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 그림 한 폭] 진영선의 프레스코화 ‘Touch of Spring’

[가슴속 그림 한 폭] 진영선의 프레스코화 ‘Touch of Spring’

임창용 기자
입력 2006-05-02 00:00
수정 2006-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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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건축을 잇는 창

70년대 말 지어졌다는 서울 원서동 공간그룹 사옥에 들어선 순간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소통’. 통로든 사무실이든 휴게공간이든 절묘하게 트여있는 곳. 건물 내 어디서나 내려다 보이는 마당에선 구성원 모두의 마음을 담을 만한 여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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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선의 프레스코화 ‘Touch of Spring’
진영선의 프레스코화 ‘Touch of Spring’


갑작스레 인터뷰를 요청하고 찾아간 기자를 맞는 이상림(51) 공간그룹 대표의 얼굴에 담긴 넉넉함의 절반쯤은 이 건물 덕이 아닐까. “건축가가 무슨 그림 얘기를” 이라고 겸손해 하면서도 그는 생각해둔 이야기를 차근하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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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림 공간그룹 대표
이상림 공간그룹 대표
“1985년일거에요. 이 건물에 작은 미술관이 있었는데 좀 특별한 전시가 열렸어요. 진영선 고대 미술학부 교수의 프레스코화 작품전이었지요.”

당시 공간그룹 사무실장이었던 이 대표는 처음 보는 프레스코화들이 참 마음에 들더란다. 건축가로서의 취향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래된 고분이나 외국 유명 교회 안에서나 보았던 것을 가까이서 보는 느낌이 색달랐다고 한다. 그때 구입해 지금까지 소장해온 작품이 ‘Touch of Spring‘이다.

창문 밖 풍광을 그린 작품인데, 볼 때마다 미술작품이라기보다는 창문의 일부, 벽의 일부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프레스코화는 생석회와 규석 등의 유착질을 혼합하여 돌이나 벽돌벽에 이겨 바르고 물기가 채 마르기 전에 안료로 그림을 그려 스며들게 하는 기법으로 이루어진다.14∼16세기 이탈리아에서 크게 발전을 보여, 명칭 자체도 ‘프레스코’(Fresco)로 통용된다.

하긴 벽화는 미술품이기에 앞서 건축물의 일부이기도 하다. 훌륭한 건축물은 미술품의 가치를 살려주고, 좋은 미술품은 건축물을 돋보이게 하지 않는가.

이 대표는 “건축이나 미술은 원래 한 몸이었으나 언젠가부터 분리돼 세분화됐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건축과 미술이 다시 그 간격을 좁혀가고 있단다. 건축물은 벽과 천장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조각화되어가고, 조각은 점차 건축적 요소를 많이 담으려 한다는 것. 하기야 예술 장르의 벽이 무너지고 종합예술화하는 것은 현대 예술의 거대한 흐름이긴 하다.

가끔 인근 인사동 화랑이나 미술관 등을 둘러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는 이 대표. 수준 높은 작품을 걸어놓고서도 찾는 이들이 적어 텅빈 전시실을 지키는 젊은 작가들 때문이다. 작가들이 어디 소속되거나 매이지 않고도 창작혼을 불태울 수 있는 환경,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6-05-0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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