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정은 단순히 활을 쏘는 장소에 머물지 않았다. 지역사회의 중요한 모임이 이루어지는 구심점이었고, 사계는 일종의 상호부조와 같은 사회보장기구로도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신분과 경제력은 물론 사람 됨됨이까지 살펴 소수에게만 개방되었던 활터가 오늘날에는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고, 덕유정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2일 펴낸 ‘활터 조사보고서’는 대표적인 전통무예인 활쏘기가 이루어지는 활터를 다룬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성과이다. 보고서는 ‘덕유정’과 ‘한국의 활터’라는 두 권으로 나왔다.
‘덕유정’은 먼저 1828년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작성되어 전하는 사계좌목(射 座目)을 비롯한 17책의 문서를 담았다. 원문을 옮기고 번역했으며, 여기에 영인본을 수록하여 관련 분야 연구에 폭넓게 쓰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이 문서를 바탕으로 2006년 현지조사한 백중제 등 주요 의례를 비교분석하여 덕유정의 운영 상황과 그동안 변천한 모습을 살폈다.
‘전국의 활터’에는 대한궁도협회에 등록된 345개 활터 가운데 문을 닫거나 내용 파악이 불가능한 15곳을 제외한 330곳의 연혁과 운영 상황을 모았다. 비교적 역사와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29곳은 심층조사 내용도 수록했다.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선인들은 과녁에 많이 맞히는 것을 중시하기보다는 바른 자세와 바른 마음으로 시위를 당기고, 활을 쏜 다음에는 결과에 집착하지 않았다.”면서 “이 보고서가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추구하는 오늘날의 세태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