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에 연극 관람객 사실상 반토막

메르스 여파에 연극 관람객 사실상 반토막

입력 2015-06-11 08:16
수정 2015-06-1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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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세월호보다 심각…중소규모 연극에 타격 집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연극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사실상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전염을 우려해 다중이용시설인 극장에 방문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관객 감소는 중소규모 연극에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뮤지컬 흥행은 여전해 양극화 현상도 나타난다.

◇ 연극 예매 40% 감소…아동·노인 대상 연극 ‘직격탄’

11일 온라인 티켓 예매사이트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5월 마지막 주에 비해 6월 첫째주 연극 예매율이 4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실제로 연극단체로부터 메르스로 인한 연극계 피해 상황을 접수하는 서울연극협회 담당자는 “극장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관객이 거의 반토막 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극계 관계자도 “어떤 공연은 관객과 출연 배우 수가 비슷한 상황”이라며 “이렇다 보니 공연을 그만둘 수도 없고, 계속하자니 손해가 갈수록 커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질병에 취약한 아동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의 타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다음달 개막하려던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는 공연을 8월로 미뤘다. 악극 특성상 노인 관객이 많은데 메르스로 관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9일부터 세종문화회관 공연이 예정된 가족뮤지컬 ‘일곱난쟁이’도 관객 안전을 위해 공연을 취소했다.

경기도권에선 휴교 조치 등으로 단체 관람이 많은 아동극 공연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중 아동극을 선보일 예정인 한 연출가는 “이미 예매한 표를 취소해달라는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언론 보도에 따라 하루에 수십장씩 취소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중소형 연극과 달리 대형 뮤지컬은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메르스 여파에도 굳건한 흥행 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말 1차 티켓 판매 당시 전회차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뮤지컬 ‘데스노트’는 지난 5일 개시한 2차 티켓 판매도 매진됐다.

조승우, 류정한 등이 출연하는 ‘맨 오브 라만차’도 지난 9일 티켓 오픈과 동시에 인터파크 등 예매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에 올라서며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 “세월호 여파 이제 겨우 회복했는데”…속수무책에 답답

연극계에선 작년에 이어 악재가 거듭됐다며 한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작년에는 세월호 사태로 사회 전반적으로 자숙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특히 대학로 연극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한 연극계 관계자는 “대중성을 추구하는 작품이 많은 대학로 연극은 사회·경제 분위기를 많이 탄다”면서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사태로 회복하기까지 반년 이상 걸렸다. 이제 겨우 회복했나 했는데 메르스로 더 큰 피해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세월호와 달리 메르스는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돼 있어 극장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한 상황이다.

서울연극협회는 극장들에 관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이를 안내하도록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관객들이 아예 극장을 찾지 않는 상황이어서다.

한 연극계 관계자는 “작년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이 상태가 좀 더 지속되면 소규모 극장이나 극단 중에는 문 닫는 곳도 나올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극협회 임선빈 사무국장은 “서울시나 지자체 등과 연계해 추후 대책을 강구하고자 일단은 극장으로부터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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