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전통에 빠지다

TV 전통에 빠지다

김미경 기자
입력 2006-04-21 00:00
수정 200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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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풍덕고교 운동장. 서경석·조혜련·정형돈 등 인기 MC들과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이 MBC 카메라와 함께 등장했다. 이들은 수백명의 학생들에 둘러싸여 퀴즈대회를 열었다. 질문은 ‘국보 10개를 적으시오’‘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을 구분하시오’ 등 우리 문화유산에 관련된 것들이다. 참가자 중 국보 10개를 모두 적은 학생은 단 1명. 국사 선생님들조차도 아리송한 문화재 퀴즈가 흥미롭게 진행됐다.

TV가 전통문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물론 그동안 간간이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전통문화를 소개했으나 이번에는 방법이 사뭇 다르다. 전통문화라고 하면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눈길을 끌거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입는 한복에서, 예능프로그램 속 전통문화유산 관련 프로그램 신설 등에서 이같은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문화유산으로 눈 돌린다

MBC ‘느낌표’가 22일 첫 방송하는 코너 ‘위대한 유산 74434’(연출 성치경)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문화재를 소재로 삼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다뤘던 공익적인 성격의 ‘눈을 떠요’‘독서 바람’ 등에 이어 문화재에 대한 인식과 보호에 눈 돌린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와 손잡고 분야별 전문가집단을 구성,22주간 문화재와 관련된 이슈를 찾아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첫회에 방송되는 풍덕고교 문화유산 퀴즈대회를 시작으로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방치된 현장을 보여주고, 해외반출 문화재 등도 소개한다. 특히 일본 ‘오구라 컬렉션’과 영국 소더비 등 경매시장에 소개된 우리 문화재의 실상을 알려 이들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민모금운동 등 여론을 형성할 계획이다.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프로그램 제목에 붙은 숫자 ‘74434’는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 수를 의미한다.”면서 “이들을 되찾기 위해 여론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너는 또 문화재 발굴·보수현장과 매장·무형문화재, 천연기념물 등에 대한 소개를 통해 문화유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방법도 찾는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KBS 프로그램 ‘진품명품’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문화재를 가격으로 따진다는 점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위대한 유산’이 문화재 보존·환수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통 한복·혼례식 곳곳에

인기리에 종영한 SBS ‘서동요’나 MBC ‘궁’ 등 사극이 보여준 전통의상과 궁궐, 소품 등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없는 젊은 층도 호기심을 갖고 보기에 충분했다. 요즘에는 사극뿐 아니라 현대극에서도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

KBS 일일연속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 최근 결혼에 골인한 주인공 기웅(정준)과 해인(김성은)은 서울 낙성대 전통혼례식장에서 극중 양가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전통혼례를 올렸다. 김성은은 “머리에 화관이 무겁고 옷이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이들의 전통혼례가 방송된 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전통혼례식을 보니 새롭고 재미있다.”며 호응했다.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의 주인공 커플 왕모(이태곤)와 자경(윤정희)도 한복을 응용한 동양적인 분위기의 결혼예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입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팬들을 위해 ‘하늘이시여’ 홈페이지에서 대여 이벤트까지 벌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연접수는 다음달 결혼하는 커플에 한해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방송계 관계자는 “드라마에서 전통의상 등이 나가면 시청자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TV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4-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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