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수현(65)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주말극 KBS 2TV ‘엄마가 뿔났다’(토·일 오후 7시55분)가 대박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김수현표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꼼꼼히 분석해보면, 김수현 드라마에는 ‘빛나는 뿔’과 ‘시들어가는 뿔’이 함께 나있음을 알 수 있다.
●“감칠 맛 나는 대사” vs “뻔한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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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은 드라마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언어의 마술사’다.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대사들은 잠시도 귀를 뗄 수 없는 마력을 발휘한다. 젊은 작가들의 표피적인 대사와 어디서 본듯한 짜깁기 작품들에 식상해 있었기에 청량감마저 안겨준다. 그러나 살아있는 리얼리티나 똑 부러지는 말투 등이 김 작가 특유의 강점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식상하거나 질린다는 느낌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쓸데없는 묘사성 대사를 이해할 수 없다거나 시끄러워서 볼 수가 없다는 반응이 그것이다.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 vs “그 나물에 그 밥”
이번 드라마에도 이른바 ‘김수현 사단’이라고 불리는 배우들이 총 출동했다. 이순재, 강부자, 김혜자, 백일섭 등 중견배우뿐 아니라 류진, 이유리, 김지유, 김정현 등 김 작가가 ‘총애하는’ 젊은 배우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출연진이 너무 고착화돼 있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연령대 설정이 황당하다는 견해도 있다.1990년대 김 작가의 히트작 ‘사랑이 뭐길래’에서 부부로 나온 이순재(73)와 김혜자(67)는 이 드라마에서 82세 시아버지와 62세 며느리로 등장한다. 배역을 억지로 밀어붙인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보급 작가” vs “한물 간 작가”
어쨌든 ‘엄마가 뿔났다’는 방영 2회 만에 시청률 30%를 육박하면서 김수현 드라마의 저력이 여전함을 증명했다. 이 같은 힘은 무엇보다 40년 갈고 닦은 탄탄한 필력과 인간 심리를 꿰뚫는 섬세한 감성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관계와 갈등 구조, 전작 가족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스타일 등은 진부하다는 평을 낳고 있다.“대사 하나하나에 유교 가치관이 뿌리박혀 있다.‘사랑이 뭐길래’에서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해 고루하기 짝이 없다.”“세상은 변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언제까지 저런 식으로 그릴 것인가?” 드라마를 시청한 네티즌들의 이 같은 반응도 새겨들을 만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8-02-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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