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喝)로 죽이고’ 낸 원철 스님 선사들 어록·화두 재밌게 풀어내
지금도 스님들은 화두를 들고 참선수행을 하지만, 화두의 생명력은 예전 같지 않다. 대부분이 당·송시대 만들어진 것들로 시대상황도 맞지가 않고, 이미 많은 고승들이 화두에 해설을 붙인 탓에 참신한 맛도 떨어지게 됐다.
원철 스님
화두는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대중 사이에 퍼졌으나, 이것이 도식화·고정화되면서 점점 맛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화두에 유연성을 가미하고 대중이 화두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책을 썼다.”고 했다. 또 ‘화두는 언제 어디서나 탐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양간에서 밥을 하다 깨침을 얻은 불목하니나 닭 우는 소리에 깨달았다는 선사의 예를 들면서 스님은 “현대사회에서는 TV를 보다가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적인 화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책에서는 TV 광고카피나 대중가요 노래구절에서도 화두가 나올 가능성을 언급한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등 을 예로 든다.
‘만물이 부처’라는 말에 과민반응하는 행자를 빗댄 삽화
참선 관련 서적으로는 특이하게 만화를 함께 넣었다. 각 편마다 만화가 이우일씨가 스님의 글 내용과 해당 화두를 재미있게 그림으로 풀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09-08-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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