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노골적으로 유혹 오케스트라와 호흡 척척

줄리엣, 노골적으로 유혹 오케스트라와 호흡 척척

입력 2011-10-26 00:00
수정 201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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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 정명훈 서울시향 합동공연 리허설 가보니

직설적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은수(이영애)가 상우(유지태)에게 “라면 먹고 갈래?”라고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분위기다. 순애보는 절대 아니다. 그만큼 현대적이다. 안무자가 180㎝가 넘는 여자무용수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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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로미오와 줄리엣’ 첫 합동연습에서 남녀 주인공 김주원(왼쪽)과 이동훈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에 맞춰 연기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로미오와 줄리엣’ 첫 합동연습에서 남녀 주인공 김주원(왼쪽)과 이동훈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에 맞춰 연기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로미오, 천진난만한 캐릭터

2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첫 오케스트라 합동연습이 진행됐다. 국립발레단과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의 협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연이다. 정명훈은 미리 발레단 연습을 참관한 뒤 일일이 악보에다 템포를 적어간 상태. 그러나 이날은 첫 연습이어서인지 유명한 발코니 장면에서 박자를 느리게 가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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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졌다시피 이 작품은 세계적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1996년 첫선을 보여 기존 발레와 다르면서도 아름답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던 작품. 무대는 미술관의 화이트큐브처럼 하얗고 단순하게 구성됐고, 그 위에서 무용수들이 섬세한 연기를 펼쳐 놓는다. 발레적인 동작이 많았지만, 딱히 발레라기보다는 무언극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무용수들은 춤 그 자체보다 표정과 손 연기에 몰입했다. 단순히 음악에 맞춰 동작을 쭉 이어나간다기보다, 동작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다.

무용수들도 이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줄리엣 역의 김지영은 “스텝이 까다로운데다 춤추듯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이 묻어나야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어려운 작품”이라면서 “그만큼 모든 동작에 감정들이 하나씩 깃들어 있기 때문에 영화의 카메라처럼 줌인, 줌아웃하듯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줄리엣에 더블캐스팅된 김주원 역시 “클래식 발레를 정확히 알아야 응용할 수 있는 동작들이 많은데다 현실에서 가져온 동작들이 많아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다 보니 한층 어렵다.”면서 “자연스러움이 강조되기 때문에 과장하지 않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리엣은 아주 강인한 인물로 재해석됐다. 자신을 더이상 어리게만 보지 말라고 항의하기 위해 유모에게 가슴을 열어 보이기도 하고, 로미오에게 먼저 직접 키스할 정도로 자기 사랑에 적극적이다.

반면 로미오는 천진난만하다. 친구들과 흥청망청 놀러다니는 모습이나 줄리엣에게 빠져 얼빠진 모습으로 그 주변을 맴도는 게 딱 사춘기 철부지의 모습이다. 세상물정 모르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묻던 상우가 고스란히 겹쳐진다. 그렇다고 우울하진 않다. 철부지라서다. 로미오 역을 맡은 이동훈은 “사실 매일 발레단에서 마주치는 사이인데 줄리엣을 처음 만나서 반했을 때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렵다.”며 웃었다.

로렌스 신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점도 다르다. 검은 사제복을 입고 무대에 서는 로렌스 신부는 섬세한 손동작으로 전체 극의 스토리를 설명해 주기도 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막기 위해 운명을 회피해 보려고도 하는 비중있는 역할이다. 이 역을 맡은 이영철은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들과 어울리다 어느 순간 이야기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라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로렌스 신부를 눈여겨봐 달라.”고 말했다.

●27~30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원래 로미오 역에 캐스팅된 간판스타 김용걸은 발뒤꿈치 부상으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아시에르 우리아게레카로 교체됐다. 27일부터 30일까지. (02)580-13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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