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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감사할 따름”… 한국에 빠진 ‘서부의 아가씨’

“자가격리? 감사할 따름”… 한국에 빠진 ‘서부의 아가씨’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6-28 17:14
업데이트 2021-06-29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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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1~4일 예술의전당서 국내 초연

푸치니 대표작… 19세기 美 배경 서부극
술집 주인·무법자·보안관 사이 사랑 다뤄

코로나 탓 작년 4월 예정서 올해로 연기
베르티 “다시 작품 시작, 축하 파티 했죠”
양준모 “유럽과 달리 열린 무대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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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국내 초연된다. 바리톤 양준모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테너 마르코 베르티 등 주역 3인방과 성악가들은 첫 무대라는 책임감과 관객들과 만남을 앞둔 기대에 가득 차 연습에 한창이다. 국립오페라단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국내 초연된다. 바리톤 양준모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테너 마르코 베르티 등 주역 3인방과 성악가들은 첫 무대라는 책임감과 관객들과 만남을 앞둔 기대에 가득 차 연습에 한창이다.
국립오페라단
푸치니의 실험적 역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다음달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공연을 앞두고 지난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주역 3인방은 “한국 관객에게 첫선을 보이게 돼 영광”이라며 들뜬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서부의 아가씨’는 1907년 푸치니가 뉴욕에서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뒤 1910년 메트로폴리탄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서부극을 다채로운 아리아로 한 편의 영화처럼 그린다.

강인하며 주도적인 성격의 술집 주인 미니, 금을 약탈하려다 미니에게 반해 버린 무법자 딕 존슨(일명 라메레즈), 미니를 연모하며 강도를 쫓는 보안관 잭 랜스의 엇갈리는 사랑을 역동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푸치니의 ‘나비부인’, ‘토스카’, ‘라 보엠’ 등 감상적인 선율과 달리 과감한 불협화음을 사용하고, 미국 전통음악과 통속민요 등을 차용한 개성 뚜렷한 아리아가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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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국내 초연된다. 바리톤 양준모(아래 사진 왼쪽부터) 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테너 마르코 베르티 등 주역 3인방. 연합뉴스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국내 초연된다. 바리톤 양준모(아래 사진 왼쪽부터) 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테너 마르코 베르티 등 주역 3인방.
연합뉴스
미니 역을 맡은 아르메니아 출신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지만 음악이 많이 어려워 성악가들도 캐릭터 맡기를 꺼리고 완벽히 이 역할에 맞는 인물을 찾기도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여기 완벽한 세 명이 모이게 됐다”고 자신했다. 유럽 무대에서 ‘서부의 아가씨’를 여섯 차례나 공연했다는 딕 존슨 역의 마르코 베르티는 “음악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라 준비 기간이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길지만 인상주의 느낌이 강해 듣자마자 풍경이 그려지는 영화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애초 지난해 4월 막을 올릴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로 미뤄졌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달 18일 국내에 들어와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연습에 들어갔다. 나흘간 단 두 차례 무대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긴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페라 전막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는 게 거의 2년 만”이라는 바바잔얀은 “여기 왔다는 자체가 가치 있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베르티도 “다시 작품을 시작한 것에 축하파티를 했을 정도로 극장에 서는 게 저희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안관 잭 랜스를 맡은 바리톤 양준모는 “유럽 많은 나라는 록다운이 되었지만 한국은 이렇게 무대가 열려 있다는 걸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초연인 만큼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이번만큼은 음악의 디테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밖에 2013년 국립오페라단 ‘돈 카를로’로 호흡을 맞춘 이탈리아 지휘자 피에르토 리초를 비롯해 연출을 맡은 니콜라 베를로파 등 제작진들도 첫 한국 무대에 애정을 담뿍 담고 있다.

세 사람이 펼치는 ‘서부의 아가씨’는 다음달 1일과 3일 만날 수 있다. 2일과 4일 공연에선 소프라노 이윤정(미니 역), 테너 국윤종(딕 존슨 역), 최기돈(잭 랜스 역)이 무대에 오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6-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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