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키 미치코 도쿄신문 기자
필자는 지난해 1월 요코하마 시에 있는 극단 시키의 연습장에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한국인 지망생의 연수회 뒤풀이를 취재한 적이 있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의 학생과 졸업생, 현역 오페라 가수 등 31명이 2주간 극단 시키의 무대 견학, 레슨, 배우 육성시스템 연수에 참가했다. 마지막날 뒷풀이에서는 뮤지컬 넘버를 불러 연수의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풍부한 성량에 마음 깊숙한 곳을 울리는 그들의 뒤풀이는 공짜로 보는 게 아까울 정도로 훌륭했다.
“중국인은 신체적 능력이 좋다면 한국인은 목소리가 대단하다.”고 평가하는 아사리 게이타 대표의 말대로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는 풍부한 표현력이 멋졌다.
뒤풀이가 끝난 뒤 연습장의 한 곳에서 스탠딩파티 형식의 간담회가 열렸다. 눈 앞에는 아사리 대표가 도쿄의 쓰키지 시장에서 사온 두 종류의 김이 있지 않은가. 한국 참기름을 바른 한국 김과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일본의 구운 김이다. 아사리 대표는 “여러분에게 익숙한 김이 맛있겠지만 일본 김도 꼭 먹고 일본에는 이런 것도 있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양성을 인정하길 바란다는 메시지가 있는 듯했다.
한국의 뮤지컬 역사는 짧기 때문에 뮤지컬의 악곡을 노래하는 것 조차 거부하는 성악가도 많다고 인솔한 대학교수로부터 들었다. 아사리 대표도 “일본에서는 뮤지컬계와 발레계, 오페라계의 교류가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 놀란 것은 한국의 발레단 수준이 높은데도 (한국 뮤지컬의)‘오페라의 유령’에서는 한국인 발레리나가 없었다. 앞으로 (각계가)더 교류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시키의 한국 진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에 있지 않지만 입장권이 싸든 비싸든, 혹은 국내 유일의 뮤지컬 극장을 장기간 사용하든, 보고 싶은 무대를 고르는 것은 무대를 제공하는 측이 아니라 손님이다. 팬들은 멋진 목소리라는 큰 가능성을 지닌 한국 뮤지컬계가 고집스럽게 영역을 주장하고 폐쇄성에 빠져가는 모습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도쿄신문 아지키 미치코 기자
2006-06-23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