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이단 인식 사회·종교 입장 분리 필요”

“사이비·이단 인식 사회·종교 입장 분리 필요”

입력 2010-05-12 00:00
수정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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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교수 “여호와 증인 인권 인정해도 교리는 정통과 차이”

‘여호와의 증인’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시작된 개신교 종파다. 이들은 모든 세속적 권력을 부정하는데, 그 때문에 병역을 포함한 국가에 대한 의무도 거부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는 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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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의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를 다룬 영화 ‘방문자’의 한 장면. 엘제이필름 제공
2005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의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를 다룬 영화 ‘방문자’의 한 장면.
엘제이필름 제공
이 문제를 보는 개신교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방적으로 ‘이단 종파의 삿된 짓’이라고 비판할 것 같지만, 2004년 법원이 여호와의 증인 신자에 대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했을 때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우려’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환영’했다.

이른바 ‘이단·사이비’로 치부되는 종파의 일을 두고 어떻게 정반대의 논평이 나올 수 있을까.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에 따르면 이는 이단·사이비 종파에 대한 교회의 인식 속에 ‘사회윤리적 입장’과 ‘교리신학적 입장’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교회에서 열린 제37차 목회자신학세미나 강사로 나선 탁 교수는 “이단·사이비 종파에 대한 인식은 이 두 입장을 분명히 분리해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장기적으로 교회 공동체 분열과 사회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탁 교수는 약 석 달간 계속된 이번 세미나의 마지막 순서를 맡아 ‘이단·사이비 종파 문제’에 대해 강의했다. 여기서 그는 500여명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종파 현황 및 여호와의 증인,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일명 모르몬교)의 역사와 교리를 소개했다.

그는 강의에서 “여호와의 증인 병역 문제는 양심의 자유, 인권 등 사회윤리적 입장에서 옹호할 수 있다 하더라도 교리신학상 정통 개신교와 차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탁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많은 소수 종파들이 활동하고 있다. 본래 여러 교파가 각기 발전을 거듭한 미국 개신교의 전통을 전해 받은 것도 한 이유이지만, 식민지·전쟁 등 사회 혼란을 겪으며 작은 종파들이 수시로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런 작업은 더욱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그는 “사회윤리적 입장에서만 이런 종파를 다루고 인정하게 될 경우 기독교 자체의 신앙적 가치가 흔들리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교회와 일반 비기독교 시민단체들과의 차별성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미나는 ‘다원사회 속에서 타종교와 이단·사이비 종파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주제로 지난 3월부터 이어졌다. 10여명의 강사들이 돌아가며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원불교 등 다른 종교와 종파에 대해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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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5-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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