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모질었지만… 100년 전 엄마들의 발랄하고 강인했던 청춘

삶은 모질었지만… 100년 전 엄마들의 발랄하고 강인했던 청춘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11-30 20:48
수정 2022-12-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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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 원작
‘사진신부’로 하와이 간 세 여인
서로 버팀목 돼 역경 이겨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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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의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무대화한 동명 뮤지컬 배우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무대인사에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금이 작가의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무대화한 동명 뮤지컬 배우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무대인사에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엄마에게도 젊고 꿈 많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쉽게 잊어버린다. 우연히 엄마가 젊었던 날의 흔적을 마주하게 되면 마음이 괜히 뭉클해지곤 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를 장식하고 있는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엄마가 예뻤던 시절의 기록을 딸 펄이 우연히 접하고 이야기를 펼치는 뮤지컬이다.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의병활동으로 아버지를 여읜 버들, 결혼 두 달 만에 과부가 된 홍주, 무당의 손녀라는 이유로 수많은 돌팔매질을 당해 온 송화. 열여덟 꽃다운 이들은 저마다의 꿈과 희망을 좇아 중매쟁이가 가져온 남자들의 사진을 보고 ‘사진신부’가 돼 포와(하와이)로 간다.

희망을 품고 이역만리로 떠났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사진과 달리 나이 많은 남편과 극심한 노동의 나날이다. 좌절할 일만 가득해 보이는 막막한 현실이지만 세 친구는 서로의 버팀목이 돼 새로운 땅에서 조금씩 자신의 삶을 일궈 나간다. 100년 전 그 시절 꽃다웠던 엄마들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에도 진한 감동을 전한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한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한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원더보이’, ‘다시, 봄’에 이어 서울시뮤지컬단이 올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덕희 단장은 “‘파친코’, ‘미나리’ 등 여러 작품을 통해 한국인의 디아스포라(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집단을 형성하는 것)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조선에서 살기 힘들어 떠난 세 여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고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역경을 이겨 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각색을 맡은 오미영 작가는 “소설에선 버들을 중심으로 한 서사인데 뮤지컬은 송화와 홍주의 이야기를 조금 더 부각시키고,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가 별로 없어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송화와 홍주의 관계로 연대를 그려내고, 태완은 낭만적인 인물로 표현하면서 송화의 연인으로 준혁이란 인물을 등장시켰다. 태완은 잘생기고 성실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준혁 역시 특유의 유쾌함으로 여주인공들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다.
세 주인공은 함께 동업하며 고단함을 이겨 나간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 주인공은 함께 동업하며 고단함을 이겨 나간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버들은 홍지희·이혜란, 홍주는 정은영·이수정, 송화는 임지영·주다온, 태완은 박영수·허도영, 준혁은 정동화·김범준이 맡았다. 펄은 이선주가 맡았다. 홍지희는 “꿈 많고 여린 소녀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엄마가 되고 어떻게 변해 가는지 이해할 수 있게끔 고민하고 연습했다”고, 이혜란은 “매사에 강인한 버들의 성격이 보여서 강인하고 책임감 있는 버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각자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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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기를 펼쳐 과거를 소환해 관객들을 울고 웃기는 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기다리는 반전도 흥미롭다. 공연은 오는 11일까지.
2022-12-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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