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함 벗은 도발적 신체극

난해함 벗은 도발적 신체극

입력 2005-03-15 00:00
수정 2005-03-1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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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인 상상력과 대담한 표현, 현실에 밀착한 메시지. 현대무용의 혁신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그룹으로 손꼽히는 영국 신체극단 ‘DV8’을 특징짓는 요소들이다. 무엇보다 ‘춤은 일상의 움직임을 담아야 하고,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기본 철학에서 드러나듯 이들의 춤은 골치아프거나 따분하지 않다.‘현대무용=난해함’으로 여겨 지레 겁부터 먹는 무용 초심자들에겐 귀가 솔깃할 만한 반가운 얘기다.

피나 바우슈가 이끄는 ‘탄츠테아터’처럼 연극과 무용의 벽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해온 신체극단 ‘DV8’(예술감독 로이드 뉴슨)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오는 31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작품은 ‘저스트 포 쇼(Just for show)’. 안무가 로이드 뉴슨이 5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이번 서울 공연이 세계 초연 무대다.

‘일탈하다(Deviate)와 ‘춤과 영상(Dance&Video)’의 두가지 의미를 지닌 ‘DV8’은 1986년 창단됐다. 호주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로이드 뉴슨은 무용수를 뽑는 오디션에 선발된 것을 계기로 영국에서 무용 공부를 시작했고, 수년간의 무용수 생활 끝에 뜻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했다.

추상성을 배제하고, 일상적인 동작과 연극적 제스처를 과감히 끌어들인 그의 안무는 기존 무용 관습에서 신선한 파격이었다. 늙고, 뚱뚱하고, 신체적 장애를 지닌 무용수들도 거리낌없이 무대에 세웠다.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발언은 현실과 유리될 수 없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환기시켰다.1988년작 ‘데드 드림스 오브 모노크롬 멘’은 동성애를 다뤄 사회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고,1995년작 ‘엔터 아킬레스’에서는 중산층 사회의 허위의식을 꼬집었다.

신작 ‘저스트 포 쇼’도 허위와 가식으로 포장된 현대 사회를 향한 신랄한 조롱을 담고 있다.“우리는 ‘좋은 사람’보다는 ‘잘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거짓말도 하고 허풍도 떤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싶었다.”는 게 안무가의 설명. 허상과 실재의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홀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기존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환상적인 영상과 정교한 무대연출로 시각적 자극을 더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무용영화 ‘삶의 대가(The cost of living)’무료상영회가 21∼25일,28∼30일 오전11시 영국문화원에서 마련된다. 공연은 31·4월1일 오후 8시,4월2일 오후 6시.3만∼7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5-03-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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