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고의 악기’ 목소리의 하모니

‘지상 최고의 악기’ 목소리의 하모니

입력 2012-02-13 00:00
수정 2012-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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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합창공연과 입맞추다

지난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장중한 합창이 울려 퍼졌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 나라오페라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만들어낸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알렉산드르 넵스키’.

13세기 서북러시아를 외세 침입에서 구해낸 러시아 노브고로드 공작의 이야기를 다룬 칸타타로, 전체 7곡을 40분 가까이 연주하는 대작이라 자주 만날 수 있는 공연이 아니다. 같은 날 연주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러시아 부활절 서곡’이나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을 밋밋하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큰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타악과 합창이 큰 울림을 준 ‘일어나라 러시아인들이여’(4곡)와 메조 소프라노 올가 사보바의 저음이 엄숙하게 흐른 ‘죽음의 전장’(6곡)이 객석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예이젠시테인의 동명 영화(1938) 장면들을 스크린에 투사하고 자막을 곁들인 것을 이 공연의 백미로 꼽는 이들도 있다. 자칫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영상이 오히려 청중의 이해를 도운 것은, 치밀한 연출로 공연 완성도를 높인 사례로 남을 법하다.

서울시향의 공연은 올해 즐비한 합창 공연의 시작이다. 올해 교향악단들이 선택한 공연에는 가곡, 아리아, 종교음악 등이 두루 포함돼 있다.

●바흐 ‘마태 수난곡’부터 하이든 ‘천지창조’까지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내한해 바흐의 걸작 ‘마태 수난곡’을 연주한다. 바흐가 직접 지휘하기도 했던 800년 전통의 성 토마스 합창단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조합은 가장 완벽한 ‘마태 수난곡’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이 공연은 하루 앞선 22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02)599-5743.

국립합창단은 첫 정기연주회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준비했다. 3부로 구성된 ‘천지창조’는 천지 만물이 탄생한 6일(1·2부)과 아담과 이브(3부)를 그린다. 국립합창단과 나라오페라합창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협연하고, 천사 가브리엘과 우리엘, 라파엘(아담)은 각각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김세일, 바리톤 김동섭이 맡았다. 이 합창은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울려 퍼진다. (02)587-8111.

●서울시향 ‘보컬 시리즈’ 등 합창 무대 풍성

서울시향은 5회에 걸쳐 ‘보컬 시리즈’를 펼친다. 슈트라우스의 ‘4개의 마지막 노래’(3월 9일)를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아리아(7월 13일)와 레퀴엠(12월 7일),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콘서트 버전(8월 24일), 말러의 ‘죽은 아이를 기리는 노래’(10월 12일)를 준비했다. 또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모차르트 ‘미사 c단조 대미사’(4월 20일)와 베르디 진혼곡(6월 1일)을 선보일 예정이고,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합창과 함께하는 바그너 갈라 콘서트’(5월 8일)를 올린다.

공연 기획사 빈체로의 한정호 차장은 올해 유독 합창 공연이 많은 것에 대해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기본 레퍼토리는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장르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면서 “교향곡과 합창곡을 두루 연주할 수 있는 실력 있는 교향악단이 많아진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제 ‘신이 만든 가장 위대한 악기’라고 칭송받는 인간의 목소리를 감상해보자. 박수는 여운이 가신 뒤에 쳐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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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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