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1~4일 예술의전당서 국내 초연
푸치니 대표작… 19세기 美 배경 서부극술집 주인·무법자·보안관 사이 사랑 다뤄
코로나 탓 작년 4월 예정서 올해로 연기
베르티 “다시 작품 시작, 축하 파티 했죠”
양준모 “유럽과 달리 열린 무대 보여줄 것”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국내 초연된다. 바리톤 양준모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테너 마르코 베르티 등 주역 3인방과 성악가들은 첫 무대라는 책임감과 관객들과 만남을 앞둔 기대에 가득 차 연습에 한창이다.
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서부의 아가씨’는 1907년 푸치니가 뉴욕에서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뒤 1910년 메트로폴리탄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서부극을 다채로운 아리아로 한 편의 영화처럼 그린다.
강인하며 주도적인 성격의 술집 주인 미니, 금을 약탈하려다 미니에게 반해 버린 무법자 딕 존슨(일명 라메레즈), 미니를 연모하며 강도를 쫓는 보안관 잭 랜스의 엇갈리는 사랑을 역동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푸치니의 ‘나비부인’, ‘토스카’, ‘라 보엠’ 등 감상적인 선율과 달리 과감한 불협화음을 사용하고, 미국 전통음악과 통속민요 등을 차용한 개성 뚜렷한 아리아가 특색이다.
19세기 미국 골드러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가 국내 초연된다. 바리톤 양준모(아래 사진 왼쪽부터) 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테너 마르코 베르티 등 주역 3인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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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지난해 4월 막을 올릴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로 미뤄졌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달 18일 국내에 들어와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연습에 들어갔다. 나흘간 단 두 차례 무대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긴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페라 전막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는 게 거의 2년 만”이라는 바바잔얀은 “여기 왔다는 자체가 가치 있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베르티도 “다시 작품을 시작한 것에 축하파티를 했을 정도로 극장에 서는 게 저희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안관 잭 랜스를 맡은 바리톤 양준모는 “유럽 많은 나라는 록다운이 되었지만 한국은 이렇게 무대가 열려 있다는 걸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초연인 만큼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 이번만큼은 음악의 디테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밖에 2013년 국립오페라단 ‘돈 카를로’로 호흡을 맞춘 이탈리아 지휘자 피에르토 리초를 비롯해 연출을 맡은 니콜라 베를로파 등 제작진들도 첫 한국 무대에 애정을 담뿍 담고 있다.
세 사람이 펼치는 ‘서부의 아가씨’는 다음달 1일과 3일 만날 수 있다. 2일과 4일 공연에선 소프라노 이윤정(미니 역), 테너 국윤종(딕 존슨 역), 최기돈(잭 랜스 역)이 무대에 오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6-29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