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재개발 전면 재검토해야”…국가유산청, 강력대응 예고

“종묘 앞 재개발 전면 재검토해야”…국가유산청, 강력대응 예고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26-01-26 12:51
수정 2026-01-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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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2025.11.6 뉴스1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2025.11.6
뉴스1


국가유산청이 서울 종묘 앞 재개발을 추진하는 서울시와 종로구에 강한 유감을 드러내며 “서울시가 이달 말까지 유네스코의 공식 서한에 답하지 않으면 현장 실사를 요청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2일 종로구가 보내온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 통합 심의에 따른 협의’ 문서를 검토한 결과 “세계유산 종묘 보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회신했다고 26일 밝혔다.

종로구 측은 지난해 10월 말 서울시가 세운4구역에 들어설 수 있는 건물 높이를 최고 71.9m에서 145m로 변경한 점을 들어 국가유산청에 협의 및 검토 의견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유산의 적절한 보존 방안에 대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국가유산청장의 발굴 조사 완료 조치 없이는 공사 추진 자체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세운4구역 일대에는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2022년 5월부터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2년간 발굴 조사를 진행했다. 한울문화유산연구원·한강문화유산연구원·수도문물연구원 등 3곳이 구역을 나눠 조사한 결과 조선시대 도로 체계를 엿볼 수 있는 흔적 등이 여럿 발견됐다.

특히 세운상가와 인접한 ‘가’ 조사 지역에서는 이문(里門), 배수로 흔적도 확인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이문은 마을을 보호하고 침입자를 단속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운 인공적 장치를 뜻한다.

발굴 조사에서 가치가 높은 유산이 발견되면 발굴 장소에 두는 현지보존, 유산 전부나 일부를 옮기는 이전보존 등을 결정해야 한다. 현재 현장에 임시 보호 조치되거나 별도 시설에 보관한 상태다.

SH공사는 유구(遺構·과거 토목건축 구조와 양식의 실마리가 되는 자취) 보존 방안을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에 제출했으나 구체성이 떨어져 심의가 보류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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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세운4구역 건물 가상도. 2026.1.23 국민의힘 서울시당 제공
서울시 고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세운4구역 건물 가상도. 2026.1.23
국민의힘 서울시당 제공


국가유산청은 “현재 상황은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부득이한 지연이 아니라 매장유산과 관련한 법정 절차의 불이행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종로구는 위원회 심의 결과가 충분히 반영된 최종 설계도서를 마련해 통합 심의를 진행하는 것이 절차상으로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은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공식 서한에도 답할 것을 촉구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지난해 3월과 11월 두 차례 한국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종묘 앞 재정비사업이 세계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라고 요청했다.

11월 보낸 서한에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HIA) 결과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고 공식 자문기구의 검토가 끝날 때까지 사업 승인을 중단하도록 했다. 유네스코는 한 달 이내에 회신해 달라고 했지만 서울시는 반응하지 않고 있다. 세운4구역이 유산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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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1월 30일까지 서울시 회신이 없으면 이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공유하고 종묘 앞 개발 사업에 대한 현장실사를 즉각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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