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뺀 15년차의 ‘순간의 기록’
스스로 ‘깔쌈(깔끔하고 쌈빡한) 보이’라 부르는 상큼·발랄·익살의 ‘경상도 싸나이’가 돌아왔다. 이한철(37)이다. 2006년 솔로 EP ‘오가닉’ 발표 뒤 3년 만에 솔로 3집 ‘순간의 기록’을 내놨다. 1994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으니 벌써 데뷔 15주년. 그는 수 년 동안 불독맨션 등 여러 밴드 활동을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스타걸, 내 사랑을 받아다오’ 등 히트곡들도 있었다.
하지만 2006년에서야 EP를 통해 ‘폴 인 러브’, ‘슈퍼스타’, ‘바티스투타’ 등을 거푸 히트시키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그 이후에 나온 음반이라 더욱 기대가 높아진다.
당시 이한철은 “아들이 음악을 해도 언제나 관심없었던 어머니가 ‘슈퍼스타’를 흥얼거리시더라.”며 짓궂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언젠가 소극장 공연임에도 ‘월드투어’라고 콘서트 이름을 짓기도 했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 각 트랙 제목에 동경, 차이나, 세비야, 밀라노, 아바나 등을 등장시키며 다시 한 번 익살을 부린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실험적이고 공격적이기보다는 담백함이 넘쳐 난다.
또 펑크, 필라델피아 솔, 디스코, 모던록, 플라멩코, 블루스 등 각 트랙마다 장르를 달리하며 진수성찬을 선사한다. 머릿곡이자 언어 유희와 디스코 리듬으로 버무린 3번 트랙 ‘차이나’를 들으면 자연스레 몸을 흔들게 된다. 노랫말과 분위기를 보면 ‘슈퍼스타’의 후속작으로 보이는 팝 스타일의 9번 트랙 ‘인생’도 귀를 즐겁게 만든다.
앨범 제목은 여행을 하며 순간적인 영감으로 곡을 쓰게 됐던 15년 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9-03-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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