의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에치오 보소(1971~2020)를 향한 헌정이다. 그의 동명 교향곡 2번을 활용해 만든 무용작은 지난해 3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극장에서 초연하며 음악과 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받았다. 무대에는 보소를 상징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빨강, 분홍, 파랑 등 다양한 색감의 의상으로 그의 삶과 인간관계, 음악의 영감 등을 표출한다.
2025-10-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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