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진시영 초단 백 허영호 5단
제2보(17∼34) 좌변 조훈현 정석의 진행이 천재적인 조9단의 감각이 돋보인 형태라는 것은, 기존 귀 하나에서만 이루어지던 정석을 위 아래의 두 가지 정석을 엮어서 새로운 하나의 정석을 만들어냈다는 폭넓은 시각 때문이다.최근에는 이와 같은 현상이 두드러져서, 적어도 프로기사라면 어떤 정석을 선택할 때 부분 외에 전체적인 구도를 반드시 고려해서 정하곤 한다.
참고도 1
참고도 2
흑이 23으로 우변에 뒀기 때문에 백에게 좌하귀를 공격할 찬스가 왔다. 백24로 (참고도1) 1로 협공하면 된다. 그런데 흑이 그냥 손을 뺀 것이 아니다. 흑2라는 타개의 맥점이 준비되어 있다. 백3부터 9까지 두터움을 얻을 수 있지만 그 대신 백1 한점이 다친다.
그래서 최근에는 (참고도2)와 같이 흑2를 두면 손을 뺀다. 그럼 8까지의 진행이 예상된다.
허영호 5단은 실전이 그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백24를 선택한 것. 이하 32까지 물 흐르는 듯한 진행인데 흑33을 선수하고자 했을 때 백34의 반발이 등장했다. 첫번째 파열음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2006-07-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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