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북경내사랑’ 무늬만 사전제작

KBS ‘북경내사랑’ 무늬만 사전제작

입력 2004-05-13 00:00
수정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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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송사상 완전한 의미의 첫 사전제작제를 도입했다고 KBS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한·중 합작드라마 ‘북경 내사랑’.하지만 실상은 사전제작제의 장점을 못살린 과대 포장이었다.

드라마 사전제작제가 필요한 이유는 대본이 촬영 직전에야 나오고,방송 횟수도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하는 현재의 벼락치기 제작 시스템에서는 드라마의 완성도도 배우의 연기력도 좋아질 수 없기 때문.당장 코앞에 닥친 촬영 분량 몇줄만 팩스나 e메일로 받아보는 쪽대본 관행에 많은 연기자들은 “연기가 아닌 암기”라며 불평을 터뜨려왔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보완해야 할 이번 ‘북경 내사랑’의 사전제작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연기자의 연기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준비와 경험 부족 때문이다.내막을 들여다보면 오는 15일까지 완성본을 넘기기로 한 중국 CCTV와의 계약 이행을 위한 다소 무리한 진행이었음이 드러난다.

마지막 촬영이 있던 지난 8일에는 ‘초치기’로 70장면을 찍었다.중국 현지 사정 때문에 실제 촬영이 어려운 부분이 많아 대본도 수없이 고쳐졌다.빠듯한 일정 때문에 아직도 후반 편집작업이 30%정도 남아 엄밀한 의미의 사전제작에도 실패했다.

드라마의 주연배우인 김재원은 “보통 16부작을 5개월 동안 찍는데,이번 드라마는 20부작인데도 촬영기간이 비슷했다.짧은 기간에 여건까지 안 좋아 연기하기가 훨씬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중요한 것은 드라마 사전제작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이 다음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데 있다.제작진 역시 이번 사전제작제가 어렵게 진행됐지만 장기적으로는 꼭 정착해야 할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이교욱 PD는 “순서대로 찍지 않아 소품을 준비하는 데 어려웠던 점 등 처음이라 겪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배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2004-05-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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