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연기자 공동 선발·관리’ 추진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

‘방송3사, 연기자 공동 선발·관리’ 추진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

홍지민 기자
입력 2005-08-05 00:00
수정 2005-08-0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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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예술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방송연기 등 TV분야를 심도있게 배우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을 지난 3일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만났다.‘지상파 3사, 연기자 공동 선발·관리 합의’에 대한 기사가 나온 직후였다. 연기자를 같이 뽑고, 함께 교육을 시켜 드라마에 투입하자는 게 골자다.‘스타 권력화’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3사가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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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 MBC 드라마국장
이은규 MBC 드라마국장
이에 대해 그는 “일부에서 합의 또는 결정이라는 단어를 썼으나 각사 드라마 국장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이룬 러프한 수준”이라면서 “반드시 추진하겠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끊임없이 논의를 해야한다.”고 전했다.

또 그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단순히 ‘스타 권력화’에 맞장을 뜨자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에서 드라마가 처한 현실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한류’ 중심에 TV 드라마가 있다고 한다. 문화적인 파괴력은 물론, 이제 드라마를 두고 산업적 측면까지 논할 단계가 됐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MBC 드라마를 총괄 책임지고 있는 그가 바라보는 현재 한국 드라마 수준은 ‘재미는 있되 깊이는 없다.’다.

그는 외적으로 팽창했지만 내용에서는 빈약해진 근본적인 원인을, 드라마를 경시하는 분위기에서 찾았다.

우리에게는 연극·영화과가 익숙하다.TV라 하면 영화보다 하찮다거나 영화를 못하니까 TV한다는 폄하의 시선이 아직도 많다. 때문에 방송 연기나 연출, 글쓰기 등을 심도있게 가르치고 철저하게 배우는 체계가 자리잡지 못했다.

수십, 수백개의 연기학원이 난립하고 있지만, 이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내실이 부족하다. 무엇이든 방송국에 들어와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배워야 하는 게 우리 현실.

반면 외국에 가면 영화·TV과가 주류.TV분야가 당당히 영상예술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 학교 교육 등 탄탄한 제도를 통해 꾸준히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이 국장은 “방송 출신이 대학에 교수로 가도 영화 연출을 지도하는 실정은 방송과 관련해 쌓아놓은 커리큘럼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늦은 감이 있지만, 일상성의 카타르시스를 가진 드라마가 내실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사설 학원 개념이 아닌, 공적인 차원의 연기 스쿨을 설립하는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극 기반이 약한 한국에서는 TV 드라마를 통해 숱한 연기자가 배출됐지만, 스타가 되면 떠나고, 이후 TV 출연을 꺼리는 게 보통이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상황에서 역량을 가진 주연급 배우를 캐스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드라마의 질과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방송사 드라마 국장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던 가운데 “함께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도 허덕이며 드라마를 만드는 것보다 역량있는 연기자를 키워내 궁극적으로 드라마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

이 국장은 “솔직히 영화에서는 문화·산업적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이 있지만, 방송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활화산처럼 의견을 쏟아내던 이 국장은 “한국 드라마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이라며 쑥쓰러워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연기스쿨 설립 등을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고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5-08-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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