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한 사회분위기 때문일까.‘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 등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주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광고계에서도 ‘진한 우정’을 주제로 한 광고들이 심심찮게 선보이고 있다.
늦은 밤,서울 인사동의 한 골목에서 술을 마신 최민식과 친구가 터벅터벅 걸어간다.해고라도 당했을까.뭔가 괴로운 일이 있었던 듯 친구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어깨에 손이라도 올려 위로해 주고 싶지만 친구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뭔가 결심한 듯 친구의 얼굴을 쳐다보며 최민식이 느닷없이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라며 김수철의 ‘젊은 그대’를 부른다.그제서야 친구도 씩 웃으며 한결 마음이 풀린 듯하다.
‘마음에 힘이 되는 친구의 노래처럼,교보생명’이라는 카피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장소 설정 자체가 30∼40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인사동이어서 촬영도 인사동에서 이뤄졌는데 행인이 없을 때까지 기다리느라 자정에 시작된 촬영이 해가 뜰 때까지 계속됐다.촬영 도중 잠자리를 구하던 노숙자들이 현장을 찾아오기도 했는데 최민식은 이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친절히 대하는 등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 제작진을 감탄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광고에서는 ‘젊은 그대’만 잠깐 부르지만 최민식은 ‘어떤 이의 꿈’‘사노라면’‘해야’ 등 10여곡 이상의 다양한 노래를 불렀는데,선호도가 가장 높은 ‘젊은 그대’로 최종 결정됐다.
교보생명은 현재 TV뿐 아니라 신문과 잡지,지하철과 버스 전광판,극장광고에서도 다양한 시와 노래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광고 제작사인 웰콤 관계자는 “어려울 때 힘이 돼주는 친구의 우정과 ‘시와 노래’를 통해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살이에 희망을 주자는 의도”라고 밝혔다.
동원증권의 ‘트루 프렌드’는 상품명에서 ‘진정한 친구’를 내세울 정도다.돈을 보고 이것저것 접근하는 친구 말고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다는 시리즈 광고가 화제가 됐었다.
요즘도 케이블TV 등에서 가끔 볼 수 있는 LG카드 광고 역시 친구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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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상사에게 심한 질책을 받고 의기소침해진 동료를 인형극으로 위로하며 저녁을 사주겠다고 제안한다.“너,나만한 친구 있어?”라며 활짝 웃는 전지현을 보고 ‘나도 저런 (여자)친구 하나 있었으면‘하는 소망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밖에 KTF의 ‘친구따라 KTF가자.’와 전통적으로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애용해 온 맥주광고에서도 ‘우정 코드’를 발견할 수 있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들은 “남녀의 사랑이나 가족애 등이 광고의 단골 소재인 반면 우정은 상대적으로 덜 다뤄진 면이 있다.”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인간관계가 언제 바뀔지 모르는 시대여서 든든한 친구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광고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2004-02-2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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