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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경희 서울시의원, 서울시발레단 연습공간 확보 등 세종문화회관 장기 운영 대책 촉구

    민경희 서울시의원, 서울시발레단 연습공간 확보 등 세종문화회관 장기 운영 대책 촉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경희 의원(국민의힘·강남1)은 제339회 임시회 중 열린 세종문화회관 소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서울시발레단의 불안정한 연습 환경을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 4일 열린 회의에서 민 의원은 발레단이 체계적인 기반 없이 임시방편식 공간 이동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효성 있는 중·장기 연습공간 확보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민 의원은 서울시발레단이 제 기량을 발휘하고 시민에게 제대로 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연습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작 세종문화회관의 연습공간 운영계획은 질의 때마다 설명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지난 질의에서는 발레단이 이전한 뒤 공간을 활용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이번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답변하고 있다”며 “어디에서 얼마나 사용할지도 정하지 않은 채 현재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종합연습실을 발레단에 배정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발레단에 공간을 내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 기간과 방식에 대한 계획 없이 비어 있는 공간을 그때그때 돌려쓰는 방식으로는 발레단의 연습여건이 근본적으로 나아질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발레단의 노들섬 이전 여부와 시기를 조속히 명확히 밝혀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전 계획이 오리무중이라 발레단이 당장 어디서 연습을 이어가야 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투명한 행정이 방치될수록 예술단의 안정적인 운영은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노들섬 공사 및 시설 운영 계획과 관련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다고 시인하며, 앞으로 서울시와 손잡고 활용 방안을 지속해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민 의원은 “세종문화회관과 노들섬 담당 부서의 입장이 서로 달라서는 안 된다”며 “관계 부서가 함께 논의해 발레단이 장기적으로 어디에서 연습공간을 확보할 것인지 확정된 계획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종합연습실이 기존 오페라단의 대형 공연 연습 등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발레단의 공간 부족을 오페라단의 연습공간을 줄여 메우는 방식은 예술단 사이에 부족분을 떠넘기는 결과가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발레단도, 오페라단도 각자 필요한 연습량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민 의원의 지적이다. 민 의원은 “발레단 연습실을 해결하고 나니 다시 오페라단 연습실이 부족해지는 식의 ‘돌려막기식 공간 운영’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세종문화회관 소속 예술단 전체의 연습공간 수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본부장은 “관련 부서 간 협의를 총괄하는 것은 문화본부의 역할”이라며 “그동안 문제가 있었던 만큼 관계 부서와 협의해 향후 계획을 명확히 정리하고 서면으로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민 의원은 “추경을 통해 예산을 투입하기 전에 해당 공간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부터 명확해야 한다”며 “노들섬 활용 가능성과 세종문화회관 내 공간 재배치를 포함한 중·장기 연습공간 운영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이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예술단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전폭적으로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이러한 지원이 일회성 처방에 그치지 않고, 명확히 확정된 중장기 계획의 토대 위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야 함을 거듭 역설했다.
  • 200년 버틴 슈베르트 선율… 시적 몸짓일까 인간의 욕망일까

    200년 버틴 슈베르트 선율… 시적 몸짓일까 인간의 욕망일까

    슈푹 ‘일곱 번째 파랑’… 아시아 초연음악, 부분만 흐르면서 춤과 조화“한국 무용수, 배움 목마른 듯 질문”에크만 ‘선인장’… 위계적 평가 풍자속도감·진지함 속 인간 과시욕 직시“의미 찾는 자신 발견하고 웃게 돼” 올해는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의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초연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창단 2년이 된 서울시발레단은 200년을 버틴 선율에서 갈라져 나온 두 세계를 한 무대에 올린다. 오는 14~1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더블 빌(한 주제로 두 작품을 묶은 공연) ‘죽음과 소녀’에서 크리스티안 슈푹(왼쪽)의 ‘일곱 번째 파랑’(Das siebte Blau·2000년 초연)과 알렉산더 에크만(오른쪽)의 ‘선인장’(Cacti·2010년 초연)을 나란히 놓았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을 이끄는 슈푹은 ‘죽음과 소녀’를 처음 들었던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여덟 살 무렵 여름방학에 우연히 들은 음악이 살아가는 내내 자신에게 되돌아왔다고 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기자들과 만난 슈푹은 음악에 대해 “죽음에 두렵다는 느낌보다 아름답다는 감각을 주는 시적인 작품”이라면서 “음악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춤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음악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원칙이었다”고 소개했다. 음악이 전곡이 아니라 장면에 따라 부분만 흐르면서 “음악과 안무가 서로 대화하는 구성”을 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우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밝은 부분을 보여주는 부분을 지나 마지막 순간은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했다”며, “누구나 각자의 시간과 삶이 있고 그 안에서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일곱 번째 파랑’이라는 제목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무용수가 몇 명이냐(일곱 쌍),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파랑)는 물음이 그대로 남았다. 26년간 여러 발레단을 거치면서 정확한 재현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안무는 “박물관의 박제처럼 다루는 것”도, “정해진 답”도 아니라 “새로운 답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며, 배움에 목말라 있더라”면서 “내 춤을 추는 그들에게 내가 어떻게 화답할지, 무엇을 바꾸고 수용할지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이다. 에크만의 ‘선인장’은 예술을 규정하려는 태도를 겨눈다. 서면으로 만난 에크만은 “당시 소수의 평론가가 하룻밤 사이에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 상처받은 취약함에서 출발했지만 나 자신을 포함한 시스템 전체를 웃어넘기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사람들이 의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예술적 경험처럼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규정하기 어려운 것까지 전문성을 내세우면서 위계를 만들고 확신을 과시하는 인간의 욕구를 직시했다”고 했다. 이어 16년이 지난 지금 그 권위는 사라진 게 아니라 흩어졌다고 진단하면서 “누구나 즉각 반응을 올리지만 무엇이 보일지는 알고리즘이 정한다. 때로는 알고리즘이 가장 강력한 비평가”라고 말했다. 무대 위 선인장에 대해서는 해석을 사양했다. 작품의 의도대로 선인장의 의미를 찾으려는 태도는 “함정이라기보다 거울”이라며 “공식적인 의미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철저한 진지함 속에 유머”를 두고, 공연은 “빠른 속도감과 강한 리듬”으로 무장하는 게 그의 작업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매몰된 현대인을 풍자한 ‘해머’(지난해 11월), 집단적 최면과 광기를 그린 ‘한여름 밤의 꿈’(6월)으로 국내 관객에게 보여준 그의 작품 철학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일곱 번째 파랑’에는 강효정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임수정 취리히발레단 솔리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선인장’에는 이상은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 리드 수석과 리앙 시후아이 서울시발레단 발레마스터가 함께한다. 이번에는 콰르텟21과 엘랑콰르텟이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 세계의 K별들 돌아온다… 8월 발레 극장 설렘 경보

    세계의 K별들 돌아온다… 8월 발레 극장 설렘 경보

    한 무용수를 위해 맞춤 제작한 작품에는 각별함이 있다. 몸의 쓰임과 감정 연기까지 살핀 안무가가 애정으로 빚어낸 결과라 그렇다. 지난주말 서울 예술의전당과 나루아트센터에서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를 위한 세계 초연작이 나란히 무대를 채웠다.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내린 ‘우리 시대 에투알 2026’은 파리오페라발레(POB)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의 큐레이션에 이탈리아 라스칼라발레단 에투알 니콜레타 마니, 미국 뉴욕시티발레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 등이 합류한 무대다. 문을 연 ‘달빛’은 POB 전 에투알이자 안무가인 장 기욤 바르가 박세은에게 헌정한 솔로 무용작으로,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에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라이브로 함께했다. 박세은이 “숨을 쉬면서 편안하게 출 수 있는 춤”이라 소개한 대로, 테크닉 대신 음악의 결을 따라간 솔로는 뒤이은 화려한 파드되들과 온도 차를 선명하게 만들었다. ‘호두까기 인형’과 ‘백조의 호수’, ‘춤 모음곡’에 ‘라바야데르’로 이어지면서 정교하면서도 우아한 발놀림의 프랑스, 테크닉의 기준이자 드라마의 정석인 이탈리아, 속도와 음악성을 앞세운 미국 신고전주의라는 세계 발레의 세 축을 한 무대에서 견줄 수 있었다.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에선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세컨드 솔리스트 정서현이 ‘원 플러스 원’을 초연했다. 그를 가장 잘 아는 같은 발레단 리허설 디렉터 겸 안무가 허용순은 토슈즈를 벗은 정서현의 표현력이 어디까지 뻗는지를 경쾌하게 드러냈다. 두 공연으로 시작한 8월, 발레의 밀도는 한층 높아진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선 서울시발레단 창단 2주년 기념작 ‘죽음과 소녀’(14~16일)가 오른다. 한 주제로 두 작품을 묶은 더블빌로, 올해 초연 200주년을 맞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를 공통분모 삼아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아시아 초연)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선인장’을 교차한다.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이 주역을, 취리히발레단 솔리스트 임수정이 특별 출연을 맡는다. 같은 날 유니버설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기획한 ‘백조의 호수’가 막을 올린다.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를 얹은 정통 판본으로, 11회에 여섯 커플이 오페라극장을 장식한다.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이 16·19일 객원 주역으로 홍향기와 짝을 이룬다. 21~23일엔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공연 ‘리: 무브 에라(RE : MOVE ERA)’가 해오름극장에서 이어진다. ‘백조의 호수’를 마친 전민철이 마린스키 선배이자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나란히 선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수석무용수 안재용, 워싱턴발레단 이은원,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솔리스트 한성우·박선미도 재학생과 함께한다. 현대무용과 한국 창작춤으로 채운 22~23일 무대까지, 예약 서버를 마비시킬 만큼 관심이 쏠렸다. 안재용은 앞서 8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 선다. 개관 15주년 기획 ‘최태지의 발레 오픈 리허설-를르베: 다시, 무대 위로’에서 국립발레단을 거쳐 같은 발레단에서 뛴 윤혜진과 몬테카를로의 대표 레퍼토리 ‘도베 라 루나’를 춘다. 한국발레협회 ‘K발레월드’는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25~30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다.
  • 스승의 마름질, 내 몸에 맞춘 춤… 고국 무대 오르다

    스승의 마름질, 내 몸에 맞춘 춤… 고국 무대 오르다

    ‘8년 만의 고국 무대’ 정서현항상 허 안무가 조언 성실히 연구‘오네긴’ 감독 “전생에 춤 췄을 것”“공연 뒤 관객에게 여운 남았으면”‘2001년부터 안무가 활약’ 허용순 2인무로 다시 짠 ‘안나 카레니나’토슈즈 벗고 추는 ‘원 플러스 원’ “다른 두 면 보여주는 무대였으면” 한 무용수를 위해 안무가가 옷을 두 벌 지었다. 한 벌은 기존 전막에서 한 장면을 떼어내 새로 손봤고, 다른 한 벌은 처음부터 그의 몸에 맞춰 마름질했다. 29일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 8월 1~2일 서울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서 안무가 허용순(63·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리허설 디렉터)과 이 발레단 세컨드 솔리스트 정서현(25)이 함께 만드는 무대 이야기다. 정서현이 추는 전막 발레 ‘안나 카레니나’ 가운데 파드되(2인무)와 5분 30초짜리 신작 ‘원 플러스 원’(One+One)은 정반대의 성격을 갖는다. 토슈즈를 신고 추는 드라마 발레와 토슈즈를 벗고 추는 경쾌한 소품, 안무가가 의도한 대비다.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만난 허 안무가는 “서현이가 외국에 나갔다 돌아와 처음 서는 무대라 서로 다른 두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허 안무가가 러시아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소설을 바탕으로 안무해 석 달 전 튀르키예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안나와 브론스키, 카레닌의 3인무를 이번 무대를 위해 2인무로 다시 짰다. 8분 동안 브론스키에 대한 안나의 사랑과 아들에게 돌아가려는 모성이 부딪히며 감정선을 끌어낸다. ‘원 플러스 원’은 한국인 발레리나와 멕시코 발레리노 모이세스 카라다 팔메로스가 “너무나 다른 존재가 함께 춤춘다”는 의미로, 작품은 라이벌처럼 각자를 밀어붙이다 같은 호흡으로 포개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강렬한 리듬에서 살사풍으로 넘어가는 이스라엘 작곡가 란 바뇨의 ‘톰스’(Toms)를 배경음악 삼았다. 해외로 떠난 지 8년 만에, 자신을 위한 작품으로 고국 무대에 서는 정서현은 “떨리지만 설레는 마음이 조금 더 크다”고 했다. 두 시즌째 정서현을 지도해 온 허 안무가는 이 젊은 무용수를 두고 ‘성실’과 ‘연구’라는 단어를 반복해 썼다. 정서현은 잠들기 전 최소 30분씩 그날 받은 지도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자, 허 안무가는 “조언을 주면 그다음 날 와서 그걸 보여주면서 ‘이거 괜찮은가요’ 하고 물어본다. 그런 무용수는 외국에서도 드물다”고 덧붙였다. 정서현은 귀국 직전 존 크랑코(1927~1973)의 ‘오네긴’ 공연을 끝냈다. ‘오네긴’ 공연권을 가진 리드 앤더슨 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예술감독이 직접 캐스팅해, 수석무용수 강효정과 주역인 타티아나를 나눠 맡았다. 허 안무가는 “앤더슨이 ‘서현은 전생에 춤을 많이 췄을 거다’라고 하더라”며 그의 감각과 실력을 에둘러 전했다. 정서현은 “무대에서 제가 느끼지 못하면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을 남기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허용순의 안무도 그 지점에 닿는다. 2001년 뒤셀도르프발레단에서 만든 첫 안무작 ‘그녀는 노래한다’(Elle Chante) 이후 25년간 그는 관객에게 숙제를 안기는 추상적인 안무를 경계해 왔다. 지난해 서울시발레단과 작업한 에치오 보소(1971~2020) 헌정작 ‘언더 더 트리스 보이시스’, 광주시립발레단과 함께한 ‘로미오와 줄리엣’ 등도 명확한 감정 표현과 생동감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관객과 무용수, 안무가인 저, 그리고 음악까지 넷의 조합에 완벽은 없어요. 그래도 공연이 끝나고 ‘아, 됐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아르코 썸 페스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번 공연에선 최수정 라이프치히발레단 리드 댄서, 윤서후 파리오페라발레단 쉬제, 양종예 다이라쿠다칸 수석무용수도 오랜만에 고국 관객과 만난다. ‘레이몬다’, ‘백조의 호수’ 같은 익숙한 작품부터 국내 초연작 ‘천지창조’, ‘정체불명 X의 소환’까지 무대에 오른다.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예술감독을, 장광열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 지역·장르·세대 그 경계 넘어…뭘 좋아하든, 다 준비한 무대

    지역·장르·세대 그 경계 넘어…뭘 좋아하든, 다 준비한 무대

    8개 축제 통합브랜드로 8~9월 공연아비뇽 초청 ‘리퀴드사운드’ 등 참여 서울 바깥과 장르의 변방에서 자라온 축제들이 올여름 ‘아르코 썸 페스타’라는 이름 아래 모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1일 발표한 2차 라인업의 8개 축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창작부터 유통까지, 청년부터 원로까지 지역 예술이 스스로 순환하는 ‘생태계’다. 2002년 강원 춘천시의 무용 축제로 출발해 25년째를 맞는 춘천공연예술제(8월 11~15일)는 올해 주제 ‘환희’ 아래 2026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 단체 리퀴드사운드의 ‘OffOn 연희해체프로젝트Ⅱ’ 등을 준비했다. 이윤숙 예술감독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지역 예술가와 스태프, 시민들이 재능과 자원을 나누며 함께 만들어 왔다”며 “춘천 예술가들에게는 서울 무대를 통해서 작품을 소개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기회”라고 소개했다. 부산발레페스티벌(8월 20~22일)은 수도권 밖에서 발레의 저변을 넓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 안무가들의 신작 무대인 청년안무가전에서 출발해 국립발레단·서울시발레단 등이 함께하는 프로발레 갈라, 시민과 청소년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프로그램까지 많은 발레 단체가 한 무대에서 협력하는 구조를 짰다. 춤&판 고무신춤축제(8월 27일~9월 5일)는 차세대부터 원로까지 여러 세대 춤꾼이 전통춤과 한국창작춤을 나눠 추며 세대를 잇는다. 61주년을 맞은 동래민속예술축제(9월 19~20일)는 국가무형유산 동래야류와 동래학춤을 거리로 끌어내고 전수학교 공연을 함께 배치해, 무형유산의 전승을 축제의 뼈대로 삼았다. 기반이 약한 장르에는 통합 브랜드가 실질적 버팀목이 된다. 전자음악과 사운드아트, 전통 악기의 융합을 실험하는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9월 17~20일)의 오예민 한국전자음악협회 회장은 올해 주제인 ‘시간 합성’을 언급하며 “과거 소리들의 울림과 현재의 기술을 합쳐 미래 지향적인 음악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영리 단체이다 보니 인력이나 홍보에 부족한 점이 있었는데, 썸 페스타가 이 지점을 메워줘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클래식에 인공지능(AI)과 미술, 문학을 결합한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8월 25일~9월 3일)은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의 구스타프 말러(1860~1911) 무대 등으로 국제적 스펙트럼을 더한다. 농촌우수마당극큰잔치(9월 4~6일, 충북 청주 초정행궁)는 발전차 없이 조명과 음향을 최소화한 친환경 무대에서 국가무형유산 ‘통영오광대’ 등을 올리고, 대한민국마당극축제(9월 11~13일, 광명시민운동장)는 마당극패 우금치의 ‘적벽대전’ 등으로 배우와 관객이 한 마당에서 호흡하는 원형을 이어간다.
  • “외국서 탐내는 한국 무용수 실력… K발레의 오늘을 확인하는 시간”

    “외국서 탐내는 한국 무용수 실력… K발레의 오늘을 확인하는 시간”

    “콘텐츠 개발·안무가 양성 시기세계로 연결하는 플랫폼 기대”‘공명’ 주제로 15개 작품 무대에창작 40주년 맞은 ‘심청’ 개막작 “한국 무용수의 실력은 외국 유명 발레단도 탐낼 만큼 탁월합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안무가를 양성해야 할 시기예요.”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16회를 맞은 대한민국발레축제에 대해 “국공립 단체와 민간 단체, 기획자와 창작자,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발레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발레 페스티벌로, ‘공명’(ECHO)을 주제로 엄선한 클래식, 컨템퍼러리, 창작 등 15개 작품을 오는 6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공연한다. 김 감독은 “지역 발레단은 훌륭한 창작 발레 작품을 제작해도 보여줄 무대가 많지 않았던 아쉬움을 달래고, 관객들은 한국 발레의 오늘을 확인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무용단체들이 협업을 하고 자연스럽게 발레계가 연결되면서 함께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로 활약한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발레축제 예술감독과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개막작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5월 1~3일)이다. 창작 40주년을 맞은 ‘심청’은 세계 12개국 40여 도시에서 공연한 대표적인 창작 발레로 꼽힌다. 정구호 연출가의 ‘테일 오브 테일즈’ (5월 22~23일), 무토와 최수진·이루다 안무가가 손잡은 ‘발레아리랑’(6월 6~7일)은 기획 신작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오른다. ‘테일 오브 테일즈’는 ‘라 실피드’, ‘지젤’ 등 고전 발레 속 여성 무용수를 한 명의 인물로 설정해 순응, 사랑, 붕괴 등 다양한 감정을 풀어낸다.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경희대 교수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주인공을 연기한다. 무토의 박훈규 연출은 ‘발레아리랑’을 두고 “아리랑 (선율이) 없는 아리랑”이라면서 “아리랑은 어려웠던 삶 속에서 마음에 서 있는 커다란 벽”이라고 설명했다. 1부는 벽 앞에 놓인 현실과 절망, 2부는 벽을 뚫고 나가는 연대를 그린다. 대본을 쓰고 12개 음악을 만든 뒤 최수진 안무가와 이루다 안무가가 각각 1부와 2부에 춤을 입히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춘천발레단의 코믹 발레 ‘세비야의 이발사(브라보 휘가로)’는 5월 27일, 광주시립발레단의 ‘해적’(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발레 안무 버전)은 5월 30일에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다. 6월 3일에는 서울발레시어터 ‘피에스타’와 와이즈발레단의 ‘프리다’가 관객을 만난다. 공모 심사로 선정된 신진 안무가들의 공연은 두 편씩 묶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올린다. 6월 11~12일 아함아트프로젝트의 ‘낫아웃’(안무 함도윤)과 신현지 B 프로젝트의 ‘휴먼’, 6월 16~17일 녹색달의 ‘도깨비잔치’(안무 박경희)와 무브먼트 몸의 ‘도깨비의 춤’(안무 권세현), 6월 20~21일 부산 아이디발레단의 ‘에센셜’(안무 이주호)과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의 ‘드로셀마이어’(안무 김성민)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하는 서울시발레단의 ‘인 더 뱀부 포레스트’(5월 15~17일)는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여한다. 7월 4일 강원 춘천시 백령아트센터에선 지역 발레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대한민국발레축제 in 춘천’을 공연한다.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詩로 채워진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詩로 채워진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가 시로 채워진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5·26일 세종 대극장 무대 위에서 ‘리딩&리스닝 스테이지’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무대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에게 새로운 극장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된 ‘세종 인스피레이션’의 올해 첫 프로그램이다. 무대 위에서 시인이 낭독하고 관객은 객석에 앉아 이를 듣는, 전통적인 방식의 낭독회 구도는 아니다. 관객은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마련된 특별 좌석에 앉아 텅 빈 3000여석의 객석을 바라보며 사유에 젖는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이는 27개 공연과 관련된 음악을 선곡해 네 가지 테마로 묶은 뒤 이것과 결이 비슷한 27권의 시집을 선정해 무대 위에 비치한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음악과 함께 좋아하는 시집을 읽으며 활자가 주는 사유와 음악의 상상력이 포개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마는 ‘응시와 호흡’, ‘상실과 대면’, ‘위로와 온기’, ‘부활과 환희’다. 한국문학 대표 시인선 중 하나인 문학동네시인선에 있는 시집 중에서 이런 테마와 어울리는 네 개의 시집을 선정해 낭독하는 시간도 가진다. 신이인 시인의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과 서울시뮤지컬단의 ‘더 트라이브’, 박연준 시인의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과 서울시발레단의 ‘Bliss & Jakie’, 고명재 시인의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과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보엠’, 임유영 시인의 ‘오믈렛’과 서울시발레단의 ‘죽음과 소녀’,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와 서울시발레단의 ‘In the Bamboo Forest’ 등으로 짝을 맞췄다. 실제 신이인, 박연준, 고명재, 임유영, 한여진이 나와서 시를 읽고 독자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세종문화회관은 극장이 단순한 관람의 공간을 넘어 새로운 예술 경험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힙’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짧고 강렬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장르인 시의 힘이 재발견되고 있는데, 이 트렌드를 반영한 절묘한 기획으로 보인다. 지난 6일 티켓을 오픈했는데 1시간 만에 매진돼 오는 19일 오후 2시 소량의 티켓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한다.
  • 몸짓에 담아낸 혁신과 클래식

    몸짓에 담아낸 혁신과 클래식

    지난해 1059개 무용작(서양·한국·대중)이 2064차례 무대를 장식했고 75만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1월 14일 기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통해 나타난 흐름을 보면 무용 공연은 2021년 671회, 2022년 834회, 2023년 875회, 2024년 900회로 완만한 상승선을 그리다가 지난해엔 가파르게 증가했다. 해외 인기작들을 불러오면서 관객층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올해도 관객들의 눈높이를 더욱 높일 작품들이 펼쳐진다. ●양대 발레단의 레퍼토리 대결 국립발레단은 ‘백조의 호수’(4월 7~12일)로 올해의 문을 연다. 낭만 발레의 정수 ‘지젤’(10월 13~18일), 드라마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11월 10~15일), 연말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12월 12~27일)까지 다채롭게 준비했다. 모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현대 발레 두 작품을 묶은 ‘더블 빌’(5월 8~10일·서울 GS아트센터)에선 영국 로열발레단 상주안무가인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와 현대 발레의 상징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봄의 제전’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1913)은 바슬라프 니진스키(초연 안무)부터 모리스 베자르, 케네스 맥밀런, 피나 바우슈 등 당대의 안무가들이 한 번쯤 도전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2014년 한국 초연을 한 글렌 테틀리 버전(1974)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2026년은 ‘한국 창작발레의 역사부터 클래식 대작까지’로 정리된다. 한국 창작 발레의 상징으로 꼽히는 ‘심청’(5월 1~3일 예술의전당)이 창작 4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다. 국립극장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른 ‘심청’은 한국 고전과 서양 발레를 조화시키며 전 세계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예술의전당과 공동기획으로 준비한 ‘백조의 호수’(8월 14~23일)에 이어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 2~4일)도 명단에 올렸다. 마린스키 스타일의 화려하고 정교한 연출로 13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받는 작품이다. 천재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의 베자르 발레 로잔(BBL)이 25년 만에 서울을 찾아 상징적 작품 ‘볼레로’, ‘불새’와 함께 아시아 초연작 ‘햄릿’(4월 23~24일 GS아트센터) 등을 선보인다. 명문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으로 국내 초연한다. 5월 16~17일 예술의전당 공연을 전후해 화성예술의전당과 대전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한다. ●현대무용 ‘아이콘’들의 내한 현대 무용에선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혁신의 아이콘’들이 연이어 내한해 무용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웨인 맥그리거는 국립발레단과 선보이는 ‘인프라’에 앞서 자신의 무용단과 ‘딥스타리아’(3월 27~28일 GS아트센터)를 공연한다. ‘웨인 맥그리거 시리즈’를 기획한 GS아트센터는 최첨단 기술을 무용, 시각예술과 결합한 ‘딥스타리아’와 함께 몸과 기계의 교감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운영한다. GS아트센터는 이어 조각가 코헤이 나와와 안무가 다미앵 잘레가 협업해 장르의 특징을 응축한 ‘플래닛[방랑자]’(6월 25~26일)를 올린다. 28일에는 신작 퍼포먼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아트센터 서울은 ‘관객들이 놓쳐서는 안 될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한다’는 모토에 걸맞게 눈에 띄는 작품들을 세웠다. 독보적인 무용 언어를 구축해온 크리스탈 파이트가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받은 ‘어셈블리 홀’(6월 5~7일)로 첫 내한 무대를 연다. 인간의 내면, 권력과 폭력 같은 주제를 정밀한 군무로 구현했다. 지난해 한국 무용계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 ‘해머’의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이 ‘한여름 밤의 꿈’(6월 12~14일)을 들고 다시 방한한다. 북유럽 백야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축제를 현대 발레극으로 펼쳐냈다. 2015년 로열 스웨덴발레 초연 당시 건초 더미 위에서 펼쳐지는 폭발적인 군무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발명가이자 혁신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에크만은 세종문화회관·서울시발레단 초청으로 ‘선인장(Cacti)’도 올린다.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죽음과 소녀’를 공통분모로 ‘캣티’와 크리스티안 슈푹의 ‘죽음과 소녀’(8월 15~1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를 ‘더블 빌’로 묶었다. 에크만의 작품이 유머와 풍자가 어우러졌다면 슈푹의 작품은 특유의 시적인 연출과 음악의 정서가 녹아들어 있다. ●신진 안무가들의 실험적 작품도 국립현대무용단은 신진 안무가 정록이와 정재우의 ‘더블 빌: 머스탱과 개꿈’(4월 3~5일)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여러 작품에서 실력을 입증해온 김보라 안무가의 ‘내가 물에서 본 것’(6월 12~14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한국 초연한 윌리엄 포사이스 안무가의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을 이재영 안무가의 ‘메커니즘’, 정철인 안무가의 ‘비보호’와 엮어 ‘트리플 빌’(10월 2~4일)로 올린다. 두 작품 모두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 2026년 세종문화회관 키워드는 “재미·전율·감동”

    2026년 세종문화회관 키워드는 “재미·전율·감동”

    “올 한 해 여러 공연과 행사를 열면서 세종문화회관을 극장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공간으로 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상의 전율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2026 세종문화회관 사업 설명회’에서 안호상 사장은 내년 사업의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넷플릭스와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답이고, 그 핵심은 한국의 예술가, 즉 창작자와 퍼포머(실연자)”라면서 “K컬처 허브, 경험하는 극장, 시민이 만드는 극장으로서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세종문화회관이 준비한 작품은 총 27편(226회 공연)으로, 산하 예술단별 레퍼토리 17편과 신작 10편(예술단 8편, 기획·공동주최 2편)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대표 공연인 ‘믹스드 오케스트라 26’(4월 16일)으로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시도하고, 상주 작곡가 이하느리의 신작을 연주한다. 실내악을 기반으로 한 ‘일노래’(7월 3일)는 노동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김홍도의 회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리즈 ‘신풍류전’(9월 4일)은 음악과 시각적 상상력을 결합해 친밀한 국악으로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서울시무용단은 올해 초연한 ‘스피드’(5월 1~3일)를 더 확장된 규모로 다시 올리고, 서울굿을 모티브로 한 창작 신작 ‘무감서기’(9월 10~13일)를 준비했다. ‘무감서기’는 한국 전통 굿 중 서울에 남은 굿으로, 마지막 뒤풀이 부분이다. 윤혜정 서울시무용단장은 “‘무감서기’로서 진정한 복을 받는다고 한다. 더불어 관객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작곡가 이하느리가 맡았고, ‘스테이지 파이터’의 기무간이 조안무로서 참여하고 출연도 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40년 만에 선보이는 주세페 베르디의 대작 ‘나부코’(4월 9~12일)도 눈에 띈다. 성서 속 바빌로니아 왕국의 거대한 서사를 담은 작품으로, 자유와 신념을 노래하는 장엄한 합창과 극적인 전개를 압도적인 무대로 보여준다. 양준모, 서선영, 최지은, 전승현, 임채준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전 세계가 사랑하는 명장면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통해 모두가 함께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면서 “마치 오페라판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이 준비한 더블빌(하나의 접점으로 연결된 두 개 작품) 공연은 더욱 화제성이 짙다. 세계적 안무가 샤론 에얄·가이 베하르의 ‘재키’와 요한 잉거의 ‘블리스’(3월 14~21일), 슈베르트 음악으로 풀어낸 크리스티안 슈푹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죽음과 소녀’(8월 15~16일)를 선보인다. 안무가 강효형과 거문고 연주가 박다울이 협업한 한국 창작 발레 ‘대나무 숲에서’(5월 15~17일)도 관심을 끈다. 고인이 된 거장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미학을 집약한 ‘올 포 한스 판 마넨’(11월 19~22일)에선 올해 공연한 ‘캄머발레’와 ‘5 탱고스’, ‘그로세 푸게’까지 엮어 컨템포러리 발레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예정이다. 서울시합창단의 ‘카르미나 부라나’(5월 21일)도 주목할 만하다. 합창단 단원들이 다시 올리고 싶은 공연으로 첫손 꼽은 작품이다. 20세기 합창 명곡에 합창단의 깊고 풍부한 하모니를 얹고, 창작 발레 ‘갓’으로 알려진 윤별발레컴퍼니가 가세하면서 운명과 인간 내면의 희로애락을 펼쳐놓는다. 서울시극단은 빅데이터 시대의 정보 권력과 여론 조작을 다룬 ‘빅 마더’(3월 30~4월 26일), 한국 사회의 욕망과 집단 심리를 해부하는 ‘아.파.트.’(10월 24~11월 14일)를 무대에 올린다. 아울러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6월 9~27일)과 ‘크리스마스 캐럴’(12월 1~27일), 공동주최 신작인 영국 심리 스릴러 연극 ‘와스프’(WASP·3월 8일~4월 26일)와 재일 극작가 정의신의 대표작 ‘스미레 미용실’(9월 12일~10월 3일)이 무대에 오른다.
  • 안무 경력 70년, 그 자체로 장르…거장 안무가 한스 판 마넨 별세

    안무 경력 70년, 그 자체로 장르…거장 안무가 한스 판 마넨 별세

    고전 발레와 현대 무용을 융합해 추상적이고 간결하며, 때론 세련되고 관능적인 안무 스타일로 발레계의 피에트 몬드리안(추상화가), 해럴드 핀터(극작가), 또는 잔니 베르사체(디자이너)라고 불렸다. 70년간 안무를 하며 전 세계 극장에서 자신의 무용작을 올린 한스 판 마넨은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다. “오로지 그 자체로 무용계의 한스 판 마넨”(안나 키셀고프 뉴욕타임스 수석 무용평론가)이었다. 90세가 넘어서도 무용 리허설에 참여하고 네덜란드 문화계에 큰 존재감을 보인 거장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이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3세. 1932년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교외에서 태어난 판 마넨은 10대에 안무가 소니아 개스켈이 이끄는 무용단에서 잠시 무용 훈련을 받은 뒤 네덜란드 국립 오페라 발레의 예술감독인 프랑수아즈 아드렛을 찾아가 발레를 배웠다. 1951년 개스켈은 그를 다시 불러 전문 무용수로서 기회를 주었고, 그에게 안무를 제안했다. 이때 내놓은 첫 작품이 ‘올레 올레 라 마가리타’(1955)이다. 1957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오페라를 위해 만든 작품(Feestgericht)으로 그는 정부의 무용가상을 수상하며 그의 예술적인 역량을 인정받았고 본격적으로 안무 경력을 쌓아나갔다. 잠시 프랑스 파리로 떠나 롤랑 프티 발레단에 합류해 안무 세계를 확장했다. 1970년대에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상주 안무가, 1980년대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안무가로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2005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복귀해 사망할 때까지 수석 안무가로서 활약했다. 그는 70년간 150여편을 만들었고, 현재 세계 곳곳에서 90여개 무용단이 그의 작품을 공연하고 있다. ‘5탱고스’(1977)와 ‘캄머발레’(1995)는 최근 서울시발레단이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문화예술에 대한 헌신과 업적을 인정받아 유럽 최고 영예의 에라스무스상, 브누아 드 라 당스 평생공로상 등을 받았다.
  • 국립현대무용단·서울시발레단…몸짓으로 잇는 두 개의 서사

    국립현대무용단·서울시발레단…몸짓으로 잇는 두 개의 서사

    현대무용단 ‘김성용·윌리엄 포사이스’춤의 본질·유기적 움직임 등 탐구서울시발레단 ‘한스 판 마넨·허용순’음악 맞춰 감정·인간관계 등 표출 세계적인 안무가의 대표작과 한국 무용계를 주도하는 안무가의 신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더블빌’ 공연이 서울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에 나란히 오른다. 더블빌은 하나의 접점으로 연결된 두 개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는 방식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11월 8~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더블 빌: 김성용 & 윌리엄 포사이스’를 선보인다.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신작 ‘크롤’(Crawl)과 미국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의 대표작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One Flat Thing, reproduced)은 안무가의 고유한 안무 방법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크롤’은 김 감독이 구축한 움직임 방법론인 ‘프로세스 인잇’을 바탕으로 춤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안무가와 무용수 간 역할의 벽을 허물고 서로가 감각을 깨우면서 움직임을 개발하는 과정(프로세스)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무용수들을 ‘프로세서’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의 움직임은 치열한 생존, 버티고 나아가는 힘, 그 속에 일렁이는 수많은 감정을 드러낸다. 김 감독은 “안무가, 무용수의 몸으로 표출한 감정은 주관적이라 정답이 아니다. 관객이 공연을 보면서 각자 감정을 떠올리고 해석을 담아내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은 한국 초연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창작을 한 포사이스는 수많은 모던발레 작품을 만들었고 세계 유명 발레단이 그의 작품을 주요 레퍼토리로 갖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유럽과 미국 무용단이 여러 차례 공연하고 있다. 작품은 격렬하고 위태로운 움직임 속에서 대위법 구조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포사이스의 연구법을 드러낸다. 무용수 동선은 테이블이라는 구조로 제한되지만 위·아래·사이로 변하고 교차하며 유기적 움직임을 보여 준다. 이번 공연을 위해 오디션을 거쳐 한국인 무용수들을 선발했다. 서울시발레단은 ‘한스 판 마넨×허용순’을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네덜란드 출신 무용 거장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Kammerballett)와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무가 허용순의 ‘언더 더 트리스 보이시스’(Under The Trees’ Voices)로 구성했다. 캄머발레는 지난해 아시아 초연에서 큰 호응을 받은 서울시발레단이 재공연한다. 검정, 주홍, 노랑, 진갈색 등 네 가지 색상의 레오타드(상·하의가 연결된 옷)를 입은 무용수 8명이 카라 카라예프,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존 케이지가 작곡한 피아노곡에 따라 감정과 관계를 풀어낸다. 지난해 노련한 기술과 감정 연기로 찬사를 받은 발레리나 김지영이 올해는 작품 지도자이자 출연자로 함께한다. 허용순의 작품은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에치오 보소(1971~2020)를 향한 헌정이다. 그의 동명 교향곡 2번을 활용해 만든 무용작은 지난해 3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극장에서 초연하며 음악과 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받았다. 무대에는 보소를 상징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빨강, 분홍, 파랑 등 다양한 색감의 의상으로 그의 삶과 인간관계, 음악의 영감 등을 표출한다.
  • [세종로의 아침] 다시 떠올린 예술기관장 역할론

    [세종로의 아침] 다시 떠올린 예술기관장 역할론

    얼마 전 한 일간지에 서울 예술의전당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예술의전당이 소유한 마이너스 통장(마통) 한도를 80억원으로 늘리는 걸 논의 중이라는 얘기다. 연평균 7억~11억원 적자를 봤던 예술의전당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해 2023년 현재 결손금이 703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공연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마통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예술의전당이 수익을 낼 여지가 없는 상황이 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해외 공연장들은 식음료 사업을 직영해 관객들의 소비로 수입을 충당한다. 그런데 예술의전당은 2016년 직영 식음료 매장 대부분을 민간위탁사업으로 돌렸다. 당시 기획재정부의 지시사항이라고 했는데 실체를 아는 이는 없다. 현재 예술의전당에 있는 대형 매장들은 식음료 대기업의 차지가 됐다. 예술의전당이나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처럼 제작을 병행하는 문화예술기관은 흑자를 내기 어렵다. ‘국공립’이라는 수준에 걸맞은 예술단을 운영하고 연출, 무대, 조명, 의상 등 공연 제작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관람료를 올릴 수도 없다.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기관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흑자는 못 내도 수준 높은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적자 폭을 줄일 수는 있다. 지난 8월 세종문화회관은 주말마다 공연과 전시 관객들로 붐볐다. 넷째 주 주말엔 대극장(서울시무용단 ‘일무’), M씨어터(서울시발레단 ‘유회웅×한스 판 마넨’), S씨어터(싱크 넥스트 25 ‘문상훈과 빠더너스’)까지 모든 공연장이 전석 매진을 이뤘다. 세종문화회관의 객석 점유율은 2021년 82.99%에서 매년 상승해 2024년 92.08%까지 올라갔다. 공연장 이용객은 2021년 34만명에서 2024년 66만명으로 급증했다. 2030세대에 엄청난 호응을 얻는 ‘싱크 넥스트’는 첫해인 2022년 객석 점유율 75.4%(31회 공연·총관객 5581명)에서 2024년 90.9%(27회·6539명)로 역시 상승세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89.94점을 받았다. 역대 최고점이다. 때만 되면 무용론이 불거졌던 국립극장도 2010년대 초반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공연이 끊이지 않는 극장’으로 자리잡았다. 레퍼토리 시즌제는 사전 예산 계획에 따라 제작을 진행해 안정적인 공연 환경을 만들고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공연이 좋으니 관객이 몰리고 티켓 판매율도 올라 다음 시즌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꾸준히 길러 온 역량은 빛을 발해 지난해 국립극장 기획 공연 49건의 객석 점유율은 평균 89%를 찍었다. 국립무용단 ‘몽유도원무’와 창극단 ‘이날치전’, 국립국악관현악단 ‘신년음악회’ 등 7건은 100% 판매했다. 레퍼토리 시즌제 초반에 10% 안팎이던 2030세대 관객 비율은 이제 30%를 넘는다. 더이상 무용론은 없다. 저렴한 관람료로 좋은 공연을 본 관객들은 “이게 바로 세금의 맛”이라고 호응한다.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의 수십 년 역사를 살펴보면 당대의 부흥을 이끈 기관장은 모두 예술계에서 감각을 키우고 행정 실무 능력도 갖춘 사람이었다. 문화공간이 제시해야 할 예술적인 비전을 고민했고 문화 갈증을 풀어 줄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예산 문제를 해결하려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와 소통하는 건 기본으로 장착해야 할 능력이다. 예술가 출신이 예술단체 대표를 맡아 초반엔 행정적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소통 능력을 발휘하면서 단체 예산을 대폭 늘린 사례도 있다. 우리 문화예술계에는 예술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전문가들이 꽤 많다. 요즘 공연계 사람들을 만나면 누가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적합한지 이야기한다. 많은 사업이 직결되니 당연하다. 꼭 걸치는 말도 있다. “제발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을 보내는 것 좀 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두 달을 넘긴 예술의전당 사장 공백 기간이 제대로 된 전문가를 찾기 위한 시간이길 바란다. 최여경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흐름대로 빚어낸 몸짓, 관객들도 그저 느껴 주길”

    “흐름대로 빚어낸 몸짓, 관객들도 그저 느껴 주길”

    22일부터 ‘유회웅×한스 판 마넨’명작 ‘파이브 탱고스’의 한국 초연서울시발레단 창단 1주년 기념작무용수 겸 리허설 디렉터로 참여 발목 수술을 이겨내고 완전한 회복을 알리는 무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된 지 10년을 기념하는 시간, 그리고 네덜란드 출신의 무용 거장 한스 판 마넨(93)의 명작을 한국에서 초연하는 자리. 발레리노 최영규(35)에게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유회웅×한스 판 마넨’(22~27일)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최영규는 2006년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은상을 시작으로 비엔나 콩쿠르, 유스아메리카 그랑프리 등 국제콩쿠르를 석권하며 발레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1년에 유럽 메이저 발레단인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4년 만에 수석으로 승급했고, 현지에서 무용수에게 주어지는 영예인 라디우스상(2017)과 스완상(2022)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그에게서 뜻밖의 수술 소식을 들었다. 2년 전부터 좋지 않았던 발목이 결국 탈이 나면서 결국 지난 3월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두 달이 넘도록 움직이지 못하는 치명적인 상황을 겪었다. “쉬는 동안 몸에 대해 더욱 진지하고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됐다”는 그는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오래 춤을 출 수 있을까, 동작을 잘 할 수 있도록 내 몸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커피까지 완전히 끊었다고 했다. “많이 했던 작품이라 익숙하기도 하고 클래식 발레보다 무리가 덜 가는 컨템퍼러리 작품이라 공연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더니 작품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오는 22~27일 올리는 ‘유회웅×한스 판 마넨’은 유회웅 안무가의 ‘노 모어’(NO MORE)와 한스 판 마넨의 ‘파이브 탱고스(5 Tango’s)’로 구성했다. 두 개의 독립된 작품을 하나로 묶어 보여주는 ‘더블 빌’ 형식이다.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1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공연이기도 하다. 최영규는 ‘파이브 탱고스’에 무용수이자 리허설 디렉터(연습 지도자)로도 참여한다. 1977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초연한 ‘파이브 탱고스’는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누에보’를 음악으로 탱고의 열정과 발레의 정제된 움직임을 결합한 작품으로 세계 여러 발레단이 레퍼토리로 갖고 있는 명작이다. 서울시발레단은 그를 ‘한스 판 마넨의 스페셜리스트’라고 소개한다. 최영규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컨템포러리 발레를 7~8편 소화하는데, 한스의 작품은 1년에 한 편 정도 공연한 듯하다”면서 “엄청난 안무가의 작업을 가까이에서 보고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한스 판 마넨의 작품에 대해 “그의 안무는 음악성과 함께 다른 동작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소개했다. “작품을 시작할 때 음악을 먼저 듣고 ‘내가 이걸 춤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면서 안무가의 의도와 접목해 본다”는 그는 “한스도 정확하게 동작을 ‘이렇게 하라’고 지적하기 보다는 어떤 느낌인지 얘기를 해주는데 그걸 따라가다 보면 내 느낌이 나오고 원하는 게 나오면서 정말 멋진 공연으로 남게 되더라”고 떠올렸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미래에 안무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지도에도 관심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춤을 추는 게 너무나 즐겁다”고 했다. “다쳐서 쉬던 기간에 내 몸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몸을 사용하는 것도 알게 됐고요. 이젠 무대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되니 작품에 대해 여러 실험도 해보고 싶고 무대에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보고 싶기도 하고. 여튼 지금은 무대에 서는 게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파이브 탱고스’ 역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감정, 파트너와의 교감,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핵심이라고 했다. “머리를 비우고 무용수들의 영감으로 채워 놓는 무대, 그 순간에 집중하는 무대가 관객들에게 더 멋진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광기와 즉흥의 분출… 몸짓, 음악으로 진화하다

    광기와 즉흥의 분출… 몸짓, 음악으로 진화하다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광기를 쏟아낸다. 광인의 내면에서 한판의 레슬링이 벌어진다. 아득한 공포와 팽팽한 긴장이 감돈다.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인터미션 이후 새롭게 시작하는 무대에서는 분방한 재즈와 함께 즉흥의 유희가 펼쳐진다. 서울시발레단의 야심작 ‘워킹 매드 & 블리스’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스웨덴 출신 세계적 안무가 요한 잉거의 두 작품을 묶어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 작품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동시대적 발레’가 무엇인지를 고찰한다. 양극단에 놓인 두 개의 발레를 보며 관객은 인간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생각한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다. 먼저 ‘워킹 매드’가 30분간 펼쳐진다. 객석을 어슬렁거리는 수상한 남자가 보인다. 그가 무대에 올라가면 막이 열린다. 뒤편에서 커다란 벽이 밀려오는데, 막아서도 소용없다. 무용수들은 벽을 없애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벽과 ‘함께’ 춤춘다. 잉거는 “벽은 또 다른 무용수”라고도 했다. 무대가 한 인간의 내면이라면 벽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다. 무용수들은 벽을 활용하거나 넘나들기도 하며 광기로 가득한 내면을 탐험한다. 때때로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끝없는 반복 속에서 나름의 미학을 획득하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대표작 ‘볼레로’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볼레로가 끝나면 ‘알리나를 위하여’가 울려 퍼진다.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곡이다. 발레리나와 발레리노 두 사람이 만드는 파드되(2인무). 그러나 우리가 알던 파드되는 아니다. 남녀 사이의 강렬한 격정과 사랑을 표현하는 그 파드되 말이다. 자신들의 몸을 팽팽히 맞세우는 두 무용수. 각자의 존재를 신체로써 증명하려는 레슬링이다. 촘촘한 자기주장은 광기의 난장으로 폐허가 된 내면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구축한다. 그게 무엇일까, 생각하는 사이 막이 내린다. 잉거는 ‘여정’이라는 말로 작품을 설명했다. “‘워킹 매드’는 현실을 벗어난 인간이 꿈속으로 떠나는 여정이다.” ‘블리스’는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의 음악을 사용한다. 1975년 독일 쾰른 오페라하우스에서 1시간 정도 즉흥 연주했던 실황이다. 잉거는 “음악을 들으며 그 순간을 최대한 포착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블리스’의 무대는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여러 가지 안무가 말 그대로 ‘분출하는’ 느낌이다. 재즈는 즉흥적이다. 그러나 즉흥이 즉흥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방종에 불과하다. 재즈가 아름다운 건 자유로운 가운데서도 무너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서다. 각 무용수는 신체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탄성으로 나름의 ‘재즈적 희열’을 춤에 담아낸다. 무대가 끝날 때쯤 쉽고도 경쾌한 동작이 반복된다. 공연 후 로비에서 이 동작을 따라 하는 관객도 있었다. 발레는 어떻게 관객에게 가닿는가. 공연을 하루 앞두고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잉거는 ‘블리스’를 어떻게 관람하면 좋을지 묻는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작품은) 춤의 순수한 즐거움을 포착하려는 시도다. 해석이나 이론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 생각하지 말아라.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 시작된 줄도 몰랐다…이 낯선 몸짓의 자유[공연리뷰]

    시작된 줄도 몰랐다…이 낯선 몸짓의 자유[공연리뷰]

    세계적 안무가 나하린 작품 재해석시간·공간 허물고 무대의 개념 확장틀 깨려 연습 때는 거울도 못 보게 해 무용수들의 몸짓은 경련에 가깝다. 마치 가위눌린 육체에서 풀려나려는 몸부림 같달까. 신체가 무용의 형식이라면 영혼은 그 내용이다. 그러나 강박적인 동작의 반복 속에서 둘은 와해한다. 해방의 꿈은 과연 이뤄질 것인가. 오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발레단의 현대무용 ‘데카당스’는 여러 측면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이 1993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한 작품 가운데 8개를 발췌해 재구성했다. 무대 위에서 무용수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위가 난장처럼 펼쳐진다. 어려울 것으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뚜렷한 철학적 메시지가 몸의 이미지를 타고 날아와 뇌리에 박힐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관객에게 달렸다. 여유가 있다면 공연 시작 30분 전에 미리 와 보는 게 좋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무용수가 무대에서 열심히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을 것이다. 관객은 어리둥절하다. 몸을 푸는 것인지 아니면 공연을 시작한 것인지. 이렇게 공연은 처음부터 관객의 고정관념을 흔든다. ‘시작’은 공연과 공연 아닌 것의 경계다. 하지만 그것의 뚜렷한 구분은 있는가. 무대가 암전되고 나오는 안내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잊으세요. 당신이 아는 모든 걸.” 발레단의 작품이지만 ‘호두까기 인형’이나 ‘지젤’ 같은 걸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까지 알던 발레는 없다. 안무가는 무용수에게 끊임없이 “익숙한 한계를 넘어설 것”을 종용한다. 실제로 무용수는 무대 위에서 그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하고자 노력한다. 관객도 마찬가지다. 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무용수의 움직임을 보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 큰코다친다. 무용수는 관객을 끊임없이 일으켜 세운다. 심지어는 무대 위로 끌고 올라온다. 시작의 개념을 흩뜨리며 공연과 공연 아닌 것의 경계를 허물었던 것처럼 공연은 무대와 무대 아닌 것 사이의 벽도 깨 버린다. 그렇게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는 ‘제4의 벽’이 깨진다. 좁디좁은 무대로만 한정됐던 무용수의 공간은 세계 전체로 확장된다. 무용수들은 다양한 몸짓을 구현한다. 고전 발레 동작도 있고 ‘막춤’으로 보이는 것도 있다. 어떤 동작은 감전된 것처럼 꿈틀거리는가 하면 아예 춤이 아니라 경련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있다. 고전 발레가 인간의 몸을 통해 정돈되고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면, 나하린을 위시한 현대무용가들은 공간 안에 던져진 신체 그 자체를 탐구한다. 나하린의 안무 속 움직임 언어를 ‘가가’라고 한다. 그가 과거 바체바 댄스 컴퍼니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던 당시 개발했다. 가가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신체와 그것을 운용하는 ‘나’ 사이에 느껴지는 감각을 깊이 음미하는 것으로 정의하면 조금 가까울까. 그는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무용수들에게 거울을 보고 연습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언급했었다. 신체와 세계가 아니라 ‘나’와 신체 사이의 감각이 먼저라는 철학이 반영된 것일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종교, 민족 따위가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용은 아름답다. 우리의 몸은 감옥이다. 하지만 춤은 거기서부터 자유롭게 해 준다. 같은 움직임이 반복된다. 하나는 나를 울게 하는데, 다른 하나는 나를 잠들게 만든다. 이 차이는 무엇인가?”
  • 이해할 수 없는 몸짓 너머 ‘예술가의 고뇌’

    이해할 수 없는 몸짓 너머 ‘예술가의 고뇌’

    ‘인잇’ 반복 속 깊이 등 철학 다뤄‘솔로 프로젝트’ 亞 무용수 집결‘캄머발레’ 판 마넨·김지영 합작 언뜻 보면 그저 ‘이해할 수 없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조금만 마음을 차분히 정돈하면 그 너머 예술가의 고뇌 같은 게 보일 것이다. 그 작은 빛을 감지했다면 일단 성공이다. 국내 공연계에서 무용과 발레는 공연의 여러 장르 가운데서 가장 ‘마이너한’ 것으로 꼽힌다. 저변이 그리 넓지 않다는 뜻이다. 현대무용이나 컨템퍼러리발레는 더욱 그렇다. 무용수가 여기에 도전하는 것도, 극장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어려운 결정의 결실들이 올해 관객과 만난다. 굵직한 작품 몇 개를 뽑아 소개한다. 오는 3월 21~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인잇’은 단장 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안무가 김성용의 작품이다. 다양한 국적의 아시아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단순함 속의 복잡성’, ‘반복 속의 깊이’, ‘무의식과 의식의 공존’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몸짓으로 표현한다. 세계를 둘로 가르고 그것이 어떻게 대립하는지만 좇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용은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무용수들과 함께 오는 11월 신작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공연의 ‘더블 빌’(다른 작품을 한 공연으로 이어서 올리는 것)로 동시대 가장 혁신적인 안무가로 꼽히는 거장 윌리엄 포사이스의 ‘원 플랫 싱, 리프로듀스드’(One flat thing, reproduced)도 선보인다. 한국의 미나유, 홍콩의 무이척인, 일본의 야마다 세쓰코 세 무용수가 펼치는 ‘솔로 프로젝트’가 오는 6월 6~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미나유는 미니멀리즘 연출을 통해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고 평가받는 무용수다. 그와 함께 홍콩과 일본을 대표하는 안무가들이 각 30분간 무대를 이끌어 간다. 동시대 아시아 무용의 현재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출범한 서울시발레단은 ‘국내 최초 컨템퍼러리발레단’이라는 것에 정체성과 의의를 두고 있다. 창단 2년 차인 올해는 더욱 다부진 계획으로 관객과 만나고자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발레단은 올해 총 4편의 공연을 통해 7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한스 판 마넨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의 대표작을 소화한다. 이는 아직 저변이 넓지 않은 국내 컨템퍼러리발레 분야에서 관객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여기에 서울시발레단만의 신작도 개발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해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 판 마넨의 ‘캄머발레’를 오는 10월 말 다시 무대에 올린다. 판 마넨은 ‘무용계의 몬드리안’으로도 불리며 현대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안무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에 특별출연한 안무가 김지영이 작품 지도자 겸 출연자로도 참여해 관심을 끈다. 이 작품과 함께 더블 빌로 공연되는 발레는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안무가 허용순의 ‘언더 더 트리스 보이스’다. 이 외에도 나하린의 ‘데카당스’(3월), 잉거의 ‘워킹 매드’(5월) 등이 기대된다.
  • 설, 서울 구석구석 즐기기... 신비로운 설치미술 볼까, 작고 소중한 곤충 만날까

    설, 서울 구석구석 즐기기... 신비로운 설치미술 볼까, 작고 소중한 곤충 만날까

    서울에 살아도 살기가 바빠 서울 즐기기가 쉽지 않다. 긴 설 연휴, 가족과 함께 평소 못 가본 서울 구석구석을 보고 체험하면 어떨까.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서울 4대 고궁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무료로 문을 연다. 창덕궁 후원을 제외하면 모두 무료다. 평소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는 종묘도 같은 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특별한 선물도 나눠준다. 28일부터 30일 사이 흥례문 광장을 찾으면 푸른 뱀을 그린 깃발을 든 수문장과 고양이를 그린 세화를 준다. 세종문화회관 공간 큐레이팅 프로젝트 ‘더 코너’서울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은 연휴 기간 내내 문을 연다. 세종문화회관을 찾는다면, 대극장과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을 활용한 공간 큐레이팅 프로젝트 ‘더 코너’를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공연장 계단과 연습실 로비를 작품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예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기존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객들은 대극장 로비 계단을 오르내리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적 미학과 현대적 감각의 예술작품 총 11점을 선정해 대극장 북측, 남측 계단과 서울시발레단 연습실에서 전시한다. 대극장 북측 계단에서는 김선형 작가의 ‘가든 블루(Garden Blue)’ 시리즈가, 남측 계단에서는 최영욱 작가의 ‘카르마(Karma)’시리즈가 관객을 맞는다.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공간에서는 10m 높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형태의 이성옥 작가 설치 작품 ‘자연의 소리’를 전시한다. 전시는 오는 5월 25일까지 계속된다. 20년 만에 돌아온 서울숲 ‘곤충식물원’곤충,식물에 관심이 많은 자녀, 조카가 있다면 서울숲을 찾는 것도 좋다. 서울숲의 ‘곤충식물원’이 정비를 마치고 약 20년 만인 지난 7일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1800㎡, 2층 규모의 곤충식물원에는 바나나, 파파야, 공작야자, 금호선인장 등 100여 종의 열대식물을 심었다. 또 장수풍뎅이, 왕사슴벌레 등 5종의 작은 곤충과 붕어 등 어류와 설카타 육지거북 등 30여 종의 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정기 휴무일인 월요일(27일)을 제외하면 설 연휴에도 정상적으로 문을 연다. 동절기(11~2월) 현재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북촌마을 ‘핫플’ 백인제가옥서 사진전북촌마을의 핫플(핫플레이스·명소)인 백인제가옥의 사랑채 마당에서는 오는 28일까지 포토이벤트 사진전을 한다. 백인제가옥은 북촌의 대표적인 근대한옥이다.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가 살던 곳이다. 백인제가옥에서는 2021년부터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포토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람객이 인증샷을 찍어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중 매월 한 작품을 선정, 개인 동의를 구한 후 서울역사박물관 도시유적전시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한다. 매년 당선된 12개 작품을 다음 연도 1~2월에 야외전시용 철제 액자로 제작한 후 사진전을 개최한다. 전시가 끝나면 사진 액자들은 당선자들에게 무료로 증정한다. 백인제가옥은 사시사철 배경과 분위기가 색다르다. 매년 선정된 인증샷을 통해 백인제가옥의 아름다운 풍경을 엿볼 수 있다.
  • ‘퉁소소리’ ‘일무’ ‘파우스트’… 세종문화회관 ‘BEST 11’ 선보인다

    ‘퉁소소리’ ‘일무’ ‘파우스트’… 세종문화회관 ‘BEST 11’ 선보인다

    올해 ‘제작극장 선언’을 한 세종문화회관이 연극 ‘퉁소소리’를 비롯해 모두 11편의 레퍼토리 작품을 선보인다. 23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국내외 무대에서 검증받은 서울시예술단의 레퍼토리를 2025년 시즌 라인업에 대거 담았다. 레퍼토리는 상시 공연이 가능한 극장의 고유 작품을 말한다.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화제를 모은 서울시극단의 연극 ‘퉁소소리’,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전회차 매진을 기록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 4년 연속 매진을 기록한 서울시합창단의 ‘헨델, 메시아’, 방송인 이금희가 해설을 맡은 ‘가곡시대’, 클래식과 국악이 어우러지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믹스드 오케스트라의 ‘넥스트 레벨’, 서울시발레단의 ‘캄머발레’ 등이 레퍼토리로서 무대에 오른다. ●공연 86% 예술단 작품 구성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공연 29편 중 86%인 25편을 예술단 작품으로 구성하는 등 예술단 중심 기조를 펼칠 방침이다. 다양한 신작도 선보인다. 국내 유일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하며 지난해 창단한 서울시발레단은 요한 잉거의 ‘워킹 매드’와 ‘블리스’ 두 작품을 아시아 최초로 공연한다. 잉거는 ‘무용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안무가다. 오하드 나하린의 ‘데카당스’도 선보인다. 영국국립발레단 리드 수석 이상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 최영규가 올해 객원 수석으로 함께한다. ●오페라 ‘아이다’ ‘마술피리’ 공연 서울시무용단은 서양철학 개념 ‘미메시스’(모방)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작품을 공연한다. 한국 춤의 뿌리인 장단과 속도를 변주한 ‘스피드’도 무대에 올린다.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은 ‘소망’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준비했다. 주세페 베르디의 명작 ‘아이다’와 인기 공연 ‘오페라 갈라’, 야외 오페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등이다. 서울시관현악단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공연 ‘헤리티지’를 개최한다. 영화 ‘올드보이’의 주제곡을 만든 이지수 작곡가 등이 함께한다.
  • 아이수루 서울시의원, 서울시발레단 운영 문제점 지적…“기초연구 없이 무리한 추진 우려”

    아이수루 서울시의원, 서울시발레단 운영 문제점 지적…“기초연구 없이 무리한 추진 우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아이수루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이 지난 14일 제327회 정례회 세종문화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 발레단의 창단 및 운영 과정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지적, 개선을 촉구했다. 아이수루 부위원장은 서울시 발레단이 설립 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할 ‘타당성 조사’ 없이 창단을 강행한 점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 발레단은 지난 2023년 2월 공식 창단 발표와 8월 첫 공연을 진행했지만, 이를 위한 기초 연구인 ‘서울시발레단 설립 타당성 조사 및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는 창단 9개월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최종 결과물이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수루 부위원장은 “서울시 발레단이 기초 연구 없이 무리하게 추진됐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발레단 내외부로부터 계속해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무용수들 간에도 갈등이 발생한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행인 것은 안정적인 조직 구조도 갖추지 못한 상황임에도 직원들과 무용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신생 조직인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먼저 운영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 급할수록 돌아가는 미덕을 보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세종로의 아침] 세종문화회관을 다시 짓자

    [세종로의 아침] 세종문화회관을 다시 짓자

    서울시청을 출입하며 의무감이랄까, 시 산하 출연기관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두 편을 관람했다. 하나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공연 ‘한여름밤의 꿈’, 다른 하나는 공연 중단으로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였다. 오후 6시 30분쯤 퇴근해 광화문역 근처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여유있게 공연장에 도착하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극장이 있으니, 광화문에서 직장생활하는 편리함이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전 세계 다른 대도시처럼 수도 한가운데 이 같은 대극장을 세운 건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두 공연 모두 2층 좌석을 예매하며 ‘기후동행카드 할인’을 받았다. 서울 시민 9명 중 1명이 쓴다는 기후동행카드인데, 티켓오피스 직원은 그런 카드는 처음 봤다는 듯 낯설어하는 눈치였다(말이 나온 김에 이왕이면 임신부나 기후동행카드 소지자는 티켓 할인율이 좀더 높았으면 좋겠다. 출산과 기후위기 모두 심각한 시대인데 국가유공자보다 할인율이 낮을 이유가 없다). 세종문화회관을 너무 오랜만에 찾았기 때문일까. 2층으로 가는 길은 낯설었고, ‘구역-열-좌석번호’ 순이 아닌 열 구분 없이 1번부터 번호가 붙는 좌석시스템은 매번 올 때마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세종문화회관에 대한 ‘진짜 불만’은 좌석에 앉으면서부터 시작한다. 서울시발레단의 ‘한여름밤의 꿈’에서는 일단 2층에서 봐도 넓은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발레를 하기엔 다소 큰 무대 위에서 무용수들은 100m 달리기를 하듯 뛰어다녀야 하고 음향은 귀를 피곤하게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세운 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서울시발레단이라는데, 세종대극장은 그 꿈을 담기에는 크다 못해 광활하기까지 하다. 슬그머니 복귀한 ‘논란의 테너’와 환갑을 앞둔 ‘까칠한 소프라노’가 출연한 ‘토스카’는 어땠나. 한 시대를 풍미한 안젤라 게오르기우를 한국에서 다시 보는 것에 대한 감흥과 과연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함께 품고 2시간여 공연을 지켜보며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 극장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 한번 크게 느껴졌다. 3000석 규모의 세종대극장은 오페라를 올리기에는 너무 크고 잔향도 짧아 늘 객석에서 불만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이 오페라에서는 마이크를 쓴다는 의심도 적지 않다. 아무리 실력 좋은 가수도, 최정상급 악단도 이런 무대에서 관객에게 만족을 주기는 어렵다. 오 시장은 정확히 2년 전인 2022년 10월 프랑스 파리 출장 중에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과연 임기 내에 시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어차피 한두 번 나온 얘기도 아니고, 시정엔 우선순위로 둘 게 한두 개가 아닌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오 시장은 독일 함부르크 출장 중에 ‘엘프필하모니’를 바라보며 ‘제2세종문화회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현 세종문화회관을 그대로 두고 제2, 제3의 세종을 만든다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차라리 세빛섬을 애초 시작부터 콘서트홀로 구상했다면 ‘아시아의 엘프필하모니’는 이미 한참 전에 서울에 있었을 것이다. 세종대극장은 ‘모든 장르의 공연을 담아낼 수 있는 종합예술 공간’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과 어떤 창으로도 못 뚫는 방패를 같이 파는 상인을 두고 ‘모순’이라는 말이 유래했다던가. 마찬가지로 어떤 장르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목적 공연장은 목적이 없는 공연장이고, 모든 장르를 다 올리겠다는 공연장은 그 어떤 장르도 만족시키지 못할 뿐이다. 실현 가능성은 없다지만 이러나저러나 ‘회관’을 공연장으로 다시 짓는 게, 적어도 그런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공연장이 언제까지 오페라 무대에서 마이크를 쓴다는 의심을 받아야 하는가. 안석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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