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에 고무신을 신은 아이가 무슨 기쁜 일이 있는지 얼굴 가득 흐뭇한 표정으로 길을 간다.
그런데 여느 아이처럼 깡총거리는 걸음이 아니라 뒷짐을 지고 느릿느릿 걷는 품새가 영락없는 어른 흉내다.반짝반짝 빛나는 새 동전 한닢을 손에 쥔 똘똘이다.큰 길 장난감 가게에 장난감을 사러 가면서 동네 친구들 보란 듯 아주 뽐내는 걸음이다.
세대를 초월한 동심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그린 월북 작가 현덕의 ‘뽐내는 걸음으로’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입가에도 미소를 짓게 하는 즐거운 글이다.
반짝이는 동전 한닢만 있어도 세상이 온통 내 것처럼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누구에게라도 뽐내고 싶은 마음이야 옛날 어린이나 요즘 어린이나 별반 다를까.나 혼자만 동전을 갖고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똘똘이를 쫓아오던 기동이는 장난감 가게앞에서 자신도 동전을 꺼내들며 이렇게 말한다.“으응,너 장난감 사러 왔구나.나두 장난감 사러 왔는데.” 똘똘이는 이제 자기만 제일인 양 뽐낼 수 없게 됐지만 그래도 좋다.둘은 이제 똑같이 뽐내는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되니까.단순한 사건과 반복되는 문장 안에 인간의 본성을 예리하게 녹이는 힘은 40여편에 이르는 ‘노마’연작 동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초등 저학년용.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그런데 여느 아이처럼 깡총거리는 걸음이 아니라 뒷짐을 지고 느릿느릿 걷는 품새가 영락없는 어른 흉내다.반짝반짝 빛나는 새 동전 한닢을 손에 쥔 똘똘이다.큰 길 장난감 가게에 장난감을 사러 가면서 동네 친구들 보란 듯 아주 뽐내는 걸음이다.
세대를 초월한 동심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그린 월북 작가 현덕의 ‘뽐내는 걸음으로’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입가에도 미소를 짓게 하는 즐거운 글이다.
반짝이는 동전 한닢만 있어도 세상이 온통 내 것처럼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누구에게라도 뽐내고 싶은 마음이야 옛날 어린이나 요즘 어린이나 별반 다를까.나 혼자만 동전을 갖고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똘똘이를 쫓아오던 기동이는 장난감 가게앞에서 자신도 동전을 꺼내들며 이렇게 말한다.“으응,너 장난감 사러 왔구나.나두 장난감 사러 왔는데.” 똘똘이는 이제 자기만 제일인 양 뽐낼 수 없게 됐지만 그래도 좋다.둘은 이제 똑같이 뽐내는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되니까.단순한 사건과 반복되는 문장 안에 인간의 본성을 예리하게 녹이는 힘은 40여편에 이르는 ‘노마’연작 동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초등 저학년용.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4-06-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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