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의 양대 산맥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때아닌 지역 박물관 협력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국립민속박물관의 ‘민속생활사박물관 협력망’사업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협력망 구축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양쪽 박물관의 협력이 이뤄지지 않아 이중 지원 등 효율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박물관뿐 아니라 미술관까지 협력망으로 아우르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 미술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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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3년내 450개 박물관·미술관 협력망 맺을 것”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9일 “전국 박물관을 지원하는 협력망 구성방안을 마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성방안에 따르면 전국을 16개 권역으로 묶은 뒤 협력망 가입을 원하는 박물관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정보 제공 및 운영·교육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앙박물관은 연내 50∼100개의 박물관을 협력망으로 끌어들인 뒤,2008년까지 박물관뿐 아니라 미술관도 끌어들여 전국 450여개 박물관·미술관과 협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민속박물관과 일부 지역박물관, 미술관 등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협력망을 운영, 현재 69개 지역박물관들과 연계사업을 벌이고 있는 민속박물관은 중앙박물관이 뒤늦게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앙집권적으로’ 밀어붙일 소지가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지역박물관들이 자율적으로 손을 잡도록 해야 하는데 중앙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면서 “기존 협력망 사업과 중복 지원 등 불필요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계 관계자는 “중앙박물관이 미술관들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자율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갈등보다는 윈·윈해야”
그러나 상당수 지역박물관 및 대학박물관들은 중앙박물관의 협력망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최근 사립박물관장 세미나와 지역별 박물관협의체 간담회 등을 통해 협력망 관련 의견을 취합한 결과, 중앙박물관이 직접 지원하는 것에 호응이 컸다.”면서 “특히 대학에서도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학박물관들은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속박물관과의 중복 문제나 미술계의 반발 등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박물관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박물관협회 배기동(한양대박물관장) 회장은 “박물관 인력·자원 등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면서 “중복 등의 문제를 조율해 윈·윈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홍남 전 민속박물관장이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양 박물관의 협력망 사업이 어떻게 조율될 수 있을지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8-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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