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직장인이 갖춰야 할 모든 미덕은 안데르센 동화에 담겨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초등학교때 기본으로 떼는 안데르센의 동화책이 직장인의 바이블이라니 이 무슨 소린가. 하지만 덴마크 출신의 자기계발 컨설턴트 메트 노가드가 쓴 ‘미운 오리 새끼의 출근’(안진환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을 읽노라면 우리가 무심히 흘려 읽은 이야기 구조에서 인간 관계의 묘미와 인생 철학을 건져올리는 저자의 탁월한 통찰력에 무릎을 치게 된다.

안데르센 동화는 지난 150년간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이유는 명쾌하다.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화적인 틀거리안에 허영심, 집착, 오만, 자존심 등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예리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개인과 리더십의 실패 원인중 90% 이상이 인성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인성에 관한 내용이 바탕에 깔린 안데르센 동화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는 훌륭한 인생 지침서라는 게 저자의 주장.

이를 테면 동화 ‘미운 오리새끼’에서는 남들과 다른 외모로 차별을 당하던 주인공이 결국 내면에 숨어 있는 백조의 본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일깨우는 노력을 하라는 교훈을 찾아낸다.

‘벌거벗은 임금님’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식과 속물근성을 꼬집으며 타인이 정해놓은 가치관이 아니라 스스로 삶의 목표를 정해 살아갈 것을 조언한다.

총 6편의 동화를 다룬 책의 얼개도 색다르다. 도입부에 각 이야기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소개하고, 안데르센의 집필동기와 작품 배경을 설명한 뒤 저자가 직접 번역한 완역본을 실었다. 책의 핵심 대목은 각 장마다 실린 ‘우리들의 직장생활 이야기’. 각각의 동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현실의 직장생활이나 개인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재해석한다.

굳이 새로운 교훈을 얻겠다는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라도 어렴풋한 옛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속 명작 동화를 다시 읽는 재미도 크다.1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