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봄/이시다 미키노스케 지음
진·한·수왕조에 이어 중국 역사상 네번째 통일제국으로 등장한 당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례없는 안정과 번영을 이룩한,명실공히 중국 고대사의 대미를 장식한 제국이었다.한족과 호족,귀족과 서민,중화와 외래의 것이 뒤섞여 만들어진 이 시기의 문화는 고대 중국문화의 절정이었다.그 정점엔 수도 장안이 있었다.서주 이후 당나라까지 모두 11개 왕조의 도읍이었던 장안은 당대 이후 두번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했다.일본 동양학 연구의 선구자인 저자는 대도(大都) 장안의 풍속과 역사이야기를 격조높은 문학적 문장으로 들려준다.1만 9000원.
●시계가 없는 나라/에반 프리처드 지음
인디언의 ‘언어’를 통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독특한 사유와 세계관을 추적.인디언의 언어문화는 현대사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현대사회의 언어가 단어나 구절의 반복을 피하면서 일정한 순서에 따라 선형적으로 배열된다면,인디언의 그것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강조되는 원형적 특성을 갖고 있다.일상의 언어조차 한 편의 시를 닮았다.인디언들은 나이를 물을 때도 “겨울눈을 몇 번이나 밟아보셨습니까?”하는 식으로 말한다.미크맥 부족의 후손인 저자는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시간을 버리고 자연의 시간에 따라 살아가는 인디언의 지혜를 배우라고 권고한다.1만원.
●해삼의 눈/쓰루미 요시유키 지음
바다의 얕은 모래나 진흙에 사는 조그만 극피동물인 해삼은 평생 15m밖에 움직이지 않는다.그렇다고 서식 범위까지 좁은 건 아니다.연해주에서 동남아시아,남태평양에 이르기까지 행동반경은 매우 넓다.해삼은 책 제목과 달리 눈이 없다.해삼과 인간이 서로 내면의 눈으로 응시하며 보내온 수천 년 세월을 제목에 담고자 했을 뿐이다.평생 아시아를 탐구해온 저자는 싱가포르 항을 건설한 영국 동인도회사 행정관의 비망록을 보고 해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이 해삼보고서는 해삼문화는 구석기 후기 한반도의 함경도 해안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다.3만 3000원.
●20세기 러시아 현대사/존 M 톰슨 지음
1991년 12월,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의 15개 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1917년 혁명 이후 70여년간 지속돼온 소련은 공식적으로 해체됐다.소련의 해체는 단순한 개별 국가 차원의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20세기 세계사를 지배한 하나의 축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음을 뜻한다.실패로 끝났지만 칼 마르크스의 ‘급진적이고 환상적인 사상’에 뿌리를 둔 소련식 사회주의 실험은 공정한 사회를 열망하는 오늘날에도 반면교사가 될 만하다.1894년부터 1994년까지 한 세기에 걸친 소련과 러시아의 역사를 중도적 입장에서 다뤘다.3만 3000원.
●그림으로 쓰는 러브레터/황록주 지음
명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쓴 짧은 사랑의 글모음.전시기획자인 저자는 미국의 낙서화가 키스 해링의 ‘글로리 홀’이란 그림을 놓고 ‘바쁜 당신’이란 글을 퍼올린다.그림 속의 ‘고추’를 보며 저자는 질퍽한 상상 대신 촌음을 다투며 일하는 연인을 생각한다.글로리 홀(glory hole),즉 영광스러운 구멍은 잡동사니 방 혹은 허섭스레기를 넣어두는 서랍을 뜻하는 속어.명주실을 고르듯 섬세하게 앉힌 글과 도판이 어우러져 어려운 미술에 한발 다가서게 만든다.책의 글들은 저자가 세계의 명화와 교접하며 일궈낸 절절한 마음의 풍경화다.1만 2000원.˝
진·한·수왕조에 이어 중국 역사상 네번째 통일제국으로 등장한 당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례없는 안정과 번영을 이룩한,명실공히 중국 고대사의 대미를 장식한 제국이었다.한족과 호족,귀족과 서민,중화와 외래의 것이 뒤섞여 만들어진 이 시기의 문화는 고대 중국문화의 절정이었다.그 정점엔 수도 장안이 있었다.서주 이후 당나라까지 모두 11개 왕조의 도읍이었던 장안은 당대 이후 두번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했다.일본 동양학 연구의 선구자인 저자는 대도(大都) 장안의 풍속과 역사이야기를 격조높은 문학적 문장으로 들려준다.1만 9000원.
●시계가 없는 나라/에반 프리처드 지음
인디언의 ‘언어’를 통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독특한 사유와 세계관을 추적.인디언의 언어문화는 현대사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현대사회의 언어가 단어나 구절의 반복을 피하면서 일정한 순서에 따라 선형적으로 배열된다면,인디언의 그것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강조되는 원형적 특성을 갖고 있다.일상의 언어조차 한 편의 시를 닮았다.인디언들은 나이를 물을 때도 “겨울눈을 몇 번이나 밟아보셨습니까?”하는 식으로 말한다.미크맥 부족의 후손인 저자는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시간을 버리고 자연의 시간에 따라 살아가는 인디언의 지혜를 배우라고 권고한다.1만원.
●해삼의 눈/쓰루미 요시유키 지음
바다의 얕은 모래나 진흙에 사는 조그만 극피동물인 해삼은 평생 15m밖에 움직이지 않는다.그렇다고 서식 범위까지 좁은 건 아니다.연해주에서 동남아시아,남태평양에 이르기까지 행동반경은 매우 넓다.해삼은 책 제목과 달리 눈이 없다.해삼과 인간이 서로 내면의 눈으로 응시하며 보내온 수천 년 세월을 제목에 담고자 했을 뿐이다.평생 아시아를 탐구해온 저자는 싱가포르 항을 건설한 영국 동인도회사 행정관의 비망록을 보고 해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이 해삼보고서는 해삼문화는 구석기 후기 한반도의 함경도 해안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다.3만 3000원.
●20세기 러시아 현대사/존 M 톰슨 지음
1991년 12월,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의 15개 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1917년 혁명 이후 70여년간 지속돼온 소련은 공식적으로 해체됐다.소련의 해체는 단순한 개별 국가 차원의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20세기 세계사를 지배한 하나의 축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음을 뜻한다.실패로 끝났지만 칼 마르크스의 ‘급진적이고 환상적인 사상’에 뿌리를 둔 소련식 사회주의 실험은 공정한 사회를 열망하는 오늘날에도 반면교사가 될 만하다.1894년부터 1994년까지 한 세기에 걸친 소련과 러시아의 역사를 중도적 입장에서 다뤘다.3만 3000원.
●그림으로 쓰는 러브레터/황록주 지음
명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쓴 짧은 사랑의 글모음.전시기획자인 저자는 미국의 낙서화가 키스 해링의 ‘글로리 홀’이란 그림을 놓고 ‘바쁜 당신’이란 글을 퍼올린다.그림 속의 ‘고추’를 보며 저자는 질퍽한 상상 대신 촌음을 다투며 일하는 연인을 생각한다.글로리 홀(glory hole),즉 영광스러운 구멍은 잡동사니 방 혹은 허섭스레기를 넣어두는 서랍을 뜻하는 속어.명주실을 고르듯 섬세하게 앉힌 글과 도판이 어우러져 어려운 미술에 한발 다가서게 만든다.책의 글들은 저자가 세계의 명화와 교접하며 일궈낸 절절한 마음의 풍경화다.1만 2000원.˝
2004-06-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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