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교수에게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수도론’ 묻다

이상철 교수에게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수도론’ 묻다

조태성 기자
입력 2006-07-27 00:00
수정 2006-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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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정책이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大)수도론’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인천·경기지역이 힘을 한 데 모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굳이 따로 놀 이유가 무엇이냐는 주장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당연히 ‘수도권 이기주의’라는 반론이 나왔다. 사실 이런 논란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참여정부에서 지방분권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세계화로 인한 경쟁압력이 거세지고 지식기반산업으로 바뀌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를 테면 ‘집적’은 인구과밀과 공해와 같은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혁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낳는다는 것이다. 반년간지 ‘민주사회와 정책연구’에 ‘수도권에서의 집적과 혁신-산업구조변화와 혁신활동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상철 성공회대 경제학 교수에게 ‘대수도론’에 대해 물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수도권 집적으로 인한 혁신 효과는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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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교수
이상철 교수
대수도론쪽에서는 런던·도쿄 등 외국 대도시의 사례를 드는데, 대수도론은 세계적인 추세인가.

-그렇지는 않다. 어느 나라에나 균형발전론은 다 있다. 영국도 런던과 그 인근지역이 지나치게 발달한 것을 바로 잡고자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클러스터 구성을 통한 내발적 발전론 등도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물론, 그게 내실있게 추진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영국도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그만큼 쉽지 않은 문제다. 우리의 경우 수도권정책은 IMF사태를 기점으로 ‘과밀해소’를 위한 네거티브 정책에서 ‘균형발전’이라는 포지티브 정책으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규제위주이다.

과밀해소와 균형발전은 동전의 앞뒤와 같은 문제 아닌가.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대신 예전에는 수도권 집적은 물류비 상승이나 환경오염같은 외부불경제를 뜻했지만, 지금은 외부경제·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자면 문화적 다양성이 보장된다거나 교육·서비스 등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일종의 인큐베이팅(incubating) 기능을 수도권에 제안했다. 혁신기업을 육성한 뒤 완숙단계에 들어서면 지역으로 내보내자는 것이다.

논문에서는 수도권 집적이 혁신과 별 관계가 없다고 밝혔는데.

-창업초기의 중소기업은 재무·회계·컨설팅 등에서 외부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도시 입지가 유리하다. 또 산업단계상으로도 그렇다. 실제 조사해보면 초기에는 혁신이 일어나다가 산업이 안정단계에 들어서면 공정혁신에 그친다. 이론상으로는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가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이번 논문이었다. 그런데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아직은 수도권에 혁신을 부추기는 입지적 요소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면 왜 수도권 집적은 사라지지 않는가.

-‘혁신’ 외에 다양한 다른 요소들을 감안해야 한다. 고급노동력을 확보하기 쉽다거나, 미국의 연구사례처럼 의료·교육 등 공공서비스의 질이 높다던가 하는 다양한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대수도론이 ‘생활권’이라는 관점에서 환경·교통 문제 등을 통합해서 다루자는 얘기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까지 내세운다면 그 주장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면 부동산 문제다. 수도권 지역은 땅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사업은 망했는데 처음에 공장짓는다고 불하받은 땅의 지가상승으로 꽤 많은 이득을 낸 사례도 있다.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려면 그린벨트나 농업용지를 공장용지로 바꿔야 하는데, 이것도 결국 부동산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야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하겠지만.

대수도론에 경기도가 가장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

-아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이야 어차피 생산기능이 다 빠져나가고 대신 고급부가서비스산업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인천은 어차피 경제자유구역이라는 큰 덩어리가 있으니 수도권 규제니 이런 문제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경기도 입장으로서는 수도권 규제를 일종의 족쇄라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6-07-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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