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봉하는 영화 ‘20 30 40’은 여감독이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 여자들의 사랑 이야기다. 감독은 국내에 ‘심동’을 선보였던 타이완의 배우 출신 장아이자(실비아 창) 감독.
사랑 이야기라지만 영화의 뒷맛은 아주 독특하다. 남녀의 격정적인 사랑이 끼어든 정통 멜로드라마도, 그렇다고 사랑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로만 채색한 로맨틱 드라마도 아니다. 멜로와 로맨틱 드라마의 사이 어디쯤에서 20,30,40대 여자들이 펼쳐보이는 비밀 다이어리 같다고 할까.
영화 '20 30 40' 영화 '20 30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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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 30 40'
영화 '20 30 40'
우선 극을 움직이는 인물들이 많다.20대인 지에(리신제)는 가수가 되고 싶어 부모의 간섭을 피해 말레이시아에서 타이완으로 도망쳐 왔다.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또래의 통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키우지만, 점점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스튜어디스 시앙(르네 리우)은 30대. 연하의 남자에게 열렬한 구애를 받지만 유부남을 사랑한다. 떼밀리듯 삼각관계를 즐기면서도 조금씩 진실한 만남을 갈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혼한 뒤 꽃가게를 운영하는 40대 릴리(장아이자). 사랑 없이도 꿋꿋이 홀로 설 수 있다고 믿었는데 대학동창 제리(량자후이)가 나타나면서 마음이 흔들린다.“슬퍼할 시간이 없어. 그냥 즐기지.”라며 인생에 초연한 척하지만,20대 여자와 사귄다는 제리의 말에 쓸쓸해진다.
네 여자들의 이야기는 세 묶음으로 따로따로 진행된다. 그러나 마치 한 사람의 고백을 듣고 있는 듯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삶과 꿈을 저마다 다른 무게로 감당하는 여자들의 드라마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애잔하게 유기적인 고리를 건다. 꿈을 접기도, 혹은 기다리던 사랑을 찾기도 하는 마지막 대목 즈음에선 가슴 한자락이 어느새 푹 젖을 감성 드라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4-10-22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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