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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환자 수, 정부 발표보다 4배 이상 많다”

“중국 코로나19 환자 수, 정부 발표보다 4배 이상 많다”

김규환 기자
입력 2020-04-23 17:34
업데이트 2020-04-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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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존센메디컬의 마스크용 청정실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마스크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우한 AP 연합뉴스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존센메디컬의 마스크용 청정실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마스크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우한 AP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 수에 대해 ‘중국 정부 통계 마사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 수치보다 무려 4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국제 의학저널인 ‘더 랜싯’ 최신호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 4965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3만 2000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확진자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중국 정부가 발생 초기에 코로나19 확진자를 판정하는 기준을 수차례 변경하는 과정에서 너무 느슨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공공원에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앞을 남녀가 얘기를 나누며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공공원에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앞을 남녀가 얘기를 나누며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확진 환자 분류 기준을 여러 차례 변경했다. 홍콩대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이 1차에서 2차 기준으로 바뀌었을 때 확진자로 분류된 비율이 7.1배로 높아졌다. 2차 기준이 4차 분류 기준으로 바뀌면서도 감염자 비율은 2.8배 증가했고, 4차에서 5차 기준으로 수정되면서도 확진자는 4.2배나 늘었다.

특히 지난 2월 5일 발표된 5차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에서는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에 한해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5차 확진자 분류 기준에 따른 코로나19 검사 때부터는 임상학적 진단만으로도 확진자라고 판정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임상 소견과 폐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 근거해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로 진단하면 확진자로 분류한 것이다.
지난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톈허국제공항에서 중국 지린성 출신의 한 의료인이 지원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동료 의료인과 포옹을 하고 있다. 우한 AP 연합뉴스
지난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톈허국제공항에서 중국 지린성 출신의 한 의료인이 지원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동료 의료인과 포옹을 하고 있다. 우한 AP 연합뉴스
하지만 5차 확진자 분류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는 임상학적인 진단과 핵산 검사 모두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을 확진자로 분류했다. 이 같은 기준 변경은 검사키트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해 폐 손상과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나타내더라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와 확진자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 기준을 적용하자 적용 첫날인 2월 12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5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2월 19일 발표한 6차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을 다시 변경해 임상학전 진단 병례를 제외했다.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구체적 이유을 밝히지 않은 채 분류 기준을 바꾸는 바람에 코로나19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폐기한 5차 코로나19 확진자 분류 기준을 적용해 확진자 수를 추정했고, 그 결과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 정부가 발표한 5만 4965명이 아니라 이보다 4배 이상 많은 23만 2000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홍콩대 연구팀은 “코로나19 경증 환자와 감염됐어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 등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이라며 “충분한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임상진단 병례를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포함할 경우 더 정확한 통계를 얻고 코로나19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o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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