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서울 1945’ 촬영장을 가다

KBS 드라마 ‘서울 1945’ 촬영장을 가다

김미경 기자
입력 2006-03-10 00:00
수정 2006-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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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의 흥분·할복의 비참 뒤엉켜

“나는 내 꿈대로 살았으니 후회는 없다. 다시 그 시대가 오더라도 그렇게 살 것이다. 실체 없는 조국이 밥 한술, 누울 자리라도 줬단 말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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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서울 1945’
KBS 드라마 ‘서울 1945’
8일 오후 KBS 수원 드라마센터 스튜디오. 주말 대하드라마 ‘서울 1945’(연출 윤창범·유현기, 극본 이한호·정성희)의 촬영이 한창이다. 극중 친일파 문정관 역의 김영철이 할복에 앞서 내뱉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무릎을 꿇고 할복해 쓰러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 그러나 수차례 촬영에 임하는 그의 눈에서 친일파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 의지마저 느껴졌다.

1930년대 광복 전부터 1945년 해방,1950년 한국전쟁 등 현대사를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18일 방송되는 21회에서 ‘해방’을 맞이하며 전환기에 접어든다.20회까지 주 무대를 이룬 일제강점기가 마무리되면서 해방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념의 주인공들의 격정적인 인생과 사랑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윤창범 PD는 “당시 좌파 지식인들을 다루게 되지만 이데올로기가 아닌, 그 시대 젊은이들의 생각과 소망을 말하고자 한다.”면서 “해방 이후 순수한 열정과 정의감을 활기차게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촬영현장에서 할복을 택한 문정관은 주인공 문석경(소유진 분)의 아버지로, 일왕으로부터 자작 칭호까지 받은 친일파의 거두. 해방이 되자 사회주의자인 동생 문동기(홍요섭 분)로부터 대국민 사죄를 요구받지만 일본의 패망을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 자결한다.

앞서 이뤄진 해방 신 촬영은 드라마센터 오픈세트에서 대규모 군중 신으로 이뤄졌다. 주인공 김해경(한은정 분)은 태극기를 들고 군중 속으로 뛰어들며, 민족주의자 최운혁(류수영 분)은 소련군과 함께 함흥으로 들어온다.

그들을 맞이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군중 속에 오랫동안 아들을 기다려온 부모의 모습이 보인다. 소련군의 함흥 진주장면은 미군보다 먼저 들어온 소련군을 환영하는, 당시 혼란스런 시대상을 보여준다.

제작진이 밝혔듯이 드라마가 해방 이후에 초점을 둔 만큼 주인공들의 앞날에 관심이 쏠린다. 아버지의 자살로 몰락하는 문석경과 그녀가 사랑하는 최운혁, 김해경을 동시에 사랑하는 최운혁과 이동우(김호진 분) 등이 엮어갈 갈등과 사랑이, 시대적 아픔과 함께 어떻게 녹아들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친일파·좌파 등에 대해 자칫 치우쳐 보일 수 있는 설정이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3-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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