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전 고려시대 죽간(竹簡·대나무 조각에 적은 글)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장소는 바닷속 침몰된 배 안이다. 이로써 당시 생활상은 물론 조세제도, 선박 제조기술 등 여러 가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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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800년 전 고려시대 죽간의 모습. ‘대장군 김순영 댁에 토지에서 난 벼 한 섬을 올린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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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800년 전 고려시대 죽간의 모습. ‘대장군 김순영 댁에 토지에서 난 벼 한 섬을 올린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월26일부터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앞바다에서 실시된 수중 발굴 조사 결과, 여러 종류의 곡물·도자기와 함께 죽간 48점, 목간 16점 등 1430점을 수습했다.”면서 “이 가운데 출항일자와 발신지, 발신자, 수신자, 선적된 화물의 종류와 수량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놓은 화물부 성격의 죽간이 발굴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수중발굴조사 대상은 ‘마도 1호선’이라고 이름 붙여졌으며, 오는 15일 선박 전체를 인양할 예정이다.
그동안 죽간의 조각이 발견된 적은 있었지만 해독 가능한 죽간 전체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목간과 죽간의 기록에 따르면 정묘(丁卯) 10월 및 12월28일, 무진(戊辰) 정월 및 2월19일 등의 간지와 날짜가 확인됐다. 이는 화물 선적 일자 또는 출항 일자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대장군 김순영 댁에 토지에서 난 벼 한 섬을 올린다.(大將軍純永宅上田出租壹石)’는 내용이 적힌 죽간 6점은 가장 주목되는 성과다. 김순영은 ‘고려사’, ‘고려사절요’에 1199년 장군으로 승진했다는 기록이 나오는 인물이다. 그러나 장군에 오른 1199년 이후의 정묘, 무진년은 각각 1207년, 1208년에 해당돼 김순영은 최충헌의 무신정권에서 대장군으로 승진한 것으로 보여진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9-11-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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