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팬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각 발레 단체가 팬들의 기호에 맞춘 레퍼토리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새해 발레 무대엔 색다른 신작들이 대거 올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서도 국내 발레계를 움직이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 3개 발레단체는 새해를 발레 도약과 중흥의 해로 삼아 야심작들을 잇따라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3개 단체를 중심으로 올해 발레계의 흐름과 눈에 띄는 레퍼토리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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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 단체의 위상을 살려 철저하게 ‘한국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췄다. 각종 국내외 공연을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정상급 수준의 레퍼토리 알리기에 주력하면서 독창적인 새 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4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발레단과 합동으로 러시아와 국내 무대에서 번갈아 공연할 ‘스파르타쿠스’. 지난 2001년 ‘한국 발레의 새로운 장을 연 걸작’으로 평가받았던 작품으로 한국 무대에선 러시아 무용수들이 대거 내한, 남성 군무의 진수를 보여준다.6월로 예정된 폴란드 우츠 국제 발레페스티벌 초청무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 국립발레단의 첫 유럽 진출 무대로 이 단체의 대표적 레퍼토리 중 하나인 ‘백조의 호수’를 소개해 한국발레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며 벼르고 있다.1930년대 유럽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하일 포킨 작품을 복원해 10월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일 ‘사랑의 시련’은 올해의 핵심 공연. 춘향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하일 포킨의 원작 중 중국풍으로 왜곡되어 있는 부분을 우리 식으로 바꿔 국립발레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정상의 사립발레단답게 탄탄한 기량과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발레들에 도전할 계획이다. 기존 레퍼토리 ‘백조의 호수’‘로미오와 줄리엣’‘호두까기 인형’을 축으로 5월중 ‘춘향’을 처음 선보이며 고전 심청을 발레와 뮤지컬에 담아내 8월 선보일 ‘발레뮤지컬 NEW 심청’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춘향’은 ‘심청’에 이어 한국 대표 고대설화 3부작 시리즈의 하나로 지난해 쇼케이스를 통해 살짝 맛을 보여준 작품. 고양문화재단과 공동제작하는 무대로 지역 공연장 레퍼토리 확보 차원에서도 눈길을 끈다. 특히 국립발레단의 ‘사랑의 시련’과 격돌할 레퍼토리로 벌써부터 공연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발레뮤지컬 NEW 심청’은 클래식 창작발레 ‘심청’과는 판이한 무대. 겨울철 ‘호두까기 인형’에 이어 여름방학을 겨냥한 가족용 작품으로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이 연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재원이 안무를 맡은 이색적인 도전이 눈길을 끈다. 준비된 전문 직업 무용수를 키우기 위한 준 프로단체 ‘UBC2’를 창단해 운영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서울발레시어터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순수민간 발레단인 만큼 틈새시장을 겨냥한 실험무대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동화를 각색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백설공주’, 오페라를 발레로 옮겨 이슈가 되었던 ‘피가로의 결혼’등 기존 레퍼토리를 업그레이드해 구민회관이나 지역 공연장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데 치중한다. 특히 동화구연과 함께 발레를 보여주면서 발레동작 따라하기, 발레의상 입어보기, 공연감상 그림그리기로 운영하는 ‘재미있는 발레’도 연중 진행한다. 주목할 작품은 ‘코펠리아’(가제)와 ‘마스크’. 클래식발레 ‘코펠리아’를 새롭게 안무, 연출해 6월말 서울을 시작으로 지방무대 순회에 나선다. 한국의 탈과 20세기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마스크’는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 각 지역 탈춤놀이를 뭉크의 명작에 연결해 12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옴니버스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